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 보장해 주는 꼴”
[이코노미21 이상훈]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 아파트 매입과 관련 가격 기준을 두고 엇박자를 보였다. 원희룡 장관은 LH가 최근 매입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 안 산다”며 고가 매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원 장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고가 매입은)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 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아파트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전용면적 19~24㎡ 아파트로 LH는 36가구를 총 79억4950만원에 샀다. 가구당 평균 매입가는 2억1000만원~2억6000만원이다. LH는 미분양 물량을 분양가보다 평균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2월 본청약에서 6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미계약이 발생하면서 15% 할인 분양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아파트가 대거 미계약이 발생한 이유는 고가 분양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미분양 물건을 낮은 할인율로 매입한 셈이다.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취약계층을 위한 전세매입임대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원 장관은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 취약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제도”라며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7일 미분양주택을 정부가 매입한 후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LH가 이번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시점은 윤 대통령이 미분양 주택 매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