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단행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양적완화에 따른 국내경제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총재는 4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CEO 간담회에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동안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과거에는 '하느냐' 또는 '안 하느냐'가 큰 관심을 끌었다면 지금은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면 조금 연기할 수 있다'는 정도로 사정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양적완화(QE)는 5년 전 금융위기를 맞은 미국이 내놓은 통화정책으로, 달러를 대량으로 찍어내 시장에 푸는 방식이다.
시장은 예상대로 이달부터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내년 6월까지 양적완화는 종료되고 미국 연준이 2015년 중반에는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있다.
양적완화 축소가 진행되면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선 환율을 중심으로 이미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인도의 루피화 가치는 지난 7월 말 이후 이미 10% 가까이 평가절하됐다.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나머지 통화는 상대적인 약세로 변하는데, 이는 달러화를 빌려 신흥국 통화로 환전해 신흥국에 투자한 글로벌 금융기관의 이탈을 재촉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신흥국과는 달리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는 하지만 무풍지대라고는 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나 민간 보유 외화채권 대부분이 선진국 자산인 것이 단점이다. 양적완화 축소와 이자율 상승에 따라 평가가치가 떨어지며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전문가는 "한국의 거시경제 흐름은 나쁘지 않지만 여전히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 견줘 단기외채 비중이 높다"며 "인도네시아의 위기가 홍콩 등에 전염된다면 한국도 완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