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학교 진학희망 감소...취업희망 증가
아동 비만율 3.4%→14.3%...우울감 4.9%
[이코노미21 박원일] 우리나라 아동의 삶과 환경을 조사하는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아동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꾸준히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동 비만율이 높아지고 정신건강 고위험군이 존재하는 등 지속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건복지부는 아동의 삶과 성장환경 및 정책환경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한 ‘2023년 제3차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 아동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아동가구 5753가구 대상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2023년 9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됐다. 0~8세 아동은 주양육자가 대리 응답했으며, 9-17세 아동은 아동이 직접 응답했다.
총괄적으로, 아동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7.14점으로, 2013년(6.10점)과 2018년(6.57점)보다 향상돼 ‘아동이 행복한 나라’를 목표로 추진해왔던 제2차 아동정책기본계획(’20~’24)의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세부적으로는, 먼저 0-5세 아동의 발달수준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발달과 언어발달은 3점 기준으로 각각 2.46점, 2.4점으로 2018년 조사 때보다 각각 0.23점, 0.15점 증가했다. 이번에 처음 조사한 사회성발달은 2.35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교육 관련해서, 0-5세 상당수는 민간 어린이집(27.7%), 국공립 어린이집(24.4%), 사립유치원(14.7%)을 이용하고 있으며, 시간제 학원(13.5%)나 학습지(12.7%) 등 사교육 이용률도 높았다.
6-17세 평균 사교육 비용은 2018년 31.66만원에서 43.55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어와 수학의 사교육 경험비율은 감소했으나, 국어, 사회, 과학, 예체능 등의 과목은 증가했다.
한편, 상급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아동은 감소(95.5→85.5%)하고, 취업 및 창업을 희망하는 아동이 증가(1.9%→5.9%)하는 등 아동의 진로계획이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로 나타났다.
아동의 가족관계와 친구관계는 모두 개선되고 있으나, 아동가구가 다른 가족이나 지인과 교류하는 정도는 점점 약화되는 추세로 조사됐다. 아동과 주양육자 간 관계(26.42점/32점), 가족간 정서적 친밀성 및 존중 정도(3.98점/5점)는 각각 지난 조사에 비해 개선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아동의 친구 수도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은 여가시간에 스마트폰, 컴퓨터 등 새 전자기기를 더 많이 사용하는 반면, TV시청과 책읽기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등을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이 주중 27.5%, 주말 36.9%로 과거 조사 19.7%, 24.2%보다 월등히 늘었다.
아동들은 방과 후 친구들과 놀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하고 있고(희망 42.9% vs. 실제 18.6%), 학원·과외(희망 25.2% vs. 54.0%)와 숙제하기(희망 18.4% vs. 35.2%)는 원하지 않지만 실제로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9-17세 아동의 비만율은 크게 증가(3.4%→14.3%)하고, 정신건강 고위험군(스트레스 1.2%, 우울감 경험률 4.9%, 자살생각 2.0%)이 존재하는 등 우려스러운 결과도 함께 나타났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그간 아동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전반적 지표가 개선되었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나, 일부 악화된 지표도 있어 정책적 시사점을 준다”라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5~’29)’을 수립해 아동의 삶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이코노미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