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으로 에너지, 원자재 등 가격 급등세 증폭
인플레 통제불능 상황 막기 위해 ‘사고방식’ 전환해야
“현재 직면한 경제 문제 공급 측면 정책을 무시했기 떄문"
[이코노미21 임호균 기자] 세계가 고물가, 고금리라는 새로운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앞으로 2년 동안 인플레이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4.5%, 그 외 대부분 선진국에서 3.5%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Agustín Carstens)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세계가 고물가, 고금리라는 새로운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서방과 러시아, 중국 사이 관계가 악화하고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세계화가 후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사상 최저 금리의 완화 정책에서 금리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새로운 인플레이션 시대라는 문턱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 이론이 맞다면 중앙은행들은 (변화되는 환경에 맞게)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르스텐스 총장의 이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원자재, 식품 등 가격의 급등세가 증폭되는 것이다. 또 공급망은 무역전쟁과 코로나19로 훼손됐고 생활비 인상으로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 소비자, 기업, 금융시장까지 모두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불안정하다"는 신호도 있다.
특히 카르스텐스 총장은 “세계 경제는 1970년대 이후 폭발적 물가상승을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불능 상황으로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이 ‘사고방식’을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동안 수요를 완만하게 낮추기 위해 실질금리를 중립 수준 이상으로 올려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카르스텐스 총장에 따르면 이 정책들은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할 정책들이다. 그러나 그는 "중앙은행들은 이전에도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며 "경제활동과 고용이라는 측면에서 단기적 비용은 앞으로 더 많은 비용을 쓰는 일을 피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이라는 것을 중앙은행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각 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인상을 상쇄하려는 유혹을 이겨낼 것을 촉구했다. 그는 "더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확장적 재정 또는 통화정책으로 이뤄낼 수 없다"며 "현재 직면한 경제 문제 대부분은 지난 10년 넘는 동안 공급 측면 정책을 무시했기 떄문"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