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우리는 IT란 표현을 많이 쓰고 있으나 IT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IT가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자이며, 최근 최대의 화두인 스마트폰은 IT 기술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기기(Device)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인 TSP(Touch Screen Panel)은 어떤 시스템에 의해 동작하는지? 어떠한 소재가 사용되고 있는지? 이러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물론 사용자에게는 그 시스템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비록 IT의 자세한 기술은 모르더라도 IT를 쉽게 만나고 IT Device의 문제점이 무엇이며, 무엇이 불편한지 표현을 할 수가 있다. 이것이 IT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사용자의 다양한 문제제기 말이다.
사전에서는 해양산업을 ‘해양에서 자원을 얻거나 탐사활동, 공간이용 등을 통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모든 기업활동을 말한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다소 추상적이며, 포괄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해양산업은 일반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아주 먼 산업이다. 최근 해양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했지만 그 전에는 접할 수 있는 횟수가 많지 않았고, 해양에 대한 불평과 문제점을 제기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해양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방법도 대학에서 조선관련 학과를 선택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인식이 되어 있다. 해양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인식은 그렇다는 것이다.
해양산업은 해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리적 한계를 갖고 있다. 또한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해양산업, 특히, 조선, 해양플랜트산업에 새로운 중소기업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검증 등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해양레저는 아직까지 일반인들이 레저기구를 매입, 임대 등을 하기에는 가격이 비싸다. 이러한 한계점은 일반인들에게 해양산업에 대한 거리감을 갖게 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해양산업 스스로가 IT산업처럼 일반인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조선해양산업 동향
조선해양산업은 각종 선박, 해양플랜트 및 관련 기자재의 연구개발 및 설계, 생산을 담당하는 지식기반형 복합엔지니어링 산업이다.
선박이라면 탱커, 컨테이너선, 벌크 캐리어, LNG 운반선, LPG 운반선, 차량운반선, 여객선 등을 말하며, 해양플랜트는 시추선(Drill Ship),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Floating Product, Storage, Off-loading), 플랫폼(Platform), 해저생산시스템 등이다. (대한민국 산업․기술비전 2020, 2013 세계해양포럼 인용)
해양산업의 중심 중 하나인 조선산업은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세계 1위 또는 2위를 유지하고 있고, 해양플랜트산업은 2030년까지 연평균 6.7%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해양레저산업 성장의 예로 국내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정면허 취득인구가 10만명을 넘어섰고, 해양레저산업의 세계시장규모는 2006년도에 약 50조원 수준에서 2010년도에 약 80조원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해양레저산업은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해양레저산업은 아직 미약한 수준에 있다.
국제적으로도 조선해양산업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싱가포르, 상하이, 휴스턴과 같은 해양도시가 급성장을 하고 있으며, 해양 영유권 확보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또한 북극항로 개척과 자원개발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항차 당 55~92만 달러가 절감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은 산동반도 블루경제구, 닝보/저우산 해양경제 신구, 저장성 해양경제 발전시범구, 광동성 해양경제 종합실험구 등을 통해 세계 2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해양기본법을 통해 해양정책기능을 통합하고 해양국가로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산업(Ocean Industry) 발전에 필요한 해결과제
해양산업을 이렇게 바라보고 싶다. 산업은 크게 육지에서 이루어지는 산업과 해양에서 이루어지는 산업, 그리고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산업으로 나눈다. 현재 우리나라는 육지에서 이루어지는 산업(Land Industry)이 가장 앞서가고 있고, 조선과 해양플랜트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해양산업(Ocean Industry)이 다음이며, 하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우주산업(Space Industry)가 3번째인 것 같다. 물론 순서를 정하는 객관적 근거 보다는 산업의 규모 등을 상대적으로 표현한 것 뿐이다.
위와 같은 3개의 산업은 큰 차이가 있다. 기본적인 무대가 다르다는 것이다. 육지에 바퀴가 필요하다면 바다에서는 물살을 가르는 모양의 바닥이 필요하고, 하늘에서는 바퀴나 바닥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이것은 산업을 접근하는 가장 큰 차이점으로 나타난다. 산업의 종사자가 어느 곳을 통해서 산업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기본적 물음과 동일하다. 예를 들어 통신기술을 각 분야에 접목한다고 할 경우, 육지는 개개인 중심의 통신기술을 필요로 한다면, 바다는 Hall 또는 Room 중심의 통신서비스가 필요할 것이고 하늘에서는 비행기 전체에 대한 통신기술을 필요로 할 것이다. 육지의 통신기술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바다와 하늘의 통신기술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양산업(Ocean Industry)은 해양의 창(Ocean’s Window)를 통해 바라봐야만 한다.
해양산업에 대한 다음의 내용과 같이 제안을 하고 싶다. 첫번째는 육지산업(Land Industry)의 많은 중견, 중소기업이 해양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육지산업(Land Industry)에서의 IT산업이 해양산업과 융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번째는 다양한 형태의 해양금융산업이 필요하다.
육지산업(Land Industry)의 중견, 중소기업이 해양산업에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진입을 위해 누구와 논의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양산업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접할 수도 없다. 국내의 중견, 중소기업은 산업화를 통해 많은 성장을 해 왔고, 많은 기술을 축적해 왔으나 그 기술의 사용처를 해양분야에서는 거의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해양산업의 대기업이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육지의 중견, 중소기업을 발굴하여 우수한 기술이 해양산업에 접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IT산업과의 융합도 필요하다. 국내 IT산업은 세계 최고의 수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명공학기술(BT, Biotechnology), 환경기술(ET), 문화기술(CT)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하고 있다. 이제는 해양공학기술(OT, Ocean Technology) 산업과 본격적으로 융합할 시점이 온 것 같다. 우수하고 다양한 IT기술이 해양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해양산업의 기업들과 IT기업들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해양금융산업이 필요하다. 해양산업에는 선박금융이 있고, 은행 중심의 자금지원 등이 있으며, 보증기관의 보증 등이 있으나 해양산업의 중소기업에게는 지원의 한계가 보이는 것 같다. 이제는 투자, M&A와 같은 해양산업 중소기업과 직접 접촉하고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의 금융산업 진입이 필요하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5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