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008년 대금융위기 이후 주춤하던 미국 기업 최고경영진의 보수가 치솟으면서 일반 직원들과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 관련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가 지난 8월16일 발표한 ‘2017년 치솟은 최고경영진 보수’를 보면, 매출기준 미국 상위 350개 기업의 최고경영진의 2017년 연평균 보수는 1890만달러(약 200억원)으로 일반 직원의 평균 보수 5만4600달러(약 6400만원)와 312배의 격차를 보였다.
스톡옵션(주식매추청구권) 행사를 기준으로 계산된 이 격차는 2000년 344배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대금융위기 이후 2009년 188배로 낮아졌다가 270~284배를 맴돌았다. 최고영영진의 연간 보수에는 급여, 스톡옵션, 상여금 등을 포함한다.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부여한 기준으로 계산한 격차는 2017년 221배였다. 회사 주가의 상승으로 스톡옵션을 행사해 최고경영진이 벌어들인 수입으로 인해 일반 직원과의 보수 격차가 90배 더 벌어진 것이다.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수입 급증의 영향 등으로 최고경영진의 보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17.6%나 올랐으나, 일반 직원의 평균 보수는 1.8%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최고경영진과 일반 직원의 보수 격차는 시기별, 시대별로 큰 차이가 난다. 시기별로는 1965년 20 대 1, 1989년 58 대 1, 1995년 112배로 완만히 상승하다 2000년 344배로 급등했다. 시대별로는 격차 증가율은 1966~1978년 10배, 1978~2000년 314배, 2000~2009년 -32배, 2009~2017년 45배였다. (위의 표 맨 오른쪽 열 참조) 최고경영진과 직원의 보수 격차 확대는 주주 자본주의의 주요한 폐해의 하나로 꼽혀왔다. 주주 자본주의는 1970년대 중반 등장해 1980년대 본격화했다.
2017년 이 격차가 대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미국 사회에서 자산과 소득 불평등 개선을 위해 주주 자본주의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은 자사주 구매 이후 3년 간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사회 이사의 40%를 근로자가 선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책임자본주의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