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섬…“백사장이 기가 막혀”여기 서해 맞나?
막상 휴가를 떠나려 하니 남들 다 가는 바다며 산이며 계곡은 식상하고 어디 특별한데 없나 기웃거리느라 미처 결정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천혜의 환경이 훼손되지 않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낭만이 가득한 '섬'으로의 여행은 어떨까. 아마도 일상을 탈출했다는 느낌을 극대화시켜주면서도 시원한 운치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최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섬들이 각종 방송과 영화 촬영지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새로운 피서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섬들로는‘실미도’촬영지 무의도‘시월애’의 촬영지 석모도를 들 수 있다.
이런 섬들보다는 조금 덜 알려졌지만 더욱 아름다운 섬이 있다.
바로
‘승봉도’다.
아담하면서도 가족적
승봉도는 서해 경기만의 작은 섬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리고 서울로 치면 춘천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 섬이다.
처음 섬에 도착하면 '여기가 서해 맞아?' 라는 느낌이 먼저 든다.
그만큼 서해의 여느 누런 바다와 달리 맑게 빛나는 바닷빛이 매력적이다.
승봉도는 아주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섬이다.
4~5시간이면 승봉도의 구석구석을 훑어보기에 충분할 만큼 가족적인 느낌이 풍겨 나오는 섬이다.
또한 이 곳에는 바가지요금이 없다.
30개가량 되는 민박집들이 통일된 요금으로 숙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휴가 때 자칫 예산초과로 낭패 보는 일이 없다.
이 섬은 자연의 경관만큼이나 사람들의 인심도 푸근하다.
바지락조개를 잡아오면 칼국수를 끓여주는 민박집 아주머니의 인정이 있고, 김치 한쪽 정도는 어렵지 않게 얻을 수도 있다.
다 같이 돌자, 승봉도 한바퀴
그렇게 작은 섬이라면 '뭐 볼게 있나?' 싶다.
하지만 막상 승봉도 한바퀴를 돌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승봉도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만다.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볼거리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승봉도에서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이일레해수욕장'이다.
갯벌이 거의 없고 대부분 바위와 자갈로 이루어져 있는 서해의 다른 바닷물과는 달리 깨끗하고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
수심이 얕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해수욕하기에도 좋다.
게다가 뒤로 우거진 소나무 숲은 바다와 어우러져 시원한 느낌을 더한다.
물놀이를 충분히 하고 승봉도를 한바퀴 돌다 보면 승봉도의 자랑, 촛대바위와 남대문 바위를 볼 수 있다.
그 문을 지나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남대문 바위는 거대한 바위가 마치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처럼 뚫려 있으며, 사람의 손 모양처럼 보이면서도 촛대를 연상시키는 촛대바위는 동쪽 해안에 우뚝 서 있다.
이 밖에도 자세히 보면 동생으로 추정되는 작은 바위가 하나 더 있어‘사형제 바위’라고 이름을 바꿔줘야 할 것 같은‘삼형제 바위’, 부채모양을 하고 있는‘부채바위’등 독특한 모양새를 드러내는 바위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재미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
환상의 무인도, 사승봉도
승봉도를 여행한다면 환상의 무인도 '사승봉도'는 필수코스다.
관리인 한명 이외에 아무도 살지 않는 사승봉도는 보석처럼 빛나며 넘실대는 바다와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이 어우러져 한폭 그림을 연출하는 곳이다.
그 모습 그대로가 너무 아름다운 오염되지 않은 무인도다.
사승봉도는 아름다운 비경뿐 아니라 낙조 역시 일품이다.
저녁 무렵 붉은 색 꼬리를 바다 위로 길게 끌며 덕적도 뒤쪽으로 빨려들 듯이 떨어지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숙박은승봉도에서물놀이는사승봉도’에서 한다면 좀 더 완벽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사승봉도는 승봉도 선착장에서 10~1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면 나오는 곳으로 무인도로 분류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소유로 2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다.
야영이 가능하지만 편의시설이 전혀 없으므로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며 섬 내 물이 부족해 샤워하기가 어려우므로 하루 이상 묵는 것 보다는 반나절 코스로가는 것이 좋다.
깨끗한 물과 모래사장은 이일레해수욕장보다는 한수 위다.
김미선 인턴기자 tjsdl33@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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