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이상훈] 존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SK하이닉스의 6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를 6개월 빨리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회장은 앞당겨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행사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하고, 합의된 일정도 항상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다"며 "지난번 젠슨 황과 만났을 때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가 한국인처럼 빨리빨리 스피드를 강조한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곽노정 사장은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AI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병목 현상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AI에 대한 투자를 회수할 대표 사용 사례와 수익 모델 부재 △AI 가속기와 반도체 공급 부족 △첨단 제조공정 설비 부족 △AI 인프라 가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 △양질의 데이터 확보 문제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협력을 통한 B2B 솔루션과, 타이완의 TSMC와 같은 기업들과의 관계 유지, 원자력 에너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의 사용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사실상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HBM3·HBM3E에 이어 맞춤형(커스텀) 제품 HBM4(6세대)까지 SK하이닉스가 공급하기로 하면서 양사의 협력 관계가 깊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엔비디아에 HBM 5세대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 양산을 시작해 4분기 출하할 계획이다. HBM4 12단 제품은 내년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