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이 2년 만에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며 세계 자동차시장도 내년에 0.1% 성장에 그쳐 수출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이보성 소장은 2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주최한 포럼에서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볼륨차'급 신차 출시와 개소세 인하 효과로 연간 0.9% 증가한 181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에는 개소세 인하 연장에도 내수경기가 부진하고 하반기에는 올해 판매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1.0% 감소한 179만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2015년 10.4%에서 2016년 0.4%, 2017년 -1.8%로 내리막을 타다 올해 0.9%로 반짝 상승하겠지만, 내년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보성 소장은 "내년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모델 출시가 확대되고 수입차 판매 호조가 지속하겠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 상승과 소비심리 악화 등 부정적 요인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은 올해 중국 시장의 둔화에 따라 연간 9천244만대 판매로 0.2% 증가에 그치고, 내년에도 미국과 유럽, 중국 등 3대 시장의 부진으로 0.1%만 증가하는 정체가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구매세 환원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올해 7월부터 자동차 판매가 감소해 연간 4.1% 감소한 2천315만대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소장은 "중국 자동차 판매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중국은 지속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라 경기나 외부 충격으로 감소할 수 있는 시장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중국 시장은 경기 둔화와 무역갈등 지속에 따라 2천320만대 판매로 올해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미국 시장은 올해 감세에 따른 구매력 향상 등에 힘입어 0.1% 성장하겠지만, 내년에는 금리 인상 지속과 자동차업체들이 판매량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을 택하면서 1.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 시장 역시 올해는 0.8% 성장에서 내년에는 금리 인상 등에 따라 0.2% 감소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 소장은 "내년에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 시장에서 7~8%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 등 3대 시장의 정체라는 부정적 요인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세계 자동차 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정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 시장의 전반적 부진에도 친환경차는 급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EV)의 대폭 성장으로 연간 20% 성장하고 내년에도 중국의 신에너지차 의무생산 규제 시행 등에 따라 18.7% 증가한 401만대 판매로 연간 400만대 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 소장은 "전기차(EV)의 양산화, 대중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라며 "전기차가 정부 보조금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를 벗어나 업체들이 가격 인하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나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