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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박정우 / 자동차보험소비자연합 회장
[사람들] 박정우 / 자동차보험소비자연합 회장
  • 류현기 기자
  • 승인 2004.0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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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권리 찾아드려요

자동차 보유대수 1400만대. 자동차 보험료 수입 연간 8조원.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1만2천명. 국내 자동차 관련 통계를 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막상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그냥 보험회사가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맡겨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다 보니 운전자들은 자신의 권리가 무언지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자동차보험 소비자들에게 주어진 권리를 되찾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자동차보험소비자연합(자보연) www.ngo21.org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건 이 때문이다.


자보연을 이끄는 박정우(42) 회장은 국내 자동차 운전자들 가운데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약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안타까움부터 드러냈다.
“보험회사들도 작은 책자에 깨알같이 쓰여진 보험약관을 건성으로 전해줄 뿐 자세한 설명은 되도록 피하죠. 이러다 보니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때는 웃으면서 사인하지만 막상 사고가 발생하면 낭패를 겪는 경우가 적잖이 일어나죠.”

박 회장이 우선적으로 힘을 쏟는 것 가운데 ‘형사합의금 돌려받기’가 있다.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서 형사합의금을 피해자에게 미리 준 경우, 보험회사로부터 이 합의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보험계약을 통해 보험회사가 민사책임을 대신 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계약자는 보험회사로부터 형사합의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죠.” 사정이 이런데도 보험회사가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누적된 금액이 수천억원에 이른다고 박 회장은 귀띔한다.


자보연 활동에 대한 박 회장의 애착은 남다른 편이다.
“자동차 보험은 준 조세적 성격이 강하고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 단체보다는 특화된 소비자 단체가 맡는 것이 필요하죠.” 소비자보호원이 소비자 문제와 관련된 넓은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룬다면, 자보연은 자동차보험에 특화된 시민단체라는 게 박 회장의 믿음이다.


그렇다고 이만 한 단체를 꾸려나가는 일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우선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주요 활동을 인터넷에 크게 의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 박 회장은 대학교수와 변호사로 구성된 자문단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사고 발생시 자문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송까지 갈 경우에도 손쉽게 변호사를 소개받을 수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자보연이지만, 서비스를 꼼꼼히 따져보면 무척 알차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휴면보험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자신의 몸무게와 음주량 등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자신의 혈중알콜농도를 그 자리에서 바로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비록 자보연이 지금은 걸음마 단계지만 준비기간만큼은 충분했습니다.
” 힘찬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법대를 나와 대학원에서 보험학을 전공한 그의 이력도 큰 보탬이 됐다.
보험 관련 피해사례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변호사나 대학 교수들과도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출 수 있었던 비밀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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