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지난 달 31일 발표한 이른바 ‘1∙31부동산대책’. 이번에 발표된 대책으로 이제는 돈을 빌려 집 사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크게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부동산대책의 주요 골자는 투기지역 및 수도권 투기 과열지구의 6억원 이하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해서 연소득에 따라 대출금액을 차등화 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되고, 임대주택펀드로 무주택 서민 · 중산층을 위해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50만 세대(2007∼2017년)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먼저 대출 규제 강화는 오는 3월2일부터 투기지역 및 수도권 투기 과열지구의 6억원 이하 아파트 담보대출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저소득 근로자나 자영업자들이 은행 빚을 내 수도권에서 20~30평대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것은 현행 6억원 초과 아파트의 신규 구입 자금에 대해서만 적용하던 DTI 40% 규제가 6억원 이하 아파트까지로 확대되고, 신규 구입 자금 대출뿐 아니라 기존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도 DTI 규제를 받게 된다.
DTI 40% 규제가 6억원 이하 아파트로 확대됨에 따라 연소득 4천만~5천만원인 봉급생활자들의 대출 가능 금액(아파트 5억원 기준)은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다만 대출금액 1억원 이하와 시가 3억원 이하인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는 예외로 DTI를 60% 적용하기로 했다.
5천만원 이하인 소액대출은 DTI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또한 분양아파트의 중도금 대출과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대출 규제와 함께 당정은 현재 6% 수준인 총 주택 대비 임대주택 비중을 2012년까지 15%, 2017년까지 20%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260만 세대의 장기 임대주택을 추가 공급, 임대주택을 모두 340만 세대 수준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 가운데 매년 5만 세대씩 총 50만 세대는 30평 수준으로 건설,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의 주거 안정도 도모하기로 했다.
이러한 1∙31 부동산대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축용 장기임대정책이다.
기존 임대주택은 중소형이 주류지만 비축용 임대는 평균 30평형 크기로 무주택 서민 · 중산층이 대상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와 달리 청약저축, 청약예금 · 부금 등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30평형 기준 임대보증금은 2천500만원, 월 임대료는 52만원 수준이다.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기존 국민임대 아파트와 비교하면 비싸지 않다.
좋은 입지에만 지어진다면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임대는 분양 전환 때 입주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지지만 비축용은 10년 임대 뒤에 일반 매각이 원칙이다.
정부는 당초 2012년까지만 국민임대주택 건설(총 100만 세대) 계획을 잡아 두었으나 이를 2017년까지 5년 연장해 총 50만 세대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이상 임대, 전세임대도 30만 세대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에 따라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무리하게 집을 마련하기보다는 임대주택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다음 분양 전환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는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청약저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청약통장이 없는 사람들은 청약저축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이번 대책에 따른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평온한 상태지만 엇갈리는 반응도 나오고 있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은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반면, 일각에서는 분양 주택이 감소해 기존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단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면 전월세 시장은 안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정부 재정 부담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민간 분양 주택건설 위축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아파트 담보대출시 대출액이 1억원을 넘을 경우 DTI가 40%, 5천만~1억원 이하일 경우 60%를 적용하면 현재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된 부동산정책은 그 동안 발표된 세금폭탄(?)형 부동산대책에서 탈피, 공급과 시장, 금융 등을 종합하는 대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민간 활성화, 민간 자율의 이념에 크게 어긋나 정부 개입이 막대해진 상황이다.
그 만큼 주택의 질은 떨어질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또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대책에서는 정부의 부동산가격 연착륙에 대한 의지도 감지되는 상황이지만 그 동안 정부 부동산대책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서민들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류양선 부동산분양신문 편집인 RINFO@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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