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은 북한의 정치적 안정성과 동북아 국제정치의 지원이 핵심
미중분쟁 등 국제정세를 고려할 때 남북관계개선은 빠른 성과가 가장 중요해
<커버스토리1-남북경협-국제정치가 남북경협에 미칠 영향>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대감에 벌써 들썩거린다. 파주지역의 땅값이 요동친다.
다만 남북경협의 핵심은 당연히 정치적 안정이다.
북한의 노력에도 대북투자는 쉽지 않았다. 정치적 불안 때문이다. 그간 이뤄진 대부분의 대북투자들은 중단된 상태다.
올해 1월1일, 남북관계개선과 평창올림픽 참여의사를 밝힌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 동북아 국제정세는 돌변했다.
지난해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특히 ICBM의 성공여부가 논란이 된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지난해 7월 2차례 미사일 발사, 11월29일 화성-15형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몰아넣었다.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설전은 외교적 수사의 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협상테이블로 올려놓자마자 상황은 역으로 굉음을 내며 치닫기 시작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2월), 남북정상회담(4월), 그리고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6월), 4차 남북정상회담(6월)이 개최되며 지난 1980년대 북한의 핵개발선언, 1차 핵실험(1996년)이후 이어져온 한반도의 핵전쟁위협은 한꺼번에 북핵위기를 당장이라도 끝장낼듯한 기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김정일 위원장을 “아주 스마트하고 결단력이 뛰어난 지도자”로 높이 치켜세우고 있다.
다만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세간의 기대를 저버린 듯 아쉬움을 남겼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는 컸으나 트럼프의 사전 허세가 너무 강력했던 탓이다.
우선 CVID를 못박지 못했다. 처음부터 어려운 과제였다. 트럼프의 과도한 트윗만 아니었어도 지금 같은 부담감은 갖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명백한 비핵화프로세스가 합의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북미정상회담이후 두달여가 지났지만 아직 성과가 적다. 미국은 한미군사훈련의 잠정중단의사를 밝혔고 북한은 미군 유해송환을 시작했다. 북핵 미사일발사장의 폐기도 약속했다. 그러나 왠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이에 미국정가나 일본, 국내 보수진영에선 역시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편에선 벌써 속았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의 목소리들이 아주 크지는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 남북, 북미 관계개선의 속도가 빨랐고 상당부분 합의가 이뤄졌다는 분석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과도하게 비난했다간 여론의 반발, 특히 갑작스런 진전으로 난관에 직면할 수 있다. 그만큼 보수진영이나 미국의 반트럼프진영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비난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초미의 관심사인 북미간 비핵화논의는 어디까지 진전된 것일까?
미국과 북한, 어느 곳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직전 시리아식 해법을 발언했던 미국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온건파로 돌변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에게 주도권을 내준 것처럼 보인다. 볼턴은 북미정상회담에 배석했지만 시리아발언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은 북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다. 남북정상회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상회담 전날 늦은 시간까지 실무자들은 협의를 계속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결과를 높이 치켜세웠다. 그리고 김 위원장을 크게 칭찬했다. 그러나 이후 비핵화로드맵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을 방문했지만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북한은 이어 미국의 성의 없는 대화자세를 비난했다. 비핵화논의만 제시하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전 일괄타결방식을 포기하고 중장기적인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말로 협상의 난점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정상간 합의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 평했다가 오히려 북한에게 비난을 받기조차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흐름은 북한의 비핵화는 되돌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다만 북미간의 협상은 일정한 시간을 요한다. 북미협상은 미국이 단계별로 얼마만큼의 선물을 북에 줄 수 있는가이다. “Give & Take”가 필요하다.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총괄을 맡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의회승인 변수가 있다. 따라서 그의 결정엔 항상 단서가 붙을 수밖에 없다.
북이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보수진영에선 잠정 한미군사훈련 중단도 매우 큰 선물이라며 여전히 북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 핵미사일 발사장 폐기, 미군 유해송환, 남한과의 이상가족상봉, 남북한 군장성급 실무회담 등 필요한 조치를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북한의 협상관습은 상황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워낙 사안이 복잡하고 많은 탓에 실무중심의 명료한 협의를 선호하는 미국에 비해 북한은 지루한 협상전술을 구사한다. 과정자체가 명쾌하지 않고 임기응변, 특히 지루한 시간끌기가 항상 존재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7일 평양을 방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의 협의에서 지쳐버린 듯하다. 명쾌한 요구나 요구사안에 대한 수락 아니면 반대 답변이 아니라 협상에 임하는 과정과 태도를 갖고 지루한 협의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답도 없이 끝나려는 순간 김 위원장의 친서가 주어졌다. 트럼프는 이를 공개해버렸다. 아주 예의바르고 양자합의에 대한 존중, 향후 신뢰감이 절절히 배어있다. 협상스타일이 너무 다르다.
그리고 아직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이는 어쩔 수 없다.
북한은 미국의 CVID 요구중에 특히 Irreversible(불가역적인)에 대한 반발심이 강하다. 이는 현실적으로 북한이 추후 핵개발을 할 수 없도록 미국이 감시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내용은 불시의 사찰과 핵개발자들에 대한 감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으로썬 거의 발가벗겨진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1인중심의 집단지도체제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1인 즉 김 위원장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북한 지도층을 구성하는 권력 엘리트집단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어야한다. 따라서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지점은 김정은 위원장은 그것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충분한 보상, 즉 북한이 체재안전을 보장받고 경제적 개혁개방을 할 수 있다면 완전한 비핵화를 수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북미간 비핵화협의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북핵이슈엔 사면초가였다. 그는 그때 참모진들에게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자조했다고 한다. 그만큼 한국은 국제정치에서 약소국이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이 무색하다. 이유는 자명하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세계 패권을 다투는 G2와 핵강국, 세계3위 경제강국에 둘러 쌓여있기 때문이다. 올해 문 대통령은 지난해 조롱거리였던 한반도 운전자론을 나름 현실화시켰다. 그렇지만 한국의 국제정치적 위상이 단숨에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긴 어렵다.
그만큼 한국은 국제정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U와 더불어 세계정치를 좌우하는 동북아 패권국들의 이해관계는 여전히 한국에겐 아킬레스의 건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안정이 필수요소인 남북경협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그간 적지 않은 경제개방조치들을 시도했다. 그러나 번번이 정치적 불안정성에 발목이 잡혔다.
따라서 남북경협은 북한의 정치적 안정성, 이를 뒷받침하는 동북아 국제정치의 지원이 핵심이다.
동북아 국제정치는 지난해 북핵 위기로 요동쳤다. 그리고 세계를 흔들었다.
2018년은 세계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대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다. 마찬가지로 세계를 흔들고 있다.
따라서 남북경협의 미래는 남북한을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치정세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이에 남북경협의 핵심 환경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 북한내 환경,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둘러싼 미국정치,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미국과 중국은 이제 명백한 패권전쟁의 길에 들어섰다.
이들은 남북관계, 특히 통일과 관련해선 오히려 남과 북보다 지분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둘은 세계사에 보기 드문 경제전쟁을 치루고 있다.
세계적인 군사강국인 이들이 서로 퍼붓고 있는 관세혈전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한다. 환율전쟁까지 옮아가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일본을 20여년간 장기불황으로 몰아넣은 플라자합의(Plaza Agreement. 달러화강세를 시정하려는 G5회의.1985년)의 기억마저 되살리고 있다.
‘G2’ 패권전쟁이라는 명칭엔 이론이 적지 않다.
지난 2011년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미중 패권경쟁과 관련, 유명한 논쟁이 있었다. 21세기 중국의 부상이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은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교수가 대표적이다.
반면 중국이 역부족이라는 논리는 헨리 키신저 박사가 주도했다.
2012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리더십 컨퍼런스에선 퍼거슨 교수와 조지 프리드먼 박사가 맞붙었다. 토론 이후 조사에선 2050년엔 중국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논쟁의 핵심은 과연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힘을 갖고 있는가이다.
미국이 여전히 G1이라는 주장은 엄청난 군사력 격차를 강조한다.
군사비지출규모에서 중국은 미국의 1/5에 불과하고 해군력과 핵전력에서 여전히 비교가 되지 않는다. 중국이 앞선 것은 거의 군인의 숫자뿐이다. 중국은 약 230만명의 군을 보유, 세계 최대규모다.
물론 핵전력만 보면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가 여전히 미국의 가장 강력한 상대다.
2017년 기준 핵탄두 보유량은 러시아가 6,850기로 1위, 미국은 6,450기로 2위다. 비슷하다. 반면 4위 중국은 280기를 보유하고 있다. 차이가 크다.
그러나 러시아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력이 너무 떨어졌다. GDP순위에서도 한국보다 근소한 차로 11위다.
이들은 바로 엄청난 군사력 격차, 그리고 중국경제의 버블, 정치적 불안요소 등을 제시하며 중국은 미국을 결코 따라올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중국의 부상은 놀랍다. 지난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정책 이후 중국은 10%이상의 성장을 유지했으며 지난 2010년 일본을 누르고 GDP 세계 2위의 국가가 되었다.
세계 GDP순위를 보면 중국의 부상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과는 여전히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일본도 멀찌감치 따돌렸다.
IMF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의 GDP는 약 20조 4,128억 달러다. 단연 1위다. 2위는 중국으로 14조 925억 달러다. 미국에 30%정도 부족하다. 그런데 3위 일본(5조 1,670억 달러)에 비하면 거의 3배다. 4위는 독일(4조 2,116억 달러). 한국은 12위로 1조 6,932억 달러다. 중국에 비교하면 1/8에 불과하다. 중국은 최근 7% 성장률로 내려앉았지만 평균 10%대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한다는 주장은 바로 이 지점이다. 중국은 근대국가로써 우선 엄청난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통계상 14억 정도지만 15억이 넘는다는 평이다. 국가면적도 미국보다 조금 작은 세계 4위다. 여기에 경제력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패권에 대한 의지다.
시진핑은 지난해 10월 당대회에서 후계자지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장기집권체재를 구축했다. 덩샤오핑의 집단지도체제는 전환 이후 고작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習近平 )지명까지만 명맥을 유지한 셈이다. 그런데 시진핑은 자신의 생각을 모택동 사상과 같은 반열로 격상시켰는데 실제 그의 ‘시진핑 사상’은 ‘중국몽(中國夢)’, ‘일대일로’가 대표하는 것처럼 사상이라기보다는 중국의 패권이론이다.
그간 중국은 아시아패권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미중 패권전쟁은 이러한 중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태도가 중요하다.
지난 1972년 미국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키신저 장관의 핑퐁외교를 통해 죽의 장막을 걷어내더니 기어이 1978년 미중수교를 이끌어냈다. 미소 냉전에선 1990년대 초반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를 계기로 소련을 해체시키고 세계패권을 거머쥐었다. 경제력으로 치고 올라온 일본의 도전도 플라자합의로 가볍게 제처 버렸다.
그런데 미소냉전, 미소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미국의 도움으로 개혁개방에 나선 중국이 이제 문제다.
덩샤오핑은 1989년 천안문사태 이후 집단지도체제의 도입과 더불어 개혁개방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은 엄청난 노동력을 기반으로 세계 제조기지전략을 통해 경제기반을 다지고 막강한 국가자본을 근거로 개발독재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도 놀랍지만 군사력 증강도 본격화했다. 군비는 매년 경제성장률의 거의 2배다. 매년 10%이상의 국방비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군사비지출규모는 전체 예산의 약 3.3%로 세계평균 3.5%에 못 미친다. 다만 절대적 규모가 압도적이다.
미국은 21세기에 들어 중국의 부상과 패권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 교수의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외교정책론의 바이블로 꼽히는 ‘Essence of Decision’의 저자로 “투키티데스의 함정”을 역설한다. 패권국과 패권을 위협하며 부상하는 국가는 서로에게 더욱 큰 위협을 느끼게 되며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는 BC 5세기 그리스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이자 장군 투키디데스가 저술한 역사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근거한다. 기원전 5세기 기존 맹주였던 스파르타는 급격히 성장한 아테네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결국 지중해의 주도권을 놓고 전쟁을 벌인다. 투키디데스는 이 전쟁의 원인이 아테네의 부상과 이에 대한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앨리슨 교수는 지난 500년 동안 이런 상황이 16번 발생했으며 그중 12번이 전쟁으로 귀결됐다고 설명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17번째 사례라는 것이다. 앨리슨 교수는 역사에서 보듯이 미국과 중국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미중 패권대립은 전쟁으로 이어질 것인가?
당장 미중은 엄청난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다. 전장은 무역과 환율이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역조는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천 752억 달러로 전체 무역적자의 67%에 육박한다.
미국은 지난 4월, 화웨이, ZTE등 중국업체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화했다. 의회 상원 청문회에서 중앙정보국과 국가안보국 등 6개 정보기관 수장들은 해킹가능성을 우려하며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업체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상원의원들도 화웨이나 ZTE 통신 장비를 구매하거나 임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 상무부는 일단 ZTE 경제제재를 풀어주기로 했지만 벌금은 무려 1조 7백억원이다.
이어 관세폭탄을 터뜨렸다. 트럼프는 지난 7월6일,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340억 달러(약38조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들 제품에 25%의 고율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관세폭탄을 연이어 투하중이다. 대상도 정보통신과 로봇공학, 항공우주 등 중국의 전략분야인 첨단 제조업이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 관세에 나서면 2천억 달러, 3천억 달러 등 모두 5천억 달러의 추가 관세부과도 검토중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 5,056억 달러를 수입했으니 거의 100%다. 상상을 초월한 관세장벽이다.
이에 중국은 같은 규모로 미국산 제품 540여개 품목에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중서부 농업 지대를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분노를 표출했고 관세전쟁불사를 선언했다.
관세전쟁은 환율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EU에 환율조작국 지정을 경고했으며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조치를 시사했다. 이후 미국 달러 강세로 이어지자 환율전쟁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이러한 미중의 경제패권전쟁은 치킨게임양상이다. 양국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경제는 완전고용 수준으로 안정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무디스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될 경우 2019년말까지 미국내 일자리 14만 5천개가 사라질 수 있으며 국내총생산도 0.34% 줄어들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관세보복에 따른 농가피해를 막기 위한 구제책도 서두르고 있다.
미국과 비교하면 중국의 상황은 더욱 안좋다. 성장률이 연간 0.3% 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이며, 무역 갈등 고조로 소비자 수요를 비롯한 중국 경제 기반이 약해지면 신용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2018년 북한 비핵화와 함께 최대 이슈로 부상한 미중 경제전쟁은 남북경협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까.
일단 부정적이다. 미국은 세계패권국으로써 중국에 대한 제재와 포위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역시 세계패권을 향한 중국몽을 숨기지 않는다. 이들은 앨리슨 교수의 주장대로 투키티데스의 함정에 빠져들었다.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전쟁은 역부족이라는 판단은 이미 의미를 잃은 듯하다. 힘의 차가 크든 작든 이미 거대 공룡간의 패권다툼은 심화되고 있다.
특히 2012년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장관은 태평양시대를 선언했다. 중동우위의 세계정책을 수정, 아시아중심의 세계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이전한다는 것이다. 베트남과의 군사협력 등 중국과 불편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군사협력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한가운데 중국이 있다. 14개국과 국경선을 맞댄 중국 역시 센카쿠열도 분쟁 등 아시아패권을 향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으로써는 북한의 정치군사적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선언한 1980년대부터 비핵화를 종용해왔다. 북한의 핵개발은 중국으로써도 부담이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는 중국도 찬성이다. 그런데 북한이 구상하는 비핵화 이후는 중국의 관심이 몰릴 수밖에 없다. 북미관계가 베트남처럼 경제협력관계를 넘어 군사협력관계로 이어진다면 치명적이다. 시진핑은 집권이후 대면조차 꺼려했지만 올해들어 김정은 위원장과 수차례 만났다. 만날 때마다 혈맹을 과시했다. 비핵화에 대한 명분을 쌓으면서 북중 정치경제협력관계 강화의지를 명백히 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북중정상만남에 예민한 것은 당연하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전쟁에 단호히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부담스럽다. 성장기조가 꺾인다면 그동안 숨어있던 부동산, 금융, 기업 재무건전성 등 경제이슈들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특히 비핵화이슈엔 미국과의 공조를 유지하려고 한다. 다만 종전선언 등 북한문제에선 이해당사자로써 참여하고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따라서 남북관계개선, 특히 비핵화와 남북경협의 관점에선 보다 빠른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중패권다툼은 북한문제에 한정 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향후 외형적 굴곡은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정책은 이전과 다르다. 그간 미국외교가 추구해온 합리성과 다자간 협의, FTA확대를 통한 세계주의는 중국에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감하게 이러한 틀을 깨고 있다. 그럼에도 대중국정책의 기조는 유사하다. 그리고 더욱 노골적으로 미국의 이해관계, 특히 경제적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 한다.
당장엔 한국의 입장에선 비핵화 관련, 트럼프의 정책이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미중패권다툼은 세계 초강국간의 대결이다. 쉽게 그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스피드가 중요해진다.
김정은 위원장의 개방의지와 리더쉽
김정은 시대를 가늠하는 캐치프레이즈는 ‘세계화’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은 이전과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르다.
형태는 유사한데 핵심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을 이해하는 키(Key)다.
이는 당연히 바뀌어진 주변정세를 반영한다.
여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개혁개방정책이 갖는 방향을 찾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적합하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은 숨막히는 체제경쟁과 생존의 틈바구니에 놓여 있었다. 따라서 그들의 개혁개방은 남한과의 체제경쟁, 혹은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개방이라는 상상조차 못한 국제환경의 변화속에 이뤄진 생존정책의 하나였다. 따라서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26세에 후계자 지명을 받고 29세에 정상에 등극했다.
안정적 집권기반을 구축한 그는 보다 장기적이고 새로운 국가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그는 변화된 국제정세와 세계경제환경에 맞춰 새로운 발전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즉 정상국가로써의 발전전략이고 그 형태는 중국이나, 베트남, 싱가포르 등 자본주의적 경제개방정책을 취한 국가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대대적인 변혁이다.
김 위원장은 경제발전, 핵개발 병진노선을 주장해왔다.
핵개발은 선대의 유훈이다.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려져 있다. 더욱이 핵개발은 북한으로썬 매우 중요한 선택이었다.
1980년대 김일성 주석은 핵개발을 선언했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은 정권생존을 위한 핵개발을 감행하다 좌초됐다. 김일성 주석은 70년대까지 경제 체재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으나 경제경쟁에서 남한에 뒤쳐진데다 우방, 혈맹으로 여기던 중국과 소련의 큰 변화에 직면했다.
결국 1990년대 북한은 최고의 위기를 겪게 된다. 미국과 수교한 중국의 개방노선은 급기야 한중 수교까지 이어졌고 소련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로 붕괴됐다.
나름 핵개발은 경제위기와 불안정한 세계정세, 통상군사전력 열세를 돌파할 수 있는 카드였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연이은 흉년은 이른바 ‘고난의 행군’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1996년 1차 핵실험을 통해 북한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다.
김정일 위원장은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10차례 이상 중국을 방문하고 한국과 세계에 손을 벌렸다. 미국에게도 끊임없이 구애했다.
그러나 어느 것도 손에 쥘 수 없었다. 한국과 미국은 수시로 정권이 바뀌면서 연속성이 떨어졌고 중국은 사실상 북한을 멸시했다.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 6자회담 등 다자간 국제협의체가 가동했지만 북한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 발목을 잡았다.
결국 북한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핵실험이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이후 핵미사일을 빠른 속도로 개량했다.
지난해 11월29일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는 많은 의미를 함축했다.
이삼성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보유 핵탄두는 파괴력이 미국에 한참 못미친다.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보유량은 약 250~500kg정도이며 2020년까지 예상탄도수는 50~100개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미사일개발에 역점을 두었다. 1980년대부터 개발된 북한의 핵미사일은 SRBM(Short Range Ballistic Missile. 1천km이하)이다. 그런데 북한은 2017년, MRBM(Medium Range Ballistic Missile. 1,000~3,000km), IRBM(Intermdeiate Range Ballistic Missile.3,000~5,500km)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le:SLBM)까지 구축했다.
이는 미국의 예상보다 2년이상 빨랐다.
더욱이 북한은 2017년 7월4일과 28일, 화성-14형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의 ICBM성공 여부는 논란이지만 미국방부는 사실상 ICBM급임을 인정했다.
미국의 대표적 정보지 ‘38노스’는 여전히 더 많은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지만 대체적으로 북한의 ICBM급 핵미사일 개발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군은 핵탄두도 500~600kg급으로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해 11월29일, 화성-15형 ICBM을 가장 높은 각도로 쏘아올렸다. 이어 “정점고도 4,475km, 사거리 950km를 53분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선포했다. 사정거리, 대기권재진입 등 ICBM성공 관련 다양한 이슈를 잠재우는 듯한 위세였다.
핵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미국 워싱턴 DC에 이를 수 있다고 평가한다. 유럽으로치면 영국 런던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논란은 남아 있지만 김일정 주석의 핵개발선언 이후 김 위원장은 미사일개발을 통해 세계를 핵으로 위협할 수 있는 ICBM개발까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듬해 1월1일 신년사에서 비핵화를 선언한 셈이다.
김 위원장의 갑작스런 돌변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은 크게 2가지 이슈를 낳고 있다.
하나는 이렇게 힘겹게 쌓아올린 핵보유국 위치를 정말로 포기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 권력이 개혁개방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가다.
여기에 남북경협의 성사여부가 달려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의지는 어느 정도 확인됐다. 그는 수차례 공언했듯이 그만큼의 대가가 주어진다면 비핵화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개발 핵병진노선에서 그의 방점은 경제개발이 보다 위다. 다만 체제보장은 미국으로부터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핵개발에 가려져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경제개혁, 개방조치들을 취해왔다. 덕분에 연 3%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왔다.
그렇지만 북한의 경제는 저개발 상태다.
농업, 수산업등 1차산업분야와 제조업분야의 개혁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조악한 수준이다. 유통 등 서비스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환경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자본주의적 변혁, 효율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개혁이라기보다는 개발이 필수적이고 개방은 이를 수행하는 핵심 과제다.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보수진영에선 1인 독재, 전체주의체제를 주장한다. 반면 진보진영에선 집단지도체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진보진영조차 통상적인 집단지도체제라고 주장하기엔 권력이 1인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못한다.
미국의 북한특사역할을 해온 박한식 교수는 북한을 신정체제에 비유한다. 무장항일운동을 주도한 김일성 주석이 사회, 문화 등 전체 국가를 종교처럼 규율해왔다는 것이다.
즉 스탈린의 공포정치를 대체한 니키타 후루시초프의 집단지도체제나 10년 집권시스템을 무력화한 시진핑의 집단지도체제라도 1인 권력 집중현상은 불가피하다.
중국, 소련 공산당의 당헌당규에는 1인 권력을 제한하고 집단지도제체를 규정하는 당헌당규가 존재한다. 그러나 통치관행은 이를 무색하게 만든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기대응 ‘선군사상’을 다시 당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권력체계를 공고히 했다. 김일성의 항일투쟁세력이 북한내 종파투쟁을 거치면서 구축한 권력엘리트 집단내에서 안정적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권력엘리트는 혁명1세대(항일무장투쟁세대), 혁명2세대(6.25전쟁세대), 혁명3세대(고난의 행군세대), 혁명4세대(현재)로 흔히 구분된다.
김 위원장 시기 북한의 최고 권력층은 혁명2세대로 빠르게 이동했다. 나이에 따른 자연스런 승계와 김 위원장 중심의 개편이다. 최용해 노동당부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이들은 주로 당과, 군, 행정부 요직에 두루 배치됐다.
그런데 북한에선 당의 전통사상, 이념인 마르크스 레닌주의, 주체사상, 선군사상이 보수적 사고를 대표한다. 혁명3세대까지 익숙한 사상이다.
그러나 혁명4세대 그룹들은 아주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개방의 경험을 갖고 있다. 더욱이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노동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같은 세대다. 이들에겐 개혁, 개방의지가 강하다.
김 위원장의 현장 지지층은 바로 이들이다.
그는 혁명2세대, 3세대를 아우르면서 현장지도를 통해 혁명4세대를 통한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그의 세계화노선에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그와 함께 성장한 혁명4세대가 중심이 된다. 그래선지 최근 북한의 행정개편은 광범위하다는 평이다.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진출하고 행정체계가 바뀌면서 업무처리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비핵화협상의 와중에도 현지지도에 여념이 없다. 개방의 시기에 외부의 체제안전 못지 않게 내부결속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전문가들의 입장은 김 위원장 체제로의 전환이 안정적이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현재까지 최고 권력엘리트집단내의 권력안정화를 이뤄냈으며 광범위한 현지지도를 통해 체제안정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개방이 급격하게 이뤄졌을 때 북한내 변화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정치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방향과 의지는 명백하다. 일관성이 있다. 어렵지 않고 쉽다.
한마디로 미국중심(America First)이다. 현재 미국은 G1이다. 단일 세계패권국가다. 이 힘을 이용해 미국민들의 이해를 보호하고 관철시킨다는 것이다. 정치군사적 힘을 경제적 이해관계에도 반영시키자는 것이다. 그는 이를 러스트벨트(Rust Belt) 등 경제위기로 힘겨워진 백인노동자층 등 미국 국민들에게 호소했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의 당선은 미국 국내정치뿐만 아니라 대외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뉴욕이나 LA등 미국을 대표하는 대도시와 지식인들의 조롱, 언론의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자들을 공격하며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는 정책으로 일관한다.
미국은 버락 오마마 대통령 시절까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고립주의를 벗어난 뒤 다자간협상과 합리적 협의라는 미국의 명분을 유지해왔다. 결과적으로 북핵이슈에는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일관했다. 신뢰할 수 없는 북한에겐 6자회담 등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다르다. 그는 세계곳곳에서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미국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 한다. 명분보다는 실리다. 특히 중국과 관련, 노골적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북핵이슈는 묘하게 트럼프와 결합되었다.
그는 이란과의 핵협정을 무효화하면서 유럽과도 마찰이 심화되는 등 외교정책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국내정책과 외교정책에 대한 비난에도 2018년 그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바로 북한 비핵화이슈와 대중국 경제압박이다.
그의 지지율은 45% 정도다. 높지는 않지만 지난해에 비해 약 10%상승했다. 올초에 비해서도 5%정도 높다. 특히 경제정책에 대해선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는 오는 11월 상하 양원 중간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현재 양원은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하원 그리고 상원까지 우위에 선다면 그에겐 치명적이다. 그를 둘러싼 악재들이 몰아닥칠게 자명하다. 재임은커녕 레임덕에 시달릴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그는 중국 경제압박을 강화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북한의 지연전략에도 김 위원장을 치켜세우고 장밋빛 미래를 장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폭탄과 환율조작국 지정압박으로 중국을 밀어붙이면서 동시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비난한다. 11월 중간선거를 가늠할 두가지 이슈가 모두 걸려있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은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않고 있다. 공화당내에도 비판세력이 존재한다. 북한과의 협상에 큰 걸림돌이다. 유엔제재해지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다양한 제재가 의회와 연관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지난 4월 해임했다. 그리고 CIA 마이크 폼페이오 국장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했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매파의 손을 들어준 듯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변화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서훈 국정원장의 파트너였다. 서훈 원장은 10여차례 폼페이오 국장을 만났다고 전해진다. 그는 북한과의 비핵화협상을 이끌어내면서 동시에 미국을 설득했다. 결국 미국의 정책변화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훈으로부터 북한의 의지를 확인한 폼페이오는 올초 북한비핵화가 핵심이슈로 부상하면서 결국 적임자가 될 수 있었다.
따라서 폼페이오장관은 북한과 관련 더 이상 매파가 아니다. 트럼프는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강경한 입장도 제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로 갈 이유가 없다. 10월까지 최대한 북한을 압박하고 어르면서 최고의 선물을 받아내려 할 것이다. 그리고 데드라인은 10월이다. 중간선거전이다.
결론 미국의 중간선거전 종전선언 및 비핵화로드맵 구체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모든 정치생명을 걸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대선개입 관련 뮬러 특검과 각종 성스캔들, 인사문제와 외교정책 모든 이슈에서 사면초가의 신세다. 현재 그의 지지율을 받쳐 주는 것은 비핵화이슈다.
따라서 그는 10월까지는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가시화해야 한다. 아니 10월쯤을 겨냥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비록 의회의 승인절차가 남아 있더라도 그는 과감하게 치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양보절차를 최대한 받아내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소위 러스트벨트에 대한 지지를 더욱 끌어 올릴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역시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매일 아침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확인한다고 한다.
그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 지도자들이다. 이 둘의 지지가 굳건할 때 김 위원장은 자신의 목표를 과감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그렇다면 8월과 9월은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는 세계 여론을 조금씩 우호적으로 바꾸어야한다. 다소 정체된 듯이 보이지만 북한은 남한과의 이산가족상봉, 장성급회담, 미국 유해송환 조치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압박은 김 위원장이 받을 수 있는 선물의 크기를 키울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남북관계 진전에 부담이다. 비핵화를 위해선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중국은 북한과 혈맹관계였다. 김일성 항일무장군은 국공내전당시 중국공산당을 지원했다. 마오쩌뚱은 6.25전쟁에 참전하면서 아들을 잃었다. 그러나 혈맹1세대는 모두 자취를 감췄다. 게다가 북한은 중국이 미국, 한국과 수교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중국의 무시를 오랜 시절 경험해야 했다. 북한은 중국을 신뢰하기 힘들다. 따라서 이전 중국과 소련을 활용한 것처럼 중국,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 김 위원장은 미국으로부터 체제안전과 유엔제재해제, 그리고 경제개방과 투자유치를 받아내고 중국과 미국의 경쟁관계를 활용하는 것이 소위 정상국가로 발전하는 핵심 전략일 수밖에 없다.
비핵화를 둘러싼 갈등관계는 이제 종착역으로 가고 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향후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449호(2018년 9월)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