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업적을 다룬 연극 '한강의 기적- 박정희와 이병철과 정주영'이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아르코예술극장의 대관 담당인 한국예술극장센터는 6일 "민중극단이 '한강의 기적'을 상연할 경우 대관을 취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중극단은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한강의 기적'을 공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관 절차상 오류가 발생해 센터에서는 대관 승인 절차와 규범 등을 재검토했고, 최종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
예술센터가 밝힌 대관 절차상 오류는 당초 대관 신청 시 '한강의 기적'이 아닌 '얼음상인 돌아오다' 로 지난해 11월23일 대관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극단이 '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로 작품변경 신청서를 제출, 센터는 12월 24일 승인했다. 하지만 작년 12월28일 극단은 작품의 제목을 '한강의 기적'으로 바꾸는 내용의 제목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작품 변경 신청에 대해서는 공식 승인 했지만, 제목 변경 신청에 대해서는 공식 승인을 결정·통보한 적 없다는 것이 센터의 입장이다.
현 상황대로라면 민중극단은 공식 승인을 받은 '식민지에서 온 아나키스트'로 공연을 해야 한다. 상연 작품을 바꿀 경우에는 내부 심의위원회를 거쳐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한강의 기적은 이 절차를 무시한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통보에 대해 민중극단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15일에 대관과 관련한 비용을 완납한 상태며, 공연을 일주일 앞둔 이제야 상연 불가 통보는 상식 밖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민중극단 정진수 상임연출은 "지난해 12월27일경 작품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센터 측에서 '제목 변경'으로 신청하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센터가 자신의 실수를 극단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의 기적'은 지난 2011년 초연한 작품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18년간의 행적을 경제개발에 초점을 맞춘 극으로 정진수 상임 연출이 극본도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코예술극장은 공공극장이므로 대관 심사절차를 거쳐서 공연을 선정합니다.(경쟁율이 높습니다.) 심사 후, 임의로 작품을 변경하는 것은 '심사절차'에 참여한 다른 이들에게 떳떳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2013년 초, 당시 젊은 연극인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이유는 절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에 제작자가 발표한 "박근혜 당선인께 축하드리며.. " 라는 홍보문구 때문이었습니다. 즉 정권이 바뀌니, 불순한 이유로 대관절차를 어겨가며 작품을 변경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