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경제심리 더 악화돼
[이코노미21 임호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새해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심리도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8일 공개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6일 후인 지난달 9일 발간된 12월호에선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언급없이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경기 부진에 대해 진단한 것이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사회 혼란이 1달여간 지속되면서 대외적 신인도 하락, 환율 상승 등의 후과가 나타나자 이를 리스크 요인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으로 이해된다.
KDI는 이와 관련 “비상 계엄 후 탄핵 정국이 길어진 점이 경제 심리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명기했다. KDI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상황인 2016년 10월 24일(최서원씨 태블릿PC 보도 시점) 이후와 현재를 비교했는데 지난달 3일 이후 경제심리가 더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KDI는 “가계와 기업의 심리는 과거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위축됐다”며 “소비자심리지수가 과거에는 3개월에 걸쳐 9.4포인트 하락한 반면, 최근에는 1개월 만에 12.3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0으로 전달(100.70)보다 12.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가 100 아래도 떨어지면 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더 많다는 의미다.
KDI는 또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과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경기도 미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물 경제도 부진하다는 의미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