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금융위기 당시 폭락했던 주식시장이 향후 반등했다는 경험도 영향 미쳐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미들이 싸진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 기관․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는 반면 개인은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각국이 이동제한 등 코로나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경기 위축을 우려한 기관이 대거 주식을 팔고 있다. 외국인들도 현금 보유를 늘리기 위한 주식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24일까지 코스피에서 누적 기준 9조2천85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25일 오후 3시11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보다 91.90(5.71%) 오른 1701.87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도 25.71(5.35%) 상승한 506.11이다. 이날도 기관은 2702억원을 매도했으며 외국인은 2458억원을 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523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이 상반된 매매행태를 보이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번엔 개인의 매수세가 워낙 강하다는 차이가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세를 지속하고 이유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경제가 위축돼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의 판단은 차이가 있다. 최근 기관과 외국인의 강한 매도세로 코스피는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거듭하면서 삼성전자 등 우량주도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한마디로 주식 가격이 싸게 느껴져 이 기회에 주식을 매수하려는 심리가 발동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과거 IMF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락했던 코스피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반등했다는 경험을 통해 이번 폭락장도 시간이 지나면 반등할 것이라는 계산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음은 여러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투자자예탁금은 39조8천66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도 23일 기준 3천47만9836개로 한달 전과 비교해 73만여개나 증가했다. 한마디로 주식을 사기 위한 준비가 이뤄진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비싸 구입하지 못한 삼정전자를 가장 많이 매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폭락장 속에서도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로 주가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였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지난 1월 기준 32.51%에서 지난 19일 기준 35.35%까지 증가했다.
정반대의 매매행태를 보이는 기관과 개인 중 누가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