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이후 투자 붐 때야 가능성만 있어 보이면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짧은 기간에 투자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아무 곳에나 투자할 수 없다는 게 벤처캐피털들의 이야기다.
인터넷 솔루션 분야만 해도 매출을 50억원 이상 올리기가 너무 어렵고, 한국 시장이 작아 아무리 키워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을 주춤거리게 한다.
투자를 해야 대박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선인터넷에는 모두들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쓸 만한 기업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도 이동통신사들의 사업운영 태도 때문에 무선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성장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서비스의 전권을 쥐고 있는 이통사들이 이른바 로열벤처라 불리는 기업들, 즉 자신들이 직접 투자한 회사들에만 사업기회를 줘,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자신들의 솔루션이나 서비스가 채택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그나마 투자가 몰리는 분야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가 꼽힌다.
하지만 게임쪽에는 이미 투자가 너무 많이 이뤄졌다는 판단을 하는 벤처캐피털들도 많다.
요즘엔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게임 업체가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 알파테스트를 거치고 베타테스트를 할 때쯤이면 투자자들이 줄을 선다는 소문이다.
그러나 게임이 점차 3D(3차원) 중심으로 가면서 점점 개발기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개발이 거의 다 된 이후에야 투자를 하려고 해 게임 개발사에선 여전히 개발 초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엔터테인먼트도 새로운 투자영역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벌써 과부하라는 이야기가 떠돈다.
엔터테인먼트는 다른 분야에 비해 투자 회수가 빠르지만 수익률은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할 기업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로 또 하는 드는 것이 지난해 발행한 프라이머리 CBO다.
이미 이때 어느 정도 기준을 갖춘 기업들은 필요한 돈을 모두 받은 셈이라, 투자할 기업들을 뺏겼다는 이야기다.
벤처캐피털들은 프라이머리 CBO 발행이 도태될 기업과 살려야 할 기업 구분이 어렵게 만들어, 오히려 투자 구조에 해악을 끼치게 되었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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