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몸과 마음이 묵지근한 이때, 야근까지 겹치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퇴근 길에 가로등 밑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남자의 그림자에는 어둠보다 더 짙은 피로가 배어 있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남자는 넌지시 등을 콕콕 찌르는 아내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결국 몸을 돌린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아내의 짧은 한숨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들린다.
대개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사람들은 애써 더위 탓을 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연패의 사슬을 좀처럼 끊기 어렵다면 갱년기 장애를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원인을 알아야 돌파구도 찾을 수 있다.
남성의 갱년기는 보통 40대부터, 이르면 35살께부터 시작되는 일종의 노화현상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의 감소는 신체, 정신·심리적 상태,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남성 호르몬이 부족하면 성기능과 근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골다공증·복부비만과 같은 체형 변화와 당뇨·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성 갱년기의 원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노화현상, 음주·흡연·비만·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비롯한 신체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데 있다.
이런 유해인자들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 리듬을 깬다.
특히 알코올은 간을 손상시켜 남성 호르몬을 여성 호르몬으로 전이시키므로, 술을 많이 먹으면 가슴이 커지고 성기가 위축되는 망측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단 갱년기에 접어들면, 위에서 말한 신체적 증상들이 나타나는 외에 신경이 예민해지고 자신감을 상실하며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이 증폭된다.
집중력 저하로 건망증을 보이는 것도 일반적인 징후다.
특히 성적인 욕구 자체가 줄어들면서 발기부전에 빠지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이는 남성의 정체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남성 갱년기와 여성 갱년기는 어떻게 다를까? 남녀 모두 갱년기가 되면 성 호르몬의 감소로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경험한다는 점은 같다.
그러나 남성 갱년기는 여성에 비해 좀더 이른 시기에 시작된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성은 주로 폐경기를 전후해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남성은 30대 후반부터 이미 갱년기가 시작된다.
그러나 남성은 갱년기에 들어서서도 생식능력을 상실하지 않는다는 데서 여성과 차이가 난다.
또 확실하게 증상을 자각할 수 있는 여성 갱년기와는 달리, 남성은 갱년기 증상을 확연하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의 개인 차가 심하다.
남성 호르몬의 감소가 남성 갱년기의 원흉이라고 보면, 치료 역시 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게 당연하다.
즉 직접적으로 남성 호르몬을 투여함으로써 갱년기 증상을 극복하는 것이다.
남성 호르몬제를 투여한 남성은 성 기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체지방이 줄어들고 몸 전체에 활력이 생긴다.
최근에는 파스처럼 몸에 붙이는 패취제나 경구투여제 등 새로운 방법들이 개발돼 남성 호르몬 투여가 좀더 쉬워졌다.
이런 방식의 남성 호르몬 투여는 부작용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전립선 기능에 대한 사전 검사를 통해 비대증이나 전립선암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간 기능, 적혈구 수, 심폐기능 등에 대해서도 전문의와 충분히 의논한 뒤 호르몬 투여를 하면 안전하다.
비즈니스와 사상체질 의학
그러나 요즘은 부족해서 못 먹는 일은 드물고, 양보다 질로 먹을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기왕이면 자기 몸에 좋은 것을 선호하고 체질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관심을 갖고 여러 자료를 찾아가며 체질을 알아보면, 그것을 알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한가지로 딱 떨어지는 체질은 드물고, 여기저기서 중복되곤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체질은 어떤 체질일까? 야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태양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볼 것이다. 역사를 움직인 영웅들의 특성이 표현된 체질이 바로 태양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태양인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다른 체질에 비해 이 체질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스스로 태양인이라고 한 동무(東武) 이제마 선생의 글과 그의 초상을 가지고 설명하고자 한다. 태양인의 체형은 목덜미가 굵고 허리가 가늘다. 얼굴은 이마가 넓고 눈과 눈썹이 위로 올라가 있으며 귀가 길고 큰 편이어서 다른 사람들을 압도할 것 같은 강한 이미지다. 성격은 영웅심이 많고 선동적이며 오직 앞으로만 전진할 뿐 후퇴를 모른다. 또 지난 일에 대해 후회를 하지 않는다. 불가능한 일을 해결하는 비상한 능력을 지녔지만 너무 저돌적이고 남을 함부로 무시하며 이상에 치우쳐 현실에 적응을 못하는 면도 있다. 그렇다고 태양인이 영웅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건 아니다. 150여년 전 조선시대에는 과거에 급제해 벼슬을 얻는 것이 최고의 성공이었을 것이고, 그래야 역사를 움직이는 영웅이 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직업이 다양해져 ‘태양인’이 표상하는 영웅의 범주도 바뀐 것 같다. 만일 태양인이 벤처를 한다면 세상을 바꾸어놓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낼지도 모른다. 기존의 것을 개선하기보다는 이제까지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사람이야말로 태양인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김수범/ 마포 우리한의원 원장 www.wooree.com |
저작권자 © 이코노미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