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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을 위한 중국 견문록]부동산 드림? 중국서는 꿈깨!
[비즈니스맨을 위한 중국 견문록]부동산 드림? 중국서는 꿈깨!
  • 조창완/알자여행 대표
  • 승인 2005.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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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투기 억제정책 발표…거품 많은 데다 투자는 쉬워도 회수 힘들어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로 무모하다.
물론 그 무모함이 의외의 대박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끝나는 게 현실이다.
10%의 성공률로 대변되는 ‘차이나 드림’의 실상은 사실 그 무모함의 결과였다.
한국보다 10배 이상 쌌던 인건비나 원재료 공급의 용이함, 인구 13억명의 거대한 시장 등의 몽상이 그 무모함을 부축이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실패를 거듭한 ‘차이드 드림’의 상처 위에 다시 부동산을 내세운 새로운 ‘차이나 드림’이 서해 바다를 침울한 구름으로 뒤덮게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국 부동산투자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나방처럼 뛰어든 투자자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하이 등 대도시에 들를 때 상상을 초월하는 건축물들에 기가 죽기 십상이다.
필자는 상하이를 평균 3개월에 한 번 꼴로 들른다.
과거 푸둥에서나 느끼던 것이 이제는 난징루(南京路)나 화이하이루(淮海路) 등은 물론이고 쉬자후이(徐家匯) 등 대부분의 지역으로 확대됐다.
거기에 유명인사 등이 방문하면 특별 조명으로 인해 도시는 온통 형형색색으로 바뀐다.
이 화려한 야간조명을 보면서 사람들은 저곳에 부동산투자를 하면 어떨까 하는 유혹에 빠져든다.
한국의 경우 발전하는 도시에서 부동산투자는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느낌은 4~5년 전부터 실천으로 옮겨졌고, 1~2년 전에는 투자를 넘어 투기로 접어들었다 할 만큼 거대한 흐름으로 접어들었다.


상하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칭다오(靑島)나 베이징, 톈진, 선양 등지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겁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베이징의 왕징(望京)이나 상하이의 구베이(古北) 등지에는 우리나라 사람을 상대로 한 부동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부동산의 고객은 오랫동안 중국에 거주하던 우리나라 사람들도 있지만,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 가운데는 비교적 재테크에 성공한 이들도 있다.
필자가 아는 기업의 주재원이었던 분은 1998년경 상하이에 들어와 고민 끝에 2002년에 집을 하나 구입했다.
구입 당시 평방미터당 5천위안이었던 집값은 서서히 올랐다.
그런데 2004년 초 갑자기 국내로 복귀 명령이 떨어졌다.
집에 입주하기도 전에 결국 집을 내놓았다.
집값은 부지런히 올라 평방미터당 8천위안 정도였다.
150평방미터였으니, 5천만원 이상의 매매차익을 본 셈이다.
그 사이에 한국의 집값이 너무 올라 서울 내부는 아니지만 신갈 부근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었다.
주재원이었고, 부동산 차익에 대한 제재가 심하지 않았던 기간이기에 자연스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 다른 지인은 상하이에서 무역업을 통해서 제법 자리를 잡았다.
중국 생활도 10년째이기 때문에 비교적 세상 물정에도 밝다.
이 지인의 주요한 재테크 포인트는 부동산이다.
그는 여윳돈으로 회사 인근에 5채 정도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월세가 아까워서 집을 구입했고, 제법 가치가 올라가면서 자신이 붙었다.
부동산 불패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라는 느낌으로 집을 구입했다.

또 다른 이는 한국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이로 지금도 적지 않은 히트작을 내는 성공적인 사업가다.
이 사업가 역시 자금이 생기면 일부를 상하이의 부동산투자로 전환했다.


첫 번째 소개한 주재원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재테크를 했다.
그런데 나머지 2명은 지난 몇 달간 그다지 심기가 편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6월1일부터 베이징에서 면적 140평방미터 이상의 고급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대출 신청 및 부동산 매도시 우대대출금리나 우대세율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된다고 발표하면서 그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상하이에서도 역시 6월1일 이후 구매한 고급 주택은 5%의 양도소득세와 3%의 취득세를 내야 한다.
더러 이런 정책으로는 중국의 부동산시장이 잡히지 않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 이들이 있다.
과연 그럴까.

기술 수준 낮아 금새 헌집 돼버려

필자는 중국의 부동산투자에 관해서 물어오는 이들이 있을 때마다 대부분 부정적으로 전망한다.
논리는 간단하다.
중국 부동산시장은 너무나 거품이 많다.
실내장식도 없는 간단한 건물임에도 평방미터당 1만위안(우리돈 130만원 정도)이라는 가격은 결코 낮은 가격이 아니다.
거기에 건설사와 분양회사가 다른 독특한 모순구조는 아파트의 품질이나 관리 등에서 취약점이 많아서 부동산시장이 자리 잡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또 중국인의 경우 90%의 대출, 외국인의 경우 70%의 대출을 해주는 은행 중심의 부동산시장은 거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건설 수준이 낮아서 5년만 지나면 낡은 아파트처럼 보이는 아파트를 20~30년간 상환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은행이 수요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건설사에게도 대출을 해주는 등 은행이 모든 부동산을 좌지우지하는 시장구조는 향후 10년 후 시장에 대한 예측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점도 중국 부동산투자의 어려움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에 투자하는 이들이 중국 자본시장을 너무 쉽게 본다는 데 있다.
중국은 제조업 등에 투자해서 이윤을 본 외자기업이 돈을 회수하는 데 적지 않은 곤란을 겪을 만큼 자본의 흐름에 대한 통제가 심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수익을 재투자에 쓰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투기 자본이 차액을 남겨 해외로 반출하는 것을 허용할 만큼 인자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필자는 부동산에 관해서 이런 얘기를 하기도 한다.
자녀의 유학이나 자영업 등 중국에 근거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가능하면 150평방미터(우리나라 45평 규모) 정도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이다.
우선 이 정도 아파트의 경우 월세가 4천~1만위안 정도로 은행의 주택 융자자금과 거의 비슷하다.
초기에 일정 금액을 낼 수 있다면 월세로 집을 살 수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집을 살 것인가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베이징 왕징, 그중에서도 왕징 4구(區) 아파트는 거대한 아파트촌으로 베이징 한인타운의 상징적인 곳이다.
왕징 개발의 첫단추인 셈인데, 사실 5년이 조금 넘은 이 아파트촌은 이미 상당히 낙후한 느낌의 아파트로 인식될 만큼 건축자재 등의 사용에서 문제가 있었다.
이런 문제는 과거의 아파트뿐만 아니라 최근에 짓는 아파트들에게서 곧잘 나타난다.
앞에서 말했듯 분양사와 시공사가 다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의 경우 건설사가 시공사여서 각 회사의 브랜드가 있지만 중국은 아직 이런 단계에 접어들지 못했다.
분양 아파트를 사는 게 가장 경제적이지만 이런 문제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설사의 규모나 시공사의 규모, 아파트 전체 배치 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가능하면 부동산 박람회 등에 들러서 기업의 규모 등을 보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


한국에는 이른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있다.
급속한 성장의 물살을 타는 중국도 예외일 리는 없다.
이미 부동산 바람으로 갑부의 반열에 오른 이가 상하이에만 100만명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중국에 돈을 투자하는 일은 쉽지만(사실 공해 발생의 요지가 있는 사업 투자는 이미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돈을 벌고, 빼내가는 일은 정말 힘들다.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에 와서 투자를 통해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런 자리가 있다면 상재가 있고 자본력도 풍부한 중국 상인들이 먼저 몫을 차지하고, 뒤따르는 자들을 이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중국 투자에는 수많은 함정이 있다.
우리의 장점과 노력으로 투자해도 어려운 중국 시장에서 감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너무 어리석다.


중국 정부는 지나친 경제 성장을 막기 위해 곳곳에 브레이크를 거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거품의 요소가 가장 많은 부동산을 가만 놔둘 리 없다.
눈으로 보기에 너무도 뻔한 것 같은 시장에는 너무 많은 함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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