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남북한 정부가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의 한계점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WSJ는 26일 인터넷판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좋은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의 제한된 상봉방식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기문 UN총장은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찬사를 보냈지만 회의론자들은 개성공단처럼 이산가족상봉도 남북한의 힘겨루기라는 장기판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김씨 일가가 필요하면 거둬들이는 또하나의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김정일에 관한 책을 공동저술한 재미작가 존 차 씨는 “이산가족 상봉은 한 차례 짧은 상봉이 끝나면 더 이상의 만남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남북한 정부의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그 자신 이산가족이기도 한 차 작가는 “상봉은 피상적이고 상징적인 제스처이다. 만남후에 다시 그들은 헤어져야 한다. 그게 무엇이 이로운 것인가?”하고 반문했다.
차 작가와 같은 회의론자들은 가뭄에 콩나듯 단편적인 상봉행사는 북한에 있는 가족을 볼 기회를 기다리는 수만명의 남한 이산가족들에게 현실성이 없는 ‘그림의 떡’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저널은 남한내에서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숫자는 약 13만명이며 현재까지 남아 있는 7만3천명의 대부분은 고령자들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릴리안 리 간사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녀는 “운좋게 상봉이 당첨되더라도 조회과정을 통해 허무한 결론에 이르기도 한다. 북한에 있는 가족이 생존하지 않을 경우 ‘사망’이라고 한 단어의 답변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무런 설명없이 이러한 소식을 듣는 이들은 차라리 상봉기회를 갖지 못한 것보다 더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면서 “이산가족들은 신청을 할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고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다”고 덧붙였다.
저널은 북한정부가 남한의 가족과 상봉할때 반체제적인 말이 나오지 않도록 정권에 최대한 순응하는 사람들을 고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장기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은 지역적 제한을 풀고 대폭 확대함으로써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작가는 “개성공단과 이산가족, 북핵 등 많은 이슈들은 서로 물고 물리는 것들이다. 북한은 그들이 필요로 할 때마다 강경과 온건을 오간다. 지금은 그들이 돈과 식량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제한적 상봉방식 시스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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