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기자간담회서 ‘보험성 인하’ 적극 해명
[이코노미21 조준상 선임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결정한 ‘보험성’ 금리 인하에 대해 적극 변호하고 나섰다.
뉴스1이 10월21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 총재는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0.4%포인트 정도 내려갔다”며 “부진한 경기를 좀 살리고 워낙 큰 물가 둔화 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렸다”고 밝혔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부진한 경기를 좀 살리고 물가 둔화 압력이 워낙 크니까 또 그런 면에서도 둔화되는 압력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그런 목적으로 금리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를 낮췄을 때 금융안정 차원에서는 부채가 늘어나거나 자산가격을 올리는 문제가 있다”며 “대표적 자산가격이 부동산자산가격인데 이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모두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 조사국이 이곳으로 오기 직전 분석을 했는데 (우리나라가) 중국과 미국 양 당사국을 빼고는 미중 무역분쟁의 가장 큰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 거시계량모형(BOK12)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무역경로와 불확실성 경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4%p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는 것이다. 무역경로를 통한 하락폭은 0.2%포인트, 불확실성 경로를 통한 영향은 0.2%포인트로 각각 추산됐다. 무역경로 영향은 관세부과가 중간재 수출을 직접 제약하고 미중 두 나라의 내수 둔화로 수출이 줄어드는 것을, 불확실성 경로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소비 등 기업과 가계의 심리가 위축되는 것을 뜻한다.
이 총재는 “언론에서 자꾸 외부 탓 한다고 하는데 올해 성장률 둔화는 진짜 대외요인 악화한 탓이 크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더해 반도체 경기회복 지연이 성장 둔화의 가장 큰 요인이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경기회복의 관건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는 미중 무역분쟁이 주는 두 가지 경로의 영향 중 불확실성 경로를 완충하기 위한 ‘보험성’ 차원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선 “막상 불황이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일 수 있는 게 중앙은행”이라며 “재정당국은 시간도 걸리고 의사결정까지는 국회라는 것도 있고 해서 언제나 불황 징후가 오면 가장 먼저 움직여야 될 게 중앙은행인데 중앙은행이 정책수단을 갖고 있어야 된다”는 말로 옹호했다. 위기 대비 차원의 금리 인상이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