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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물가안정부터 도모”...한미 통화스와프 “필요 없어”
이창용 “물가안정부터 도모”...한미 통화스와프 “필요 없어”
  • 김창섭 기자
  • 승인 2022.09.26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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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등을 고려한 실효환율 절하폭 크지 않아
대외신인도 등 외화자금 조달여건 양호한 상황
물가 정점시기 10월 정도로 보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상승률 5% 수준될 것

[이코노미21 김창섭]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상승률이 5% 가량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면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것을 희생하더라도 물가안정부터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이 총재는 이론적으로 통화스와프가 필요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 총재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는 있으나 외화자금 조달여건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환율과 관련해선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도 물가나 교역비중 등을 고려한 실효환율의 절하폭은 크지 않았다”며 “높은 대외신인도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자금 조달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대외채권 규모가 대외채무를 상당폭 상회하는 순채권국인 데다 세계 9위 수준의 외환보유액 규모를 고려할 때 유사시 대응능력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한은은 대외건전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시장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돼 원·달러 환율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는 경우 준비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따라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며 “최근 발표한 국민연금과의 스와프 계약과 같이 외환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미시적 대응방안도 정부와 함께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정점시기에 대해 “10월 정도로 보고 있는데 문제는 저희 예상보다 유가가 빨리 떨어지는 반면 환율이 절하됨으로써 그 효과가 상쇄되는 것”이라며 “정점이라는 의미가 굉장히 잘못 해석될 수 있는 것이 정점이 아니라 내려오는 속도가 굉장히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더 크게 튄다든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더 절하되면 정점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가상승률이 5% 위아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뒤는 지금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는 현재의 5~6%의 물가 오름세가 오래간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 상태에선 물가 5~6%이기 때문에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가상승률이 5~6%대에 있는 한 한은 입장에서 다른 것을 희생해도 물가안정"이라고 했다. 이어 "나라 경제 전체를 위해서도 5~6%대의 물가상승이 되는 한 저희는 물가를 먼저 잡아야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여러 부작용은 재정정책 등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해 가자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했다.

다음달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 여러 이견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그에 대해서는 제가 컨펌할 수 없고 금통위원들과 상의를 해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금통위가 2주 남아 있고 현재 상황이 달러 강세뿐만 아니라 엔화와 위안화가 같이 절하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봐서 금통위와 그 영향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9월에 비해 달라진 것은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이 올해 말 4%에서 4.4% 이상으로 올랐고 내년도 최종 금리 수준도 4.6%로 올랐다는 것"이라며 "저희는 연준의 9월 기준금리 결정을 보고 25bp로 갈지, 조정할지를 판단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국민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통화스와프를 한다면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저희가 저자세로 스와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로 생각한다. 저희가 처한 입장에서는 이론적으로 통화스와프가 필요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마치 우리나라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달라고 한다면 어느 누가 봐도 전제조건이 맞지 않은데 한국이 왜 달라고 하냐면서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통화스와프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저자세'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를 받으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그 전제 조건이 맞았을 때 근처에 가서 얘기하는 게 맞다"며 "통화스와프를 발동할 수 있는 국제적인 시장 상황이 전개된다면 충분히 서로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그런 채널이 구축돼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스와프에 대한 기준은 글로벌 달러 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때 논의하게 돼 있다. 지난 두 차례 통화스와프 때도 글로벌 유동성 부족이 있을 때 9개 나라와 체결했으며 이를 연준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연준 의장이 말했듯 정보 교환이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코노미21]

사진=한국은행 제공
사진=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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