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청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0년에 발생한 교통사고는 지난해보다 무려 5.3%나 늘었다고 한다.
사망자 수는 4.8% 줄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교통사고 환자 수는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그런데 경미한 부상, 특히 자신의 과실로 사고가 났을 때 정확히 진단받기를 꺼린다면 훗날 문제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특히 추돌사고로 입은 편타성 손상은 전체 교통사고 환자의 35%가 겪을 정도로 흔하지만, 병증 자체가 심각하지 않아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편타성 손상은 ‘채찍을 휘두를 때와 같은 손상’이라는 뜻으로 추돌사고시 목이 앞뒤로 휘청이는 순간, 목뼈(경추부)에 급작스런 충격이 전달되어 경추부 주변의 인대나 근육에 타격을 입히는 것을 말한다.
이때 안전벨트에 고정되어 있는 몸은 앞쪽으로 쏠리는 반면, 목은 순간적으로 뒤쪽으로 강하게 젖혀졌다가 차가 급제동 하면서 다시 앞쪽으로 심하게 구부러져 목 주위 조직에 손상을 입는 것이다.
주로 목근육(흉쇄유돌근)이나 근막을 손상시키고 악관절에 영향을 미치며, 심하면 디스크(추간판)나 목뼈 사이의 관절(추간관절), 척수나 신경근 등의 신경부분까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최근 유럽의 고급 승용차는 출시 단계에서 반드시 경추보호대가 장착되는 것도 이러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
편타성 손상은 쉽게 말하면 목을 삐끗한, 이른바 ‘염좌’라고 할 수 있으므로 경상일 경우 대략 1~2주 정도의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된다.
이때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같은 약물을 처방하고 경추 보조기(경추 칼라)나 온열요법, 마사지, 운동요법 등 물리치료를 병행하여 치료한다.
부수적으로 신경차단 치료요법이나 인대보강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상이 심할 때는 디스크 탈출증으로 더 진행되어 수술해야 하거나 최악의 경우 경추골이 골절되어 신경이 손상되면 사지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가볍게 충격을 받았더라도 우선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개 갑작스런 사고에 따른 긴장감으로 그 자리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사고 후 2~3일이 지나면서 목이나 허리 통증이 유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증상을 가벼이 여기고 지난다면 목 디스크로 발전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특히 목이 뻣뻣한 증상인 ‘경추부 후종인대 골화증’, 일명 일자목인 사람은 가벼운 편타성 손상만으로도 척수를 다칠 위험이 커서 사지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참을 만하다고 차일피일 치료를 미뤄서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
운전 중 편타성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머리받침(head restraint)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이때 머리와 받침의 간격은 약 5cm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전자세와 의자등받이의 상태도 중요한데, 머리와 허리를 너무 앞으로 숙인다거나 등받이를 뒤로 많이 젖히고 운전하면 머리와 받침의 간격이 더욱 멀어지므로 손상 정도가 커질 수 있다.
운전하기 전에도 머리의 중심이 전체 머리받침의 상단 바로 위에 있는지 세심한 체크가 필요하다.
그래야 충돌했을 때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www.ser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