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21 박원일]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 대한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이행률이 점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의 인구통계자료를 보면 1분기 현재 합계출산율이 0.76명에 불과해 30년 후 우리나라 총인구는 4천6백만명 수준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서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긍정적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정부는 물론 기업에서의 인식전환과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31일 각 누리집에 ‘2023년 기준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이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미이행한 25개 사업장 명단을 공표한다고 밝혔다.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실태조사 및 명단 공표 제도’는 영유아보육법 제14조의2 규정에 근거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매년 조사를 실시하고, 미이행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장 명칭, 주소, 상시(여성)근로자 수, 보육대상 영유아 수 또는 미이행 사유 등을 5월말까지 공표하게 된다.

설치의무 사업장은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으로 △사업장 단독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다른 사업장과 공동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지역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맺어 보육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단, 위탁보육의 경우 근로자 자녀의 30%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의무 이행한 것으로 인정된다.

2023년 조사 결과, 설치의무 대상 사업장 1639개소 중 1120개소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고, 406개소가 위탁보육을 실시해 총 1526개소가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무 이행률은 2019년 90.2%, 2020년 90.9%, 2021년 90.9%, 2022년 91.5%, 2023년 93.1%로 점진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직장어린이집명단공표심의위원회는 미이행 사업장 113개소 중 △의무설치대상 1년 미만 △설치 중인 경우 △사업장 특성상 보육수요가 없는 경우 등에 해당하는 88개 사업장은 제외하고 25개 사업장에 대해서만 공표하는 것으로 심의·결정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상시 근로자 2916명, 상시 여성근로자 1381명, 보육대상 영유아 782명이었으나, 보육수요 부족을 이유로 들어 의무설치를 이행하지 않아 공표명단에 포함됐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직장어린이집은 이용 부모의 만족도가 높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며 “명단 공표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해 더 많은 사업장에 직장어린이집이 설치되도록 하고, 일하는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여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코노미21]

박원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