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편집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생명의 설계도'를 자유자재로 재가공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다.
유전자 편집은 유전체의 특정 위치에서 자유자재로 DNA 구조를 변화시키는 기술을 총칭하는 것으로, 인공 DNA 절단 효소인 '유전자 가위'는 그 중 대표적 기술로 크리스퍼(CRISPR)로 알려진 3세대 유전자 가위는 2015년 과학전문 주간지 사이언스가 혁신기술 1위에 선정할 정도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바이오 기술로 각광 받는다.
8일 특허청에 따르면, 유전자 편집 활용기술을 중심으로 동식물의 유전자 교정을 가능케 하는 유전자 편집 관련 특허출원이 최근 크게 늘었으며 2008년 이후 지난 10년간 15배 증가했고, 최근 3년간 출원 건수는 이전 3년에 비해 78% 늘었다.
유전자 편집기술이 생물체를 새로 디자인하는 기술인 '합성생물학'과 접목되면서 출원 건수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출원인별 동향을 보면 내·외국인 출원 건수가 각각 138건(41%)과 159건(59%)으로 외국인 출원 비중이 더 컸다.
내국인 출원은 대학 및 연구소가 68%로 기업체(32%)보다 2배 이상 많지만, 외국 출원인은 기업체 출원이 57%를 차지했는데 외국 연구자들의 경우 다수가 기업체를 설립하고 다국적 제약회사의 자금을 지원받아 연구 개발을 수행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술 분야별 동향을 보면 유전자 편집의 플랫폼(기반) 기술 관련 출원은 제3세대 유전자 가위가 처음 개발된 2012년 이후 급증해 2014년에 출원 건수가 정점에 도달한 뒤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유전자 편집 응용기술 관련 출원은 2012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했으며 유전자 편집기술 관련 연구 방향이 실제 질병 치료나 생물 재설계에 적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국 출원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유전병이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국산 기술 개발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신경아 특허청 바이오심사과장은 "유전자 편집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바이오 분야 핵심 기술"이라며 "한국은 유전자 편집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만큼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응용기술 개발과 함께 특허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