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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FP]”수익률은 시장에 맡기고 투자금액과 근로기간 늘려야”
[베스트FP]”수익률은 시장에 맡기고 투자금액과 근로기간 늘려야”
  • 민주영/ 금융컨설팅팀장
  • 승인 2005.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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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시장에 있어 2006년은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보험설계사들의 펀드 판매가 허용되고 운용사의 펀드 직접 판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교차 판매 등이 시행되면서 금융 권역 간의 장벽이 무너질 것이다.
게다가 올 연말부터 도입되는 퇴직연금시장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이런 일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소용돌이’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에게 큰 위기가 되겠지만 미리 변화를 읽고 준비해 온 사람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최문희 IFPK㈜ 지점장(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은 이런 변화를 희망차게 기대하고 있는 재무설계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2006년이 되면 그동안 돋보이지 못했던 재무설계 전문가들이 비로소 돋보이게 될 것”이라며 “재무설계 전문가들이 본격적으로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숨어 있던 가치를 고객들로부터 재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지점장의 이런 자신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재무설계에 대한 오랜 경험과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잠깐 해운회사와 영화 관련 일을 하다가 지난 1997년부터 당시 네덜란드생명(지금 ING생명)에서 설계사로 출발했다.
당시에는 재무설계에 대한 개념이 지금보다도 훨씬 희박할 때였는데 최 지점장은 외국 자료 등을 통해 이를 접할 수 있었다.
그는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곤 했다”며 “IMF 이후 종신보험을 판매하면서도 일찌감치 고객의 재무정보를 수집하고 재정안정계획을 짜서 고객에게 서비스해 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기꺼이 타사 상품도 추천했단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선배 설계사’들은 그가 결국 독립된 보험판매사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단다.
"재무설계사는 제너럴리스트” 최 지점장은 그러다가 2001년 CFP제도가 도입돼 1회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시험준비를 하면서 보다 체계적인 재무설계에 대한 개념을 세울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CFP 교재개정 때 위험관리부문의 집필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재무설계를 하면서도 영업을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
1997년부터 계속 MDRT(백만불원탁회의) 회원에 올랐으며 ING생명 내에서도 영업 상위를 기록했다.
그는 “재무설계를 해도 영업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실제로 재무설계 과정이 성공적인 계약체결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재무설계사는 보험뿐만 아니라 증권, 부동산, 세금 등 재무 전반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한 전문직이다.
따라서 어떤 직업보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최 지점장은 “재무설계사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라며 “다만 주특기가 없으면 힘이 없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 대해선 스페셜리스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사람들은 재무설계를 하면 영업이 잘되느냐고 묻는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재무설계는 영업을 못하는 사람의 탈출구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지점장이 근무하는 IFPK는 Independent Financial Planners Korea의 줄임말로 ‘독립된 재무설계사 모임’이라는 뜻이란다.
이곳에선 35명의 재무설계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최 지점장은 “독립 판매법인이다 보니 판매하는 상품의 폭이 더 넓고 고객들로부터 상품 추천에 대한 객관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고객들로부터 소개받을 때 ‘이 사람 괜찮다’는 식이지, ‘이 보험사나 이 보험 상품이 괜찮다’는 식으로 소개하지 않는다”며 “더 이상 회사 브랜드 등은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보험회사나 상품보다는 재무설계사의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더라는 것이다.
최 지점장이 재무설계를 할 때 원칙은 ‘꼭 필요한 것은 비싸더라도 충분히 넣고, 비용을 아껴야 하는 부분은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즉 은퇴설계와 같이 꼭 필요한 것은 비용이 좀 비싸더라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도록 좋은 상품을 설계하고 자동차보험같이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부분은 저렴한 상품을 골라 추천하는 식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산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모른 상태에서 그저 수익률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현재 여유자금 3천만원이 있는데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 좋은 상품을 추천해 달라’는 식이다.
최 지점장은 “재무목표나 투자기간을 정하지 않고 자산을 운용하다 보니 수익률만 보게 되는 것”이라며 “수익률뿐만 아니라 재무 목표나 수입 전망, 지출 현황 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수익률 위주로만 금융 상품을 판단하는 왜곡된 투자의식이 팽배해 있다고 덧붙였다.
최 지점장은 “자산운용 계획을 세우고 단기와 장기로 투자기간을 나눈 다음,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설명했다.
살다 보면 정말 많은 일들을 준비해야 한다.
자신과 배우자의 노후 준비뿐만 아니라 내집 마련, 자녀의 교육과 결혼, 유학, 자동차 마련 등 돈이 들어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반면 현재의 자산과 수입으로는 모두 다 준비할 수 없는 게 일반적인 현실이다.
이 때문에 재무목표를 세울 때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최 지점장은 고객들과 같이 충분히 이야기하면서 재무목표의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백지 펼쳐놓고 그림 그리듯 고객과 상담 최 지점장은 ‘미래가치=현재가치×(1+수익률)∧투자기간’(미래가치는 현재가치 곱하기, 1 더하기 수익률의 투자기간승)이라는 공식으로 설명했다.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래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수익률의 경우 장기간 놓고 보면 사실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가치, 즉 투자금액이나 투자기간(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수익률은 시장에 맡기고 투자금액과 근로기간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무설계사들의 큰 어려움 중 하나는 고객들이 자신의 자산현황 등을 충분히 밝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고객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믿을 수 있는 재무설계사를 선택해 충분한 상담을 통해 계획을 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 지점장은 “처음엔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도록 유도한다”며 “상담을 마친 고객이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발가벗은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과 상담을 할 때 백지를 꺼내놓고 ‘요즘 어떤 점을 고민하고 있는지’ 묻는다.
그리고 나서 백지 위에 하나하나 정보를 받아쓴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사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사할 곳의 교육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풀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녀의 교육 문제 등으로 옮겨가는 식이다.
최 지점장은 자신의 고객들이 ‘60살 이상까지 재무설계사 일을 해야 고객의 재무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지 않겠냐’며 오랫동안 일할 것을 요구받는다고 한다.
자신의 고객들로부터 이런 요구를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 그는 “고객들과 동반자로서 훗날 ‘덕분에 지금까지 잘 왔다’는 인사를 듣고 싶다”며 “더 나아가 ‘저희 자식까지 부탁한다’는 말을 듣는다면 더욱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재무설계시장의 현실상 재무설계에 대한 수입이 없지만 마음을 급하게 먹을 필요는 없다”며 “걸맞게 재무설계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열심히 준비한다면 재무설계시장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영/ FPnet 금융컨설팅팀장 watch@fp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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