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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해운 · IT '울고' 조선 · 통신 '웃고'
[스페셜리포트]해운 · IT '울고' 조선 · 통신 '웃고'
  • 김영욱 자유기고가
  • 승인 2008.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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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부처 통폐합에 관련업계 희비 … 후속조치 내실화만 기대 ‘작고 강한’ 정부조직 개편안(현행 18부에서 13부로 통폐합)에 따라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부, 농림부 등 일부 부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과 관련해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해운업계는 해수부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진방 선주협회장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항만물류협회, 해기사협회 회장들은 국회에 낸 탄원서에서 “국부 창출 원동력이자 미래성장 동력인 해양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한 인수위의 해수부 폐지방침에 결사반대 한다”며 “세계 5대 해양강국을 향한 우리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 나서 줄 것을 간곡히 탄원 한다”고 밝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우리 해양산업이 세계 10위권으로 약진할 수 있었던 것은 해양행정을 전담하는 주관부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99.7%가 항만에서 배를 통해 수송되는 등 해운 및 항만산업은 국가경제의 생명선으로 이를 주관하는 해양부서를 폐지한다는 발상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운 · IT산업 종사자들 ‘강력 반발’ 또 정통부 폐지에 대해 150만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전국IT산업조합연맹과 한국노총 전국정보통신노동조합연맹은 22일 성명서를 내고 “정통부 폐지는 방송·통신융합 및 정보화, 콘텐츠산업의 경쟁력 강화, 규제 완화 등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역행하는 처사”라며 “시대착오적이고 자가당착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994년 세계 최초로 정통부를 신설한 이후 초고속인터넷의 유례없는 급속한 보급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화에 성공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현황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심화될 정보화의 시대를 맞아 IT 분야로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아래 정부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T 노동자들은 또 다른 미래 성장 산업인 콘텐츠 업계에서도 이번 정통부 폐지안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산업과 IT 산업, 방송은 산업의 특성상 따로 분리해 추진하기가 쉽지 않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측이 이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산업은 단일 부처에서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를 분리하면 IT 융합형 신규 콘텐츠의 육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벤처기업들도 부처 축소로 인해 벤처 지원 정책이 위축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지식경제부가 기존 정통부의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냈다.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산자부 통합으로 인해 벤처기업들이 전문적인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협회 관계자는 “정통부의 기금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벤처기업에는 생명수와 같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들도 정부조직이 ‘슬림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전문성을 헤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부 조직개편안이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 지 공정거래위원회나 방송위원회 변화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홈쇼핑 분야는 방송위의 감독을 받기 때문에 향후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새정부 출범으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 오프라인 유통은 규제완화에 따른 혜택이 있지만 온라인 유통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통부 폐지와 맞물려 소프트웨어 관련 주요 사업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소프트웨어 연구소가 대거 배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던 IT연구센터(ITRC)는 아직 과제 선정조차 되지 않았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 연말 과제가 결정돼 올 초에는 선정 작업이 시작됐어야 했지만, 정통부 폐지론과 맞물려 일정이 차츰 늦어져 아직도 과제 선정이 되지 않았다.
ITRC란 IT 분야 고급 인력 양성과 차세대 핵심 IT 기술 개발을 위해 정통부가 2000년부터 전국대학의 우수 IT연구센터를 지정해 지원하는 연구센터다.
전통 제조업 결합, 시너지효과 기대도 반면 이들 업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계는 정통부와 과기부가 폐지되고 주요 기능이 지식경제부로 이관되는 부문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이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정책과 소프트웨어 정책, 서비스 정책이 따로 있어 기업들에게 혼선을 줬다면 앞으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이 일관된 한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국가 정책 및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겨레 김명진
특히 조선업계는 부처 통합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는 미래형 첨단 선박 개발과 같은 성장동력 발굴을 한곳에서 집중할 수 있게 돼 조선업이 세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존 IT산업이 인프라에 치중했다면 이번 정통부의 기능통합으로 전통제조업의 결합을 통해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작은 정부 지향에 대해 긍정적이다.
대 관청업무를 하고 있는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장 축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효과를 얻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작은 정부와 규제완화가 이루어진다면 기업하기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전기전자업체들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LG필립스LCD 등 전기전자업체들은 종전 산자부, 건교부, 재경부 등의 부처와 업무 연관성이 있었다.
전기전자업체들은 수출위주의 제조업을 영위해 산자부나 재경부 등의 지원을 받아온 측면이 강하다.
이런 측면에서 산자부와 재경부 등의 주요 부처의 강화는 오히려 전기전자업체들에 지원 폭 확대를 의미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정부부처의 변화는 일시적으로 업무연관성 등에선 혼란을 줄 수 있는 점에 대해서 우려하는 모습이다.
전기전자업계 관계자는 “작지만 강한 정부를 지향하는 정부부처 조직개편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가급적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부처운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통신산업의 경우 정책 수립과 규제는 통신위원회와 방송위원회가 통합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도하게 돼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정책결정이 이전보다 원활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 하드웨어가 바뀐 가운데 차기 정부가 표방하는 ‘시장친화’의 소프트웨어까지 곁들여지면 통신시장에 어느 때보다 큰 변화의 바람이 불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인터넷TV(IPTV) 사업은 강한 탄력을 받게 됐다.
당장 17일 관련법인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이 공포됐고 오는 3월에는 시행령도 제정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대한 요금인가제의 조기 폐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측은 2011년으로 예정된 요금인가제를 앞당겨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통위가 차기 정부에서 신속하게 정책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파격적인 만큼 부작용도 예상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파격적인 조직개편은 긍정적인 측면이 크지만 부작용도 예상된다”며 “개편에 대한 후속조치의 내실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해양부, 과기부 등은 사회적 비중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으로 소외돼 왔기 때문에 설치된 측면이 있다.
”며 적절한 대책과 배려를 주장했다.
반면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명박 당선인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부처를 돌아다니며 인허가를 받기위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만큼 이번 정부기구 축소는 기업의 경쟁력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욱 자유기고가 brod77@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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