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사업비 예산 61% 집행…자동차 개별소비세 6개월 연장
건설경기 부양이라는 손쉬운 관행을 자제한다며 불요불급한 사회간접자본 예산 삭감 등을 내세웠던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태도를 전면 전환한 듯하다. 다만 대상은 달라졌다. 집값 안정 차원에서 아파트 등 주택건설 대신에 철도․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투자와 체육관․도사관 등 생활간접자본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12월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고 30조원이 넘는 대규모 건설투자 프로젝트 내용을 담은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발표했다. 먼저, 기업과 민간, 공기업으로부터 21조9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끌어내고, 내년 초부터 도서관과 체육관 건설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 사업 조기 추진을 위해 8조6천억원의 재정 투자를 서둘러 시행한다.
모든 공공시설을 민간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민간투자사업 대상을 확대하는 등 제도를 개편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도로․철도․터널․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임대형 민자사업(BTL), 수익형 민자사업(BTO) 형태의 민간투자 6조4천억원을 끌어내기로 했다. 이로 인해 위례~신사선 철도(1조4892억원), 오산~용인 고속도로(9714억원), 승학터널(5110억원) 공사가 빨라지게 된다.
BTL(Build Transfer Lease)은 민간이 공공시설을 지은 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임대료 명목으로 공사비와 이익을 분할 상환받는 방식을, BTO(Build Transfer Operate)는 민간이 시설을 준공해 정부에 소유권을 양도한 뒤 일정 기간 직접 운영하면서 사용자로부터 이용료를 받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을 뜻한다.
생활 사회간접자본 중심의 공공투자도 9조5천억원이 풀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도서관, 체육관 등을 짓는 8조6천억원 규모의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 구축 사업은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에 예산을 배정하고 국고보조율을 높여 조기 추진한다.
신속한 행정절차 처리 등을 통해 6조원이 넘는 기업투자 프로젝트의 조기 추진도 이뤄진다. 현대차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3조7천억원을 들여 지으려는 105층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대한 수도권 정비위원회 심의를 내년 1월 마무리하고, 이르면 상반기 착공하기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1조6천억원 규모의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5천억원 규모의 서울 창동 케이팝 공연장, 2천억원 상당의 자동차 주행시험로 건설공사도 서둘러 진행된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사업비 예산은 내년 상반기 안에 역대 최고치인 61%를 집행하기로 했다. 내수 촉진을 위해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기간도 6개월 연장한다. 최저임금 속도 조절을 위해 2월까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해 2020년부터 적용하며, 주 52시간제 보완을 위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완료될 때까지 노동시간 단축 계도기간 연장도 검토한다.
또한,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와 관련해서는 이해관계자 상생방안을 마련해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의미하는 빅딜을 통해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차량공유 등을 위한 규제혁신방안은 이달 내 마련한다. 자동차, 조선,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방안과 자영업자대책도 이달 안에 내놓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광, 보건, 콘텐츠, 물류 등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전략을 수립한다.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를 위해 2020년으로 계획했던 한국형 실업 부조 도입도 내년으로 앞당긴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