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원유 생산원가 배럴당 40~50달러…줄도산 우려 커지고 있어
[이코노미21 신성은 선임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미국의 셰일기업이 처음으로 파산하는 사례가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하고 러시아마저 증산 대열에 참여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이런 와중에 채굴원가가 비싼 셰일 오일은 경쟁력을 더욱 잃어가며 시장 붕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셰일 기업 ‘화이팅(Whiting Petroleum)’이 1일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파산보호신청은 파산 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채무상환을 일시적으로 정지하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생을 시도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비슷하다.
한 때 1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기업이 파산보호신청을 하자 미국의 셰일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화이팅의 파산보호신청이 개별 기업의 위기가 아니라 셰일업계 전반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미국 셰일업계가 위기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국제유가의 급락이다. 국제유가는 18년만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유(WTI)는 전일 대비 0.83% 하락한 배럴당 20.31달러로 마감했다. 브랜트유는 6.11% 하락한 24.74달러 였으며, 두바이유는 33.70달러였다. 시장에선 원유가격이 10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텍사스유는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미 서부 텍사스유는 깊은 내륙에서 생산돼 더 이상 석유를 보관할 곳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채굴원가가 비싼 셰일원유는 더욱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셰일업계는 지난 몇 년동안 시추방식과 수압파쇄 등 기술혁신을 이룩하면서 꾸준히 채굴원가를 낮춰 왔지만 다른 원유보다 여전히 높다. 셰일원유의 생산단가는 배럴당 40~50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채굴원가가 높음에도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폭락하면서 미국 셰일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관련 업체들이 줄도산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늘고 있다. [이코노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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