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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항공사, 무선인터넷 ‘공중전’
[e비지니스] 항공사, 무선인터넷 ‘공중전’
  • 박종생
  • 승인 2001.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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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고객 확보보다 시장 선점·고객 밀착도 높이기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서비스 국내 항공사간 온라인 전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고객들이 온라인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할인과 각종 경품을 경쟁적으로 제공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경쟁의 무대를 무선인터넷으로 옮겼다.
대한항공은 올 2월15일부터 3월31일까지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모든 국내선 이용자에게 5%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이중 일부에게는 추첨을 통해 휴대전화와 MP3플레이어를 준다.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란 고객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항공권을 예약·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뒤질 세라 아시아나항공도 3월 중순부터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선인터넷 사용자들을 잡아라 두 항공사가 무선인터넷 분야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점차 늘고 있는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을 한명이라도 빨리 자신들의 고객으로 확보하고자 하려는 의도에서다.
아시아나항공 인터넷마케팅팀 관계자는 “아직 휴대전화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앞으로 성숙될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두 항공사간 경쟁 양상을 보면 대한항공이 좀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에서 선수를 쳤을 뿐만 아니라 3월1일부터는 ‘음성 인터넷 서비스’도 선보였다.
음성 인터넷 서비스란 음성 인터넷 서비스 대표전화로 접속한 뒤 인터넷상의 정보를 본인의 목소리로 요청해 원하는 내용을 음성으로 주고받는 서비스다.
국번없이 ‘030311’을 누른 뒤 ‘항공’, 이어서 ‘예약’이라고 말을 하면 원하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 음성포털 서비스 전문업체인 헤이아니타코리아와 손을 잡고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국내선 이용자에게는 5%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이 인터넷 마케팅에 좀더 적극적이었다.
대한항공이 97년 10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데 비해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96년 말부터 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할인행사나 경품을 주는 각종 이벤트도 훨씬 많이 했다.
또 삼성, 현대, LG 등 오프라인 대기업과 공동 마케팅 회사도 차리는 등 외부 네트워크 활용에도 아시아나항공이 앞섰다.
아무래도 후발 항공사라는 점을 의식해 새로 열리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마케팅 덕분인지 온라인 회원 수를 따져보면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보다 많다.
아시아나항공은 온라인 회원인 아이클럽 회원 수가 3월 초에 144만명에 이르렀다.
반면 대한항공은 온라인 회원 수가 현재 120만명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회원 수가 80만명 수준이었는데 지난 연말과 올 연초에 대대적 마케팅을 펼쳐 아시아나항공과 온라인 회원 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그렇지만 두 항공사간 온라인을 통한 항공권 판매실적을 비교해보면 99년부터 이미 대한항공이 앞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총 매출액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99년에 66억원, 2000년에 3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7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99년에 56억원, 2000년에 16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7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항공권 판매 총액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매출규모가 2배 이상 많은 대한항공이 뒤진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온라인 판매가 차지한 비중이 전체의 1% 수준인 데 비해 아시아나항공은 4.3% 수준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온라인화가 좀더 앞섰다는 것을 말해준다.
고객 만족 높이고 비용도 절감 두 항공사가 온라인 서비스에 적극 나서는 것은 신규 고객 확보보다는 기존 고객과 밀착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강하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온라인 고객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고객을 추가로 확보하기 힘들다”며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려는 차원이 강하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인터넷으로 예약할 경우 예약 기록을 간편하게 조회하거나 구매할 수 있고 취소도 간편하다.
마일리지 검색도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좌석까지 지정할 수 있다.
그래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오프라인의 아시아나클럽 회원이 650만명인데 이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중 5분의 1 정도가 1년에 3-4차례 항공기를 이용하는데 이들을 온라인 회원으로 전환시키면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전화를 통한 마케팅은 한계가 있었다”며 “인터넷을 통할 경우 이메일을 통해 손쉽게 정보제공이 가능하고 앞으로는 일대일 마케팅까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비용삭감 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할 경우 마케팅 인력을 많이 둘 필요가 없다.
고객이 항공사 회원과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돼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유통비용에서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항공업계는 기대한다.
대한항공은 “대리점 수수료나 부킹 수수료로 연간 3억달러 정도가 나간다“며 “항공권을 우리가 직접 파는 부분이 늘기 때문에 2003년에는 이중 30% 정도가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은 온라인 판매의 목표를 항공권 총 판매액의 30%까지로 보고 있다.
그 이상으로 가면 제휴 여행사나 대리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쪽은 이런 한계를 미리 못박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터넷마케팅팀의 최천섭 팀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국제선은 항공사 직접판매가 10%에 불과한 반면 국내선은 70%에 이른다.
최소한 이 부분은 온라인으로 팔 수 있는 것 아니냐. 지난해에 항공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낸 상황에서 비용을 과감히 삭감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온라인 판매는 대세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온라인 판매액이 전체 판매액의 30%를 넘어서는 등 세계적인 추세도 이미 이쪽으로 가고 있다.
” 아시아나항공이 계속 온라인쪽에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대한항공도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임은 자명하다.
필요에 따라 ‘적과의 동침’도 불사 두 회사가 서로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초엔 영원한 경쟁자일 것 같은 두 회사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충격을 던져줬다.
두 회사는 여행포털인 ‘에어라인포털’(가칭)을 공동으로 결성하기로 했다.
그런데 두 회사의 이런 제휴는 세계 항공사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온라인 전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쪽에서 지난해 11월께 아시아나항공에 먼저 제휴를 제안했고, 두 회사의 실무자간에 3개월여에 걸쳐 검토를 한 끝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세계 항공사들은 이미 경쟁적으로 온라인 여행포털을 공동으로 설립하고 있다.
델타, 노스웨스트,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5대 항공사가 주축이 된 오비츠, 싱가포르항공 등 동남아 11개 항공사가 주축이 된 TEA, JAL 등 일본 4개 항공사가 주축이 된 JJV가 그것들이다.
에어프랑스 등 유럽 항공사들도 OTP라는 여행포털을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한국의 두 국적 항공사들에게도 지난해 TEA에서 같이 하자는 제안이 왔는데 동남아에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커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외국 항공사들의 이런 움직임이 위기로 받아들여진 것은 호텔, 렌털, 선박, 여행 등 여러 부문에서 세계적 네트워크를 갖고는 이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고객들을 이쪽에 빼앗길 우려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외로 여행하려는 국내 고객들이 이들 외국항공사가 주축이 된 여행포털쪽으로 쏠릴 경우 항공사 선택도 국적사가 아닌 외국 항공사가 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렇게 안팎에서 일고 있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온라인 사업을 확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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