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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버벌리 케이/샤론 조던 에반스)
[지식창고] 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버벌리 케이/샤론 조던 에반스)
  • 성상현(삼성경제연구소)
  • 승인 2000.07.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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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으면 떠난다
요즘 벤처기업 사장들은 시간의 반을 사람 찾는 데 쓰고, 나머지 반은 사람을 붙잡는 데 쓴다는 말이 있다.
우량 대기업도 전처럼 우수한 인재를 독점하기 곤란해졌고, 핵심인재들이 어느날 갑자기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타격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인재의 ‘유목민 시대’라는 말이 그야말로 실감난다.
바야흐로 핵심인재 유치와 보유를 위한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s)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웹 비즈니스, 정보기술, 생명공학 등 새로운 산업이 대두하고, 기존 산업에도 정보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인재의 지식과 능력에 기초한 소프트 자산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그런데 구조조정 여파로 종신고용 관행이 퇴조하고, 노동시장의 유동화가 급진전하면서 가장 중요한 소프트 자산인 인재의 유동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인재유지(retention)가 큰 관심사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한 사람의 이직은 그 사람의 연간 급여의 100~250%의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인력 유출은 신규채용 비용, 임시직원 고용에 따른 경비, 교육훈련비 손실, 대체인력의 학습 비용, 동료의 사기 저하와 업무 부담, 업무의 연속성 단절 등 직간접으로 비용을 발생시킨다.
회사 고유의 핵심 기술이나 지식을 가진 인재의 유출은 그 피해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의 유출은 공정 노하우나 거래선 정보와 같은 기업 고유의 무형자산의 증발을 가져온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공식 채널이나 명문화된 매뉴얼을 통해 일하기보다 대개 사람에 체화된 지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인재유출이 미치는 타격이 더 심하다.
인재유지를 위해 선진국 기업에서는 보상에서의 경쟁우위를 여전히 중시하고 있지만 요즘은 관심의 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이직은 단순히 보상문제 때문만이 아니라 자기계발, 인정, 배려, 권한 부여, 재미, 창조적 분위기, 동료와의 관계 등 업무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금전적 이유가 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인재들이 떠나는 회사, 인재들이 모이는 회사>(버벌리 케이·샤론 조던 에반스 지음, 푸른솔 펴냄)는 이 점에 주목한다.
컨설팅 및 인력개발기관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두 지은이는 특별한 인재유지 기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일상 속에서 접하는 갖가지 일 가운데 인재유지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 책은 리더나 관리자들이 책상 위에 붙여놓고 일상적으로 명심하고 점검할 사항을 알파벳 26자에 맞춰 쉽고 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각 장은 가상인물의 전직 이유에 대한 해명과 문제 제기, 인재보유를 위해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이직에 관한 사례, 회사의 전략 또는 전략의 부재가 개인을 떠나게 만드는 데 끼치는 영향 등이 편안한 문체로 기술돼 있다.
게다가 인재유지에 적합한 마음상태와 태도, 행동특성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여러가지 평가표 등이 갖춰져 있다.
인재유지 기법에 관한 책이면서도 정형화된 인사관리 이론의 틀을 벗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게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관리자들은 먼저 직원들에게 왜 이 조직에 남아 있는지 직접 질문해야 한다.
묻지 않고 추측만 하면 직원들이 진정 원하는 바를 알기 어렵다.
나아가 일선 관리자가 발상을 바꿔야 한다.
인재확보와 유지는 인사담당자나 사장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모든 일선 관리자들과 리더들이 직원을 만나는 무수한 접점에서 인재유지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난다.
또한 직원들의 경력개발을 지원하고 업무의욕을 북돋우며 열정과 재량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정관념을 벗고 기존 규정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는 상사에게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부하와 함께 나누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바로 부하가 기피하는 싫증나는 유형의 사람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하고 고쳐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도자들은 직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건강과 취미에 관심을 기울이며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
가족친화적 문화와 배려도 필요하다.
일과 가정 가운데 양자택일하라는 식의 억압된 분위기는 결국 사람을 떠나게 만든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감정이입 수준으로 경청을 해야 하며, 당장 힘들어도 진실을 전달하는 편이 포장해서 말하는 것보다 낫다.
부하는 기정사실화된 방식의 보상엔 더이상 감동하지 않는다.
마음에 다가오는 인정과 칭찬을 통해 그들을 사로잡아야 한다.
멘토(Mentor·조언자)는 스스로 역할모델이 되어 멘티(Mentee·조언을 받는 사람)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글로 써있지 않은 조직의 상황을 알려줘 정착을 도와야 한다.
상대방 입장이 돼 모든 것을 헤아리고 위해줄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진실한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사업이 사람과의 만남에서 시작하는 일이라면 이런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사업에서도 성공하지 않을까? 인재를 사랑하지 않으면 인재가 떠난다는 원제가 의미하듯, 이 책은 마치 사랑에 관한 지침서 같다.
곳곳에서 인간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의 중요성이 느껴진다.
경영현장에서의 인재유지 기법은 언제 어디서나 사람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가치와 일맥상통함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24p 다름 아닌 바로 ‘내’가 인재유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89%의 관리자가 ‘돈’을 인재유지의 수단이며, 핵심인재 보유에 대한 책임이 상급자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인재 유출의 탓을 조직방침, 보상체계로 돌린다.
그러나 종업원 만족, 몰입의 책임은 직속상사인 ‘나’에 달려 있다.
40p 각자의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라. 자신과 남을 존중해야 한다.
부하는 상사가 다른 사람을 경시할 때 ‘저 사람은 나도 경시하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업적에 대한 반영이 이유없이 지연될 때나 열심히 잘했는데 감사표시가 없을 때 부하는 경시당한다고 느낀다.
161p 의문을 제기하라. 원칙이 혁신과 창의를 막고 있다.
‘No’를 앞세우거나 선례를 찾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원칙의 원칙이 중요하다.
만일 라이트 형제가 “사람은 왜 하늘을 날지 못하는가” 혹은 스티브 잡스가 “모든 사람들이 자기 컴퓨터를 가질 수는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이디어와 질문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라. 180p 공간을 마련해줘라. 생각하고 창조하고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줘라. 마음의 공간과 물리적 공간 모두 중요하다.
마음의 내부 공간은 자율적 시간관리와 새로운 방법으로 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다.
물리적 외부 공간은 자신의 업무공간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과 원하는 대로 입을 수 있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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