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방 정책의 주요 대상국인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 기초 인프라 구축, 인증제도 완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투자자의 날'에서 한국 기업들과 1대 1 면담을 직접 주관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3번째인 한국 투자자의 날은 한국무역협회가 북방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권구훈), 코트라(KOTRA),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과 공동으로 개최했다. 1, 2차 행사는 러시아에서 열렸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에 현대건설, 롯데상사, 부산대병원, 동화기업 등 주요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및 기관 30여개가 참석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베르쿠트(BERKUT, 항만개발·운영), 페스코(FESCO, 물류·운송), 로세티(ROSSETI, 전력발전·배전) 등 유력기업이 참가해 제휴를 타진했다.
트루트네프 부총리는 "블라디보스토크 내 국제의료특구 지정을 통해 외국 의료진 진료 및 외국산 의료장비 인증문제 해결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한국 의료기관의 극동 러시아 진출을 환영한다"고 했다.
부산대병원 이호석 부원장은 "극동 러시아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의료특구가 조속히 지정된다면, 부산대병원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의료 시스템 및 힘찬병원과의 협업 방안 등을 모색해 현지 진출 타당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보겠다"고 화답했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은 "극동 러시아를 기점으로 북방 경제권에 에너지·화학·토목 프로젝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상사 이충익 대표이사는 "작년 연해주 지역에서 인수한 영농법인을 통해 생산하는 대두, 옥수수를 기반으로 다양한 농업 분야에 투자해 종합 영농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극동지역의 광활한 영토를 바탕으로 미래 식량자원 확보 및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7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아홉 개의 다리' 협력 사업(조선, 항만, 북극 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을 추진하고 있다.
양국은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완료하고 지난해 248억달러(약 27조9천억원)인 교역액을 300억달러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역협회 김영주 회장은 "극동지역은 러시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자 한국에는 북한을 거쳐 러시아와 유럽 대륙으로까지 경제교류 영역확장의 출발점이 되는 곳"이라며 극동지역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