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핵심 노동 연령을 25∼54세로 정의
"첫 취업 연령대 낮추고 여성 고용률 높여야"
고등 직업교육 강화, 시간제 근로 활성화 필요
[이코노미21 손건 기자] 저출산·고령화로 핵심노동인구 감소세가 가속화되고 이들의 고용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5년 뒤 우리나라의 25∼54세 핵심 노동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OECD 통계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핵심 노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5.3%로 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그러나 2047년에는 OECD 국가중 가장 낮은 수준인 31.3%로 낮아진 뒤 2060년에는 26.9%까지 줄어들어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2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핵심 노동인구는 노동 공급이 가장 활발하고 생산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의 인구를 뜻하며, 국제노동기구(ILO)는 핵심 노동 연령을 25∼54세로 정의하고 있다.
OECD 국가들의 핵심노동인구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0.2%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는 0.5% 감소했다. 더욱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1년 0.81명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해 저출산에 따른 핵심노동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핵심 노동인구의 고용률 역시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핵심 노동인구 고용률은 75.2%로 관련 데이터가 없는 영국과 터키를 제외한 OECD 36개국 중 29위에 머물렀다.
주요 국가 중에서는 미국이 77.2%로 OECD 평균(77.3%)에 미치지 못했고 일본(85.9%)과 독일(84.3%), 프랑스(81.9%)는 모두 우리나라보다 크게 높았다.
한경연은 첫 직장을 얻는 입직 연령이 높은 우리나라 청년 교육·노동환경과 저조한 여성 고용률을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경연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졸 청년의 고용률(63.5%)은 OECD 34개국 중 32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졸업 후 첫 직장을 갖는 입직 소요 기간은 평균 35개월로 대졸자(11개월)에 비해 3배나 더 길었다.
또한 우리나라 여성 핵심 노동인구 고용률은 64.1%로 OECD 38개국 중 31위로 낮은편으로 나타났다.
특히 35∼39세 여성 고용률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주요 5개국(G5)의 평균 고용률에 비해 17.7%포인트(p) 낮은 58.6%로, OECD 38개국 중에서는 터키·멕시코·코스타리카·콜롬비아 다음으로 낮은 34위였다.
한경연은 여성 고용률이 낮은 주된 이유로 육아를 꼽았다. 실제 0~14세 사이의 자녀를 둔 여성 고용률은 57.0%에 불과했는데, 이는 OECD 33개국 중 멕시코, 코스타리카 다음으로 낮은 31위다. 또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로는 육아가 47.6%로 절반을 차지했으며, 임신출산과 결혼이 그 뒤를 이었다.
한경연은 여성 고용률이 높은 주요국은 시간제 근로제를 활용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기회를 적극 보장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30대 여성 고용률이 81.8%에 이르는 독일은 ‘부모수당플러스’라는 제도를 통해서, 여성 핵심노동인구의 고용 비중이 가장 높은 네덜란드(23.4%)는 노·사·정 합의를 통해 시간제 근로를 활성화시켰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핵심 노동인구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의 연계성을 높여 첫 취업 연령대를 낮추고, 시간제 근로제와 일·가정 양립 정책을 확대해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를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