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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체 자동화 필수 중국 갈 필요 있나요”
“제조업체 자동화 필수 중국 갈 필요 있나요”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5.03.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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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제엘켐사장

“직원이정말27명밖에안됩니까?”,“예.앞으로도이수준을계속유지할생각이지요.”언뜻보아서는이해가되지않는일이다.
인천과경북경산에공장을2개씩이나갖고있는제조업체의전체종업원수가고작27명이라니.그야말로초슬림형기업이다.
이런‘기적’같은일이가능한것은물론공장자동화때문이다.
이효제(43)엘켐사장은“철도궤도를생산하는인천공장에서현재같은생산량을맞추려면옛날에는60~70명이필요했지만,지금은5~6명이면충분하다”고말한다.
이사장은철저하게수익중심으로움직인다.
사람에의존하는기존방식을벗어나지않으면부가가치창출이불가능하다는게그의지론이다.


부실덩어리브이오엔,슬림형기업으로바꿔

엘켐은코스닥상장기업인브이오엔(VON)의새이름이다.
이사장은지난해5월문제투성이의부실기업이던브이오엔을인수해불과1년만에탄탄한사업포트폴리오와효율적인조직을갖춘기업으로완전히탈바꿈시켰다.
듀폰코리아에서마케팅전문가로일하다1999년창업해이미여러개의사업체를운영하고있던이사장은자신이가꾸어온산업의단초들을본격적으로펼쳐보고싶다는생각으로브이오엔을인수했다.
“부실기업이라는것은알고있었지만막상뚜껑을열어보니정말말이아니더군요.하지만모든사업에는장애가있기마련이고,그것을극복하고가지못하면결국사업을못하는것아닌가,그런생각으로문제를하나하나풀어나갔지요.”우선10분의1의감자와160억원의유상증자를통해부실을털어냈다.
브이오엔은원래안양본백화점에서출발한기업.백화점에서근린상가로방향을바꿔재단장하는공사가진행되다중단된상태였다.
400억원대로평가되는이건물을안정적으로처리해내는것이첫번째고비였다.
잘못하면회사의존폐가왔다갔다할수있는중대한사안이었다.
“안양지역에공사완공이어렵다는소문이돌아분양이쉽지만은않을것이라고예상했지만,공사가완료되자마자60%정도는분양이됐어요.나머지부분도9월까지는분양을끝낼계획이에요.외국계유명외식업체를끌어들인게주효했던것같아요.”

새로시작한사업들도빠른속도로자리를잡아가고있다.
현재엘켐의사업영역은사회간접자본(SOC)제조,화학제조,화학마케팅3분야로짜여있다.
SOC제조는철도궤도를생산하는것으로이사장이이미해오던사업이다.
엘켐의제품은기존의나무침목이나콘크리트침목을대체하는것으로탄성고무를통해진동을흡수하는방진기능을갖추고있다.
아직까지는경쟁업체가없는독점사업분야로정부의교통망확충계획에따라당분간은지속적인시장확대가예상되고있다.
반면화학제조는엘켐의미래성장엔진이라고할수있다.
LCD제작공정에필요한리워크케미컬과화학세정제가주력제품이며,지난해말부터LG필립스에납품을시작했다.
이사장은“LCD산업의성장속도가워낙빠른데다,제품의마진율이30%에이를정도로부가가치가높아앞으로엘켐의캐시카우역할을충분히해낼것”이라며만족감을애써감추지않았다.
화학제조역시이사장에게생소한분야는아니다.
이사장은평소성장산업군으로염두에두고있던화학제조,특히전자재료사업을본격적으로확장하기위해자신이운영하고있던스트라이퍼재생공장을매각하고,한농그린텍을인수했다.
마지막으로화학마케팅은이사장의전공분야라고할수있다.


외국계화학회사의잘나가던마케팅전문가가제조업체경영자로변신한이유는무엇일까?“듀폰의분위기는제게잘맞았어요.간섭받지않고마음껏일을할수있게해주는시스템이었지요.연초에한해수익목표를정하고나면2~3개월회사에안나가도간섭하는사람이없을정도였어요.정해놓은목표이상을달성하기위해사실일도엄청나게많이했지요.”그렇게7~8년훈련을받고나니출장다니는것도지치고,이정도로열심히일하면무슨일이든할수있겠다는자신감도생겼다.
“처음에인천공단에공장을구하러갔더니,IMF여파로철문이닫히고거미줄이쳐진곳이수두룩하더군요.듀폰에서배운원칙대로기초를다지면서한발한발가다보니,그런위기상황들이저에게는오히려기회가됐지요.”이사장은상업초기부터생산라인에로봇을적극적으로도입했다.
직장생활을하면서경매로나온산업로봇을사들여집에둘만큼로봇광이기도했지만그것만이전부는아니었다.
자동화는이제제조업생존의필수조건이라고본것이다.
“제조업의위기라고말을하는데,예전처럼인력에의존하는방식으로는더이상부가가치를창출할수없어요.인력을줄이면서자동화를꾸준히추진했다면신발산업도지금처럼사양산업이되지는않았을거라고봐요.”이사장은무조건중국에서해답을찾으려고만하는국내기업들을볼때마다답답함을느낀다고토로한다.
중국행은결코현명한선택이아니다.
정부나탄탄한자금력을갖춘중견기업이지금이라도강력하게자동화를추진한다면국내시장에서도얼마든지새로운가능성을찾아낼수있다.


화학분야전문가의이사장은대학과대학원에서도화학을전공했다.
특히탄성체연구에관심이많다.
“보통사람들이화학산업을사양산업이라고알고있는데사실은그렇지않아요.한국자동차가좋아졌다고하지만승차감이나소음,내구력에서도요타를결코따라잡지못해요.안에들어가는소재개발이제대로안돼있기때문이죠.”요즘은비행기안에서헤드폰을끼면음악소리만들리고비행기자체의진동소음은전혀들리지않는다.
이것을가능하게해주는것도바로첨단화학소재들이다.
고무의쓰임새도우리가알고있는것보다훨씬광범위하다.
스프링과는달리고무는탄성곡선을충격의강도에맞춰어떤모양으로든마음대로그려낼수있다.
엘켐이생산하는철도궤도제품의핵심도열차의진동을흡수해주는특수고무에있다.


“투자자와종업원,재투자에수익똑같이배분”

엘켐을인수하고나서이사장은한동안매출이얼마냐는질문을많이받았다.
듀폰에서일할때부터이익중심관리에익숙해져있던그에게는당혹스런경험이었다.
“한동안은억지로매출이얼마인가따지기도했지만,최근에다시이익관리로돌아섰어요.300억원매출을올려서3억원을남기는것보다100억원매출을해도30억원이익을남기는것이더나은것이라고봐요.”직원들에게도연간수익목표를정하도록하고,그결과에따라보상을받게될것이라고분명하게밝혔다.
이사장의목표는‘3-3-3’의원칙을지키는것이다.
전체수익을투자자와,종업원,그리고재투자에똑같은비율로사용한다는것이다.
“듀폰에서매니저교육을받을때,당시아태지역회장님이당신들왜여기와서이교육을받느냐,회사에서해야할역할이뭐냐고질문을던졌어요.아무도대답을못하고있는데,당신들은주주만족을위해존재하고그결과로보상을받는것이다,그러더군요.기업이어떤것인가그때선명하게몸에와닿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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