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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덕유산 바람에 찌든 때 실어 보내고...
[문화] 덕유산 바람에 찌든 때 실어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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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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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리조트서 곤도라 이용하면 정상까지 20분...물썰매, 산악자전거 시설도
한여름 우물물만큼이나 산바람이 시원하다.
여유롭게 흐르다 간혹 급하게 솟구친 산세에는 지루함이 없다.
왼편에서 강함을 뽐내는 지리산 천왕봉과 오른편으로 부드러움이 묻어나는 무등산도 덕유산 정상에서 보면 한쪽으로의 치우침일 뿐이다.


거칠 것 없이 남쪽으로 내려오던 백두대간이 서쪽으로 방향을 틀기 위해 숨고르기를 하는 곳. 그래서 덕유산 향적봉(1614m)에는 넉넉함이 배어 있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른 뒤 20여분 등산로를 따라가면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에 닿을 수 있다.
올해 처음 일반인에게 선보인 이 등산로엔 야생화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샛노란 꽃잎을 앙증맞게 피워낸 바람꽃, 젖빛처럼 몽롱한 빛깔의 털지송이, 참나무 숲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원추리꽃. 나에게 소중했던, 하지만 한동안 무심하게 잊고 있던 무언가를 만난 듯한 반가움이 있다.
그래서 덕유산의 겨울 장관이 눈꽃이라면, 덕유산의 여름 장관은 야생화라고 했다.
향적봉 정상에서 100m 가량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제법 멋스러운 산장이 있다.
하지만 팍팍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이라면 아예 산장을 찾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산장지기 박봉진(43)씨를 만나고 나면 며칠 동안 신열에 시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이런 산생활을….” “평생이오….” 보기좋게 그을린 얼굴에 피어나는, 때묻지 않은 미소를 보면 꾹꾹 눌러놓은 본능 같은 게 꿈 틀거릴 수도 있다.
향적봉 북동 자락에 기대어 있는 무주리조트 안에는 가족들이 함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저시설이 있다.
여름철에 가장 인기있는 곳은 단연 150m 길이의 물썰매장이다.
경사진 트랩을 따라 원반형 썰매가 빙글빙글 돌며 속도를 내면 아이들은 비명을 지른다.
처음엔 무서움 때문에 주저하는 아이들도 한번 짜릿한 맛을 보고 나면 지칠 때까지 트랩을 오르내린다.
스프링쿨러가 내뿜는 안개비는 한낮의 더위를 씻어준다.
무주리조트의 산악자전거 코스도 국내대회가 자주 열리는 명소이다.
스키활강의 명코스인, 3km 남짓의 ‘서역기행’ 슬로프는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진 산길로 변한다.
경사길과 평탄한 길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따로 마련돼 있다.
후룸라이드나 바이킹 같은 놀이시설도 제법 규모가 있다.
무주구천동 계곡은 무주리조트에서 지척이다.
37번 국도를 타고 거창쪽으로 5km 정도 내려가면 계곡 입구가 나타난다.
2시간 남짓 계곡을 오르면 고향 시냇가 정경이 떠오르는 인월담, 구천 계곡과 월음력 계곡이 만나 물살의 세기를 겨루는 구월담 등이 맑고 시원함을 자랑한다.
무주리조트에서 무주 시내쪽으로 승용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붉은 바위가 절벽처럼 곧추선 적상산이 눈에 들어온다.
적상산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사고와, 안국사, 무주양수발전소 등 문화·관광 유적지가 많은데다, 벌써 붉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점점이 박혀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안국사 툇마루에 앉으면 새털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덕유산 향적봉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절에서 운영하는 찻집에서 잘 우려낸 녹차를 곁들이면 운치가 더해진다.
서울쪽에서 무주리조트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옥천 나들목에서 옥천-영동을 잇는 3번 국도로 접어들었다가 이원으로 빠지는 501번 지방도로를 타면 된다.
무주리조트에서 숙박을 하려면 여름 성수기(7월15일~8월15일)의 경우 회원이 아닌 일반고객 기준으로 19평형 17만8300원, 28평형 26만7400원, 39평형 33만원이다.
성수기가 지나면 50~70%를 깎아준다.
향적봉을 등반할 수 있는 곤도라는 편도 성인기준으로 9천원이다.
무주읍사무소 앞에 있는 금강식당(063-322-0979)의 어죽은 여름철 별미다.
문의 (063)320-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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