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박원일] 이전에 ‘1인가구 증가’가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인구는 늘지 않는데 가구수, 특히 1인가구가 늘면서 주택이나 기타 상품별 수요에 긍정적 전망을 더하게 만든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1인가구 증가가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았다는 인식 아래 시장이든 개인이든 관련 대응에만 집중하는 후행적 반응이 일반적이다.
과연 미래에도 1인가구 증가는 계속될 것인가? 또 1인가구 증가는 바람직한가? 아닌가?
1인가구 계속 증가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정체돼 있다. 2023년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0.10명 감소했다. 2021년 0.81명, 2022년 0.78명로 하락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인구와 가구는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므로 인구가 줄어도 가구는 늘 수 있으며, 이는 인구라는 기초수량 조건보다 사회변화라는 조건이 가구 분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증가의 직접적 원인들
위 표를 보면, 지난 2015년부터 1인가구와 2인가구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데 비해, 3인가구와 4인가구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22년 말 현재 가구수 1위는 1인가구(34.5%)이며, 다음으로 2인가구(28.8%), 3인가구(19.2%), 4인가구 이상(17.6%)이 그 뒤를 따른다.
이는 1차적으로 성년이 된 청년층이 과거에 비해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또한 부모님 세대가 예전처럼 자식의 직접적인 부양을 받으며 함께 거주하지 않고 홀로 생활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시에, 결혼한 가정에서도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3인 이상 가구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2017년 이후 매년 10만 건 전후 이혼이 발생했는데 이 또한 자연스러운 세대분리, 소규모 가구 증가의 원인이 됐다.
1인가구 증가를 보는 시각
1인가구 증가가 바람직한 현상인지 아닌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쉽지 않다. 이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1인가구는 구성원 개인의 자유로운 생활 보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비록 자산과 소득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전반적인 생활만족도는 낮지 않다. 소비생활 만족도도 전체가구와 유사하다. 즉, 혼자 사나 가족과 함께 사나 전체적인 생활만족도는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생활만족도는 유지하되 ‘생활 방식’만 바뀌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선택이 환경적 강요였는지 자발적 결정이었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1인가구는 기본적으로 개인생활에 최적화된 생활방식이다. 거주 공간 내에 신경쓰거나 배려해야 할 상대방이 있지 않아 생활패턴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요즘 유튜브 등에서도 혼자 사는 삶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과 별개로, 여전히 적지 않은 수의 1인가구가 생활고와 상대적인 불이익을 겪고 있다.
1인가구는 전체가구보다 단독주택 거주비율이 아파트보다 높다. 이는 농어촌지역 노년층 가구가 포함된 것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청년층이 선호하는 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월세 공급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 거주비율이 낮다.
복지 차원에서 1인가구에 특화된 제도는 찾기 힘들다. 정부 입장에선 1인가구를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비혼과 출산감소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1인가구도 세부적으로 나누어 보고 취약계층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정책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과 사회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1인가구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보인다. 개인의 자유 확대와 이에 대비되는 가족의 붕괴, 사회의 역동성 증가와 이에 대비되는 사회취약계층의 증가. 긍정과 부정의 혼합을 1인가구 증가라는 사회현상에서도 볼 수 있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