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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술독에 빠진 송년회, 다음날
[건강] 술독에 빠진 송년회, 다음날
  •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
  • 승인 2001.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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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송년모임이 절정을 지나고 있다.
연말 분위기를 놓고 ‘자고 일어나보니 새해가 밝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연말에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마냥 바람직하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송년회에서는 술이 빠질 수 없으므로 연일 지속되는 과음은 몸을 상하게 할 우려마저 있다.
술을 마신 다음날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설사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개 묽은 변을 보기 일쑤다.
직접적인 원인은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알코올 자체가 담낭에서 소화관으로 담즙을 분비하는 양을 감소시킨다.
즉 안주로 먹은 고기 등에서 나온 지방성분의 장내 흡수율을 떨어뜨려 지방변이 되므로 설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알코올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장관내의 내용물을 빨리 배설시키는 역할을 한다.
장내에 음식물이 남아 있으면서 수분이 장벽을 통해 흡수되는 시간을 그만큼 앗아가기 때문에 변이 묽어진다.
그런데 복통, 두통, 몸살기운, 열을 동반한 수양성 설사가 계속되거나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안주로 함께 먹은 불결한 생선회나 육류 등에 의한 세균감염성 장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평소 위산과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만성위염 등이 있는 사람은 음주 뒤 위내 알코올 농도가 10% 전후일 때 위산이나 소화액의 분비가 증가된다.
이것은 속쓰림, 구역질, 상복부동통 등으로 이어진다.
위내 알코올 농도가 20% 이상이면 오히려 위산분비가 억제된다.
그러나 이런 고농도의 알코올은 위벽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점막 손상을 가하며, 위점막을 보호해주는 점액질을 손상시키는 등 본래 가지고 있던 위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음주 후 구취나 술냄새가 심한 것도 문제다.
이는 치주염, 설염 등의 치과적인 질병 이외에 알코올성 간질환, 고지혈증, 비만, 당뇨발병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과량의 알코올은 코티졸과 카테콜라민 등의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일시적으로 혈당증가, 동공확장, 혈압상승뿐 아니라 성장호르몬 분비도 증가시켜 체내 지방세포의 중성 지방산분해를 촉진한다.
즉 케톤체의 생합성을 늘리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서 대량 생성된 케톤체가 오래가는 술냄새나 구취의 원인이 된다.
술만 마셨다 하면 눈이 충혈되는 애주가들도 한번쯤 자기 눈을 돌아봐야 한다.
물론 이는 알코올이 표재혈관 이완작용을 하는 것이므로 일시적인 충혈에 그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의외로 오래 지속된다면 고혈압, 당뇨, 알레르기성 안질환, 간질환, 동맥경화증 등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만약 간장이 위치한 우상복부에 꽉차는 느낌이 든다면 이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이럴 때는 지방간이나 알코올성지방간염, 만성간염의 악화 등을 짚고넘어가야 한다.
특히 평소 간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음주를 하면, 알코올이 간에 염증을 유발시켜 간부종이 더 악화된다.
즉 이런 증상은 간부종으로 인해 간을 싸고 있는 껍질인 그리슨캡슐이 안에서 밖으로 밀리기 때문에 우상복부에 팽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음주 후 전신쇠약감, 구역감 등으로 늘 고생하게 된다.
이때 간기능 검사를 받아보면, 실제로 간수치의 상승 등 간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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