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에 사는 30대 고모씨는 올초 수천만원을 주고 메르세데스-벤츠 C220 CDI 차량을 구입했다. 하지만 3개월여 만에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 정비소에 수리를 요청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부품을 구하는데 한 달이 걸렸으며 교체 후에도 정상운행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고씨는 차량대금 환급과 대여차 연비차이에 대한 피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경남 사천에 거주하는 최모씨(40·여)는 지난 2009년 12월31일 경기도의 한 한국토요타자동차 매장에서 캠리 차량을 구매했다. 최씨는 수개월 뒤 엔진오일 교체와 차량 수리를 거주지 인근 창원 서비스센터에 의뢰하자 "다른 지역에서 구입한 차량은 수리가 불가능하다"며 거절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최근 수입 자동차의 판매가 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8년 56건, 2009년 107건, 2010년 98건, 2011년 161건, 2012년 187건이 접수됐다.
피해유형별로는 '품질미흡'이 65.7%(400건)로 가장 많았고, 보증수리 지연·거절 등 'A/S 미흡' 8.2%(50건), '계약 불이행' 5.4%(33건) 등이 뒤따랐다.
'품질미흡' 피해 400건 가운데 34.5%(138건)는 시동꺼짐 등 '엔진고장'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고 '소음발생' 13.3%(53건), '도장 불량·변색' 10.0%(40건) 등의 순이었다.
이중 판매대수 대비 소비자 피해가 가장 많은 업체는 지프와 300C를 수입판매하는 크라이슬러코리아로 1만대당 14.7건이었고, 아우디코리아 13.7건, GM코리아 13.5건, 폭스바겐코리아가 11.7건으로 뒤를 이었다.
차량(1800~2500cc 세단 기준) 부품(앞·뒤 범퍼와 사이드미러) 교체비용은 재규어(XF 2.0P 럭셔리)가 판매가의 10.6%로 가장 높았고, 토요타(렉서스 CT 200h), 혼다(Accord 2.4 EX-L), 지엠(Cadillac ATS 2.0L)이 각각 7.7% 였다.
수입차 보증수리는 국산자동차와 달리 자동차를 판매한 딜러사가 보증수리 책임을 부담하고 있고, 정비 사업소가 지방보다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광엽 소비자원 피해구제2국 자동차팀장은 "수입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A/S 편리성 ▲정비 사업소의 접근성 ▲교체 수리가 비교적 빈번한 범퍼·사이드미러 및 엔진오일 교환 비용 등을 충분히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