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일산·남양주 등 경기권 매물 넘쳐
지난 2011년 7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신보마을 동일하이빌 3단지 아파트(전용면적 167.9㎡)를 대출 5억3600만원을 끼고 8억5017만원에 구입한 김모씨는 매달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기 어렵게 되자 집을 산 지 7개월만에 은행에 의해 집이 경매에 넘겨졌다. 감정가 7억5000만원에 처음 경매 나온 이 아파트는 세 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3억8400만원까지 떨어진 후 최근에 감정가 대비 59%인 4억4933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가 채무액(5억360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대출이자를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하우스 푸어'들의 아파트가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1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3024건으로,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월 경매진행건수가 13년 만에 최고치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2362건에 비해 28%나 늘어났다 .종전 최대치는 지난해 11월의 2923건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753건, 경기도 1865건, 인천 406건 등이었다. 특히 경기도 지역이 지난 9월 1319건에 비해 41%, 서울은 621건에서 753건으로 21% 증가했다.
수도권 아파트 경매물건이 증가하는 이유는 오랜 경기불황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거래실종이 일어나 하우스푸어가 계속적으로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 지역 아파트 경매물건이 많은데 2000년대 중반 이후 경기도 지역에는 2기 신도시와(파주, 김포, 판교 등) 수많은 택지지구 아파트가 들어섰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구입한 투자자들이 부동산 침체를 겪으며 문제가 불거졌다.
가격은 빠지기 시작하고 대출 이자는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급매에 급급매를 겹겹히 내놓고 있지만 수요층이 얇은 이 지역에서 팔리지 않자 손쓸 방법 없이 결국 경매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물건이 이와 같이 많아지면 낙찰사례가 일반시장의 거래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결국 경매물건이 충분히 소진되기 전까진 많은 수의 저가 낙찰사례는 아파트 가격 반등에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