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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코리아 캐러반’ 자원 실크로드 누빈다
[커버스토리]‘코리아 캐러반’ 자원 실크로드 누빈다
  • 김영욱 전문기자
  • 승인 2008.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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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캐러반’ 자원 실크로드 누빈다 이명박 정부는 자원외교공화국…에너지·자원 확보, ‘MB노믹스’ 성공열쇠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임기 첫날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대표단 등과 잇달아 만나 ‘4강 외교’를 펼친데 이어 둘째날인 26일 캄보디아·몽골·우즈베키스탄 등 자원부국 정상들과 릴레이 정상회담으로 가지며 에너지·자원 부국들과 친분 쌓기에 주력했다.
아예 이날을 ‘자원 외교의 날’로 명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8시 청와대에서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9시에는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 10시에는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정상회담의 화두는 ‘에너지 자원 확보’ 이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의 엔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자원과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에 힘쓰겠다”며 국정운영에 있어 자원 외교에 집중할 것임을 강조한 데 이은 실질적인 행보였다.
자원부국과 릴레이 자원확보 정상회담 이 대통령은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는 캄보디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건설·자원개발 분야 기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두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에너지 자원 분야 협력뿐 아니라 생명공학과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협력도 확대키로 합의했다.
몽골은 구리 우라늄 유연탄 등 지하 광물자원 매장량이 세계 4위권에 이르는 자원 부국이다.
이 대통령은 또 슈케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와의 회담에서 카스피해 유전 개발과 관련, 한국과의 본계약 체결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만나서는 수르길 가스전-가스화학단지 사업에 참여할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하는 협정서와 대우인터내셔널의 35-36 육상광구 탐사계약이 전날 체결된 것을 높게 평가했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모든 회담이 자원 개발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전하고 공동 투자를 모색하는 자리였다”며 “대통령에겐 숨찬 일정이었지만 자원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엔 실리·실용 외교로 숨통이 트이는 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자원·에너지 외교가 급증한 게 이번 취임식의 특징”이라며 “이 대통령과 동남아 등 자원 강국 지도자의 개인적 친분이 취임식 외교를 다양하게 만든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외교가의 한 전문가는 “원유나 가스, 석탄 등 자원은 대부분 국가 소유이거나 외국자본 유치에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것들이어서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접촉과 함께 외교채널의 가동이 필수적”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자원부국의 지도자들과 펼친 ‘자원 외교’ 정상회담을 통해 이들 국가들과의 자원개발 협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에너지·자원 확보, ‘MB노믹스’ 성공열쇠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에 대비해 전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자원 전쟁을 치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에너지 의존율이 97.3%이며 세계 7위 석유소비국이다.
원유가 10% 오를 때 경제성장률은 0.2% 하락, 물가상승률은 0.2% 상승하는 등 유가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가 자원 외교에 사활을 걸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에너지·자원 확보 없이는 이른바 ‘MB노믹스’의 성공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변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 확보는 새 정부의 국정 핵심 아젠더인 ‘747 공약’(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도약) 달성의 ‘열쇠’라는 데 이견이 없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발전하면서 에너지와 광물자원 등에 수요가 급증해 오늘날 세계는 자원전쟁 중”이라면서 “그 결과 석유와 주요 원자재의 국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자원의 확보마저 불투명한 상황인데 한국경제는 해외로부터 에너지와 기초자원이 안정적으로 도입되지 않는다면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유가 100달러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해외 자원 개발이 절실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총리를 전면에 내세워 패키지형 자원 개발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자원개발과 함께 도로와 발전, 플랜트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한데 묶어 개발도상국의 사회 경제 발전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내놓은 패키지형 자원개발 사업은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현재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재계도 정부와 민관합동 사절단을 꾸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올해 국내외 원유와 가스개발에 모두 3천500여억원의 융자금을 지원해 자원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인수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새 정부는 해외유전개발의 직접 투자를 적극 지운, 지난해 말 현재 3.8%의 자주개발률을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의 육성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새로운 수익창출 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해외에 확보한 유전과 가스전은 32개국 123개로 추정 매장량은 168억 배럴에 이른다.
참여정부 들어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펼치면서 불과 5년 사이 세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유전개발 기업의 해외투자액도 2004년 6억4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25억5천만 달러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는 지난해 보다 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전이 개발 성공 여부를 아직 알 수 없는 탐사유전이며, 막대한 돈을 들여 유전을 확보하긴 했지만 성공확률이 불과 15%에 머물고 있다.
물론 석유공사가 개발에 성공한 베트남 11-2광구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양질의 원유를 생산할 경우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기업들로선 엄청난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정부는 이같은 자원개발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매년 융자지원사업을 하고 있는데 올해만 3천57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96%에 해당하는 3천428억원이 해외유전 탐사에 쓰이고, 국내 대륙붕 탐사엔 148억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투자 위험이 높은 유전탐사 사업의 경우 총 비용의 30% 범위 내에서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또 자원이 풍부한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정부와 재계는 공동으로 인프라와 신도시 개발 등이 연계된 패키지 방식의 자원개발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경제단체 100여명으로 구성되는 사절단은 자원부국인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나이지리아 등 7개 지역 15개 나라를 돌며 자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사절단 이름은 가칭 ‘코리아 캐러반’으로, 과거 실크로드를 통해 물자를 수송하던 상인들의 행렬에서 유래했다.
개별 기업들이 프로젝트 별로 접근했던 방식에서 탈피해 정부와 기업이 공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자원외교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이들 신흥시장에는 자원개발과 공장설립, 신도시 건설 등을 포괄한 패키지 방식의 진출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며 “그 동안 관련 기관이나 단체, 기업별로 분야별 협력사업이 추진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자원외교 강화를 위해 아프리카 등지의 재외공관을 늘리기로 했다.
28일 우선 장관 직속으로 에너지·자원 대사직을 신설하고 국제경제국 산하에 자원외교과를 새로이 설치하는 등 자원외교 강화를 위한 체제 정비에 나섰다.
외교부는 또 중동·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등 자원협력 업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해외 공관을 선정해 공관별로 에너지 담당관을 지정했다.
에너지·자원 분야의 민간 전문가 8명도 채용해 이들 공관에 파견하기로 했다.
특히 자원부국임에도 불구하고 공관이 없는 아프리카의 카메룬과 콩고, 중남미의 볼리비아 등 18개국에 올해 중 대사급 공관을 신설하고 해외근무 인력도 에너지 외교 중심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막대한 자본투자와 연구개발이 선행돼야 하는 해외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민간 투자기관과 연기금의 투자를 촉진하는 조세감면 혜택부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실질적 성공 ‘운용의 묘’ 더해져야 이명박 정부의 사활 건 자원 외교와 관련, 실질적인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운용의 묘’가 더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은 최근 ‘새 정부 자원 외교가 성공하려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원 보유국의 정치적 불안정성과 정책적 비연속성에 따른 리스크 방지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원 개발 사업의 경우 통상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무시하는 경구가 적지 않으며, 정권이 바뀌거나 제반 여건이 달라질 경우 계약서가 무용지물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또 “자원 외교에 있어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세계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도록 하는 발리 로드맵을 채택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수축 의무를 받아 내는 동시에 ‘그린 한국’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실용 외교의 묘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범 부처 차원의 지원을 모아 자원 외교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면서 중국이 2005년 11월 부처장관으로 구성된 ‘국가에너지 지도그룹의 설치를 예로 들었다.
한편 중국과 일본 등 주요 에너지 소비국은 산유국에 인프라를 제공하며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이 직접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원 사냥에 나서는 이른바 ‘제트기 자원외교’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후 주석은 아프리카 33개국에 대한 채무 탕감과 3년간 30억 달러의 우대차관 제공이라는 ‘화끈한 선물’을 선사했고 중국은 그 대가로 아프리카의 알짜 유전과 광산 여러 개를 챙겼다.
후 주석이 챙기지 못한 지역은 원자바오 총리가 나서는 등 자원 확보에 관한 한 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중국 최대 국영회사인 중국석유가 확보한 원유 매장량은 230억 배럴에 이른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 기업들이 확보한 전체 원유 매장량 22억5천만 배럴의 10배를 넘는 수치다.
일본도 중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공세적인 에너지 외교를 펼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0일 일본 정부가 중앙아시아 5개국 외무장관을 초청해 5월 하순 도쿄에서 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5개국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다.
2004년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회담은 이들 나라에 풍부한 원유와 천연가스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은 참가국들과 자원 확보와 기술협력 방안, 그리고 테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들 나라에 테러 대책의 하나로 순찰차량과 감시 장비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희망하는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과는 조기 가입 지원 방안도 의논할 방침이다.
이번 회담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의미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4개국과 함께 중앙아시아 협력기구(CACO)를 결성해 지역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영욱 전문기자 kyw@economy21.co.kr

‘희귀자원’을 잡아라 최대 생산국 중국 수출 제한… 정부는 수수방관

하이테크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어 ‘산업의 필수 영양소’로 불리지만 매장량이 극히 적은 희귀자원들을 확보하려는 국가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정부는 팔짱만 낀 채 수수방관만 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컴퓨터나 휴대전화 액정 패널의 투명전극에 쓰이는 인듐, 하이브리드 차의 고성능 모터와 반도체에 쓰이는 희토류(稀土類), 자동차용 배기가스 정화의 촉매로 쓰이는 백금 등 희귀자원은 방위산업, 정보기술(IT)산업, 항공 우주산업 등 첨단 분야에서 특히 쓰임새가 많다.
특히 세계 최대의 희귀자원 생산국인 중국이 최근 내부 수요 증가로 수출을 제한하고 있어 세계 최대의 희귀금속 소비국인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희귀자원은 국가 안전과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며 “외국 자본의 자유로운 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에 ‘탈(脫)중국 의존’을 기치로 내걸고 정부와 민간이 똘똘 뭉쳐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지역을 타깃으로 자원 외교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들 지역에 대한 자원 외교에서도 이미 선수를 친 상태. 희귀자원은 매장량이 극히 적거나 원광석에서 추출하기 어렵고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어 공급이 불안정하고 가격 변동이 심하다.
2005년 각국의 생산 점유율은 ▲희토류 중국 93% ▲텅스텐 중국 90% ▲니오브 브라질 88% ▲백금 남아프리카공화국 78% ▲인듐 중국 55% 등으로 편중되어 있다.
이들 희귀자원은 이미 5년 전에 비해 3-8배까지 가격이 올랐다.
제품의 소형화에 필요한 고성능 자석에 사용되는 네오듐 가격은 최근 5년간 4-5배, 인듐은 8.5배, 니켈은 7배, 희토류는 무려 10배 이상 올랐다.
최근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한다는 원유가격이 같은 기간 3-4배 오른 것과 비교해도 훨씬 가파른 상승곡선이다.
희귀자원의 가격이 급등하자 일본에서는 ‘희귀자원 패닉’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희귀자원 가격은 더욱 솟구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중국 상무부와 해관(세관)은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인듐과 몰리브덴, 그리고 이들 금속으로 만든 제품에 대해 수출 쿼터제와 면허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자원도 없고 국토도 좁은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기술력으로 산업을 키운 노하우 덕분”이라며 희귀 광물 자원 보유국에 접근하고 있다.
일본은 16일 보츠와나 정부와 공동으로 일본의 위성기술을 사용해 자원 탐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남부아프리카 14개국이 가맹하는 ‘남부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와도 희귀자원 탐사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프리카는 과거 식민지 시대 종주국과의 관계가 강해 웬만한 광산은 영국이나 호주계 자원메이저들에 선점돼 있다.
그래도 파고들 여지가 있다는 게 일본의 판단이다.
희귀자원 확보를 일본 산업발전의 핵심 요소로 보는 일본은 적극적인 자원 외교에 나서는 한편 사용한 제품에서 희귀자원 회수율을 높이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국정과제 0순위로 공들이고 있는 자원 외교에도 불구하고 희귀자원에 대한 대응책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유연탄, 우라늄 등 전략 광물자원을 확보하는 데도 허덕이는 형편이어서 희토류 등 희귀자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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