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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이소프넷
[투자연구] 이소프넷
  • 이원재 연구기자
  • 승인 2000.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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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을 향해 쏴라

피시게임에서 온라인게임으로 전략수정…대만 CDIB에서 65억원 유치

이소프넷 www.esofnet.co.kr 을 설명할 때 흔히 나오는 말이 있다.
“이소프넷은 99년 10월 설립된 게임업계 경력 12년의 기업”이라는 얘기다.
설립 1년된 회사가 경력은 12년이라니 무슨 얘기일까? 이소프넷의 설립과정을 살펴보면 궁금증이 곧 풀린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두개의 회사를 인수합병했다.
하나는 지난 88년 설립해 게임유통 및 개발업체로 성장하다 98년 IMF 한파를 맞고 부도를 낸 하이콤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또 하나는 온라인게임 개발력을 인정받고 있던 FEW이다.

하이콤의 유통망 및 PC게임 개발능력에다 FEW의 온라인게임 개발능력을 접목시켜 큰 판을 짠 셈이다.
최근에는 3개의 온라인게임을 시장에 내놓고 야심차게 달려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의 유명 반도체업체인 에이서가 국내외 마케팅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만산업은행(CDIB)과 계열 창투사인 CDIB벤처캐피털은 이소프넷이 게임유통 부문에서 안정적 매출을 올려 투자위험도 적은데다, 성장산업인 온라인게임 개발력이 인정된다며 지난 10월 11배수로 65억원을 투자했다.
벤처캐피털 자금이 얼어붙다시피 한 최근 상황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11월 와이즈-내일인베스트먼트의 20억원, 올해 5월 와이즈-내일과 엘지증권의 20억원에 이은 3차 펀딩이다.
투자포인트 1-안정성 탄탄한 오프라인 유통망 이소프넷 민홍기(42) 대표는 “게임개발 업체의 탄탄한 기반 위에서 출발한 이소프넷은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 성격이 강한 다른 온라인게임 업체들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온라인게임 수가 적고 저변이 넓지 않지만, 머지 않아 폭발적 성장과 함께 경쟁도 심화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온라인게임의 ‘인터넷 서비스’ 쪽은 점점 평준화된다는 것이 민 대표 생각이다.
그 대신 전통적 게임기획·개발·마케팅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다는 얘기다.
시장환경의 이런 변화는 이소프넷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소프넷은 하이콤 시절부터 쌓아온 게임유통망을 갖고 있다.
기획과 개발에서 1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CDIB벤처캐피털 쪽도 기존 유통사업 부문에 대해 “투자위험을 줄이는 요소”라고 평가한다.
온라인게임은 분명히 성장하는 부문이지만 실패했을 때는 개발비를 모두 날릴 위험도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업의 현금창출 능력은 안정적으로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만드는 뒷심이 된다.
투자포인트 2-연구개발 전직원의 71%가 개발인력 끊임없는 개발은 이소프넷에서 절대절명의 과제다.
하이콤 시절 ‘코롬’ 등 몇몇 PC게임 개발로 재미를 보기도 했지만 온라인게임 개발은 아직 낯설다.
게임유통 업체라는 이미지가 온라인게임 업체로 나아가는 데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CDIB가 투자를 결정하면서 가장 높게 평가한 항목이 바로 이소프넷의 연구개발 능력이었다.
‘드래곤라자’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전체 임직원 140여명 가운데 100명 이상을 연구개발 인력으로 유지한 것이 후한 점수를 받았다.
물론 게임업계에서 1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임원들도 좋은 평가를 받는 데 한몫했다.
국내 최대 온라인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도 전체 직원 300여 명 가운데 150여 명의 연구인력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소프넷의 연구인력은 최고 수준이다.
투자포인트 3-제품전략 대상에 따른 다양한 제품 이소프넷은 사업형태가 온라인게임과 오프라인 유통으로 다양한 것처럼 온라인게임 안에서도 주력 제품을 여러개로 가져갈 계획이다.
이소프넷은 현재 드래곤라자를 상용 서비스하고 있고, 또다른 온라인게임인 ‘묵향’과 ‘N에이지’를 준비 중이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하나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깊이 인식시킨 뒤 점점 외연을 확장해나가는 것과는 조금 다른 전략이다.
민 대표는 “올해까지는 엔씨소프트 ‘리니지’의 선점효과가 너무 커서 경쟁제품이 많이 나오지 못했지만, 2001년에는 20여개 온라인게임이 새로 나오면서 각 제품의 성격도 차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게임성격에 따라 대상고객이 세분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상용 서비스 중인 ‘드래곤라자’는 서양의 중세와 검·마법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전통적 형태의 온라인게임이다.
하지만 ‘묵향’은 중국 대륙의 무림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게임으로,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N에이지’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가상현실 게임이다.
중세의 서양, 동양, 현대로 배경을 달리 해 고객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이소프넷은 게임의 진행이나 소품에서도 차별을 둘 계획이다.
민 대표는 “N에이지의 경우 현대 상업지역이 배경인 만큼, 상점에 들어가 실제 쇼핑을 하는 전자상거래 기능을 추가하고 오락실에 들어가 간단한 웹게임(카드놀이와 같이 단순한 인터넷게임)도 하도록 해 엔터테인먼트·전자상거래가 합쳐진 공간이 되게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게임뿐만 아니라 웹게임·무선인터넷게임을 자체 개발한다는 점이 이런 다양한 기획을 가능하게 한다.
이소프넷은 현재 10여 가지의 웹게임을 개발해둔 상태다.
무선인터넷게임을 위해 무선솔루션 개발업체인 트리거소프트에 지분참여했고, 유아용 게임개발을 내다보고 유아교육 콘텐츠 전문업체인 아이밀크를 인수했다.
투자포인트 4-마케팅 공룡들과 행복한 짝짓기 이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넥슨의 바람의 나라, 외국의 디아블로나 울티마 온라인 등이 단단하게 버티고 서 있는 국내 시장을 어떻게 뚫을까. 이소프넷은 국내외 마케팅에서 대형 업체와 손잡고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드래곤라자’의 국내 마케팅은 삼성전자에서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이버게임 올림픽을 개최하는 등 온라인게임 쪽으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드래곤라자에 대해서도 2001년 초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선발업체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전쟁을 펼칠 것이라고 이소프넷 쪽은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게임도 국내 시장은 거의 포화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데, 더 막막한 해외마케팅은 어떻게 할까? 여기서도 이소프넷은 해외업체와 전략적 제휴로 길을 열었다.
상대는 놀랍게도 아시아 최대 PC생산업체인 대만의 에이서이다.
최근 온라인게임 분야에 진출한 에이서는 이소프넷과 대만·중국 지역에 드래곤라자를 3년간 독점공급하기로 판권계약을 맺었다.
에이서는 제휴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 아예 이소프넷에 지분참여까지 할 계획이다.
최근 피시방이 확산되면서 온라인게임 열풍이 시작되고 있다는 대만 진출은 이 계약으로 바로 해결됐다.
에이서는 이미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 게임센터까지 설립해둔 상태여서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는 중국 진출도 곧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소프넷은 대만과 중국에서 생기는 게임 관련 수익의 일정 부분을 에이서로부터 받게 된다.
투자포인트 5-위험요소 가지 많은 나무의 앞날은? 게임개발과 유통을 한꺼번에 하고 있어 개발의 성장성을 마진이 박한 유통 부문이 희석시킬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이 거듭 실패한다면 방대한 개발인력은 유통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부담으로 변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 웹게임, 무선게임 등 거의 전 분야의 게임에 손대고 있다는 점도 실패하는 부문에 대해서는 안전판이 될 수도 있지만 성공하는 부문의 성장성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
투자일정이 늦춰져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올해 매출실적이 애초 목표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00억원 안쪽에 그칠 전망이라는 설명도 상쾌하지 않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이 이소프넷에게는 가슴을 치는 숙명이 될지 모른다.
물론 그 많은 가지에 모두 탐스런 열매가 달린다면 얘기는 180도 달라지겠지만.
“수출에서 승부가 날 것” 민홍기 대표의 시각 민홍기 대표는 엘지경제연구원에 입사해 회장실에서 계열사의 신사업을 조정하는 역할을 했다. 엘지EDS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1년간 일하기도 했다. 지난해 와이즈-내일인베스트먼트에서 심사역 생활을 잠깐 거친 뒤, 10월부터 자신이 대주주인 이소프넷의 CEO를 맡으면서 게임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온라인게임 가격을 놓고 피시방들과 게임업체 사이에 분쟁이 생기기도 했는데. “온라인게임 이용가격은 2001년부터 떨어질 것입니다. 현재는 좀 비싸다는 느낌이 들어요. ‘리니지’의 독점적 지위가 그동안 높은 가격을 가능하게 한 거죠.” >가격이 떨어졌을 때 생존전략은. “결국 지금보다 더 많이 팔아야 되는 환경이 되는 겁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생각한다면 수출에서 승부가 나는 거죠.” >온라인게임에서는 후발주자인데. “현재 온라인게임의 선두업체들은 인터넷 서비스형 기업들입니다. 당장은 규모가 큰 이들 기업이 운영과 서비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꿰차고 있지만, 앞으로는 차차 기획과 개발의 싸움으로 갑니다. 정통 게임업체 출신인 이소프넷이 유리해지는 이유죠.” >이소프넷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보다 사람이 경쟁력입니다. 하이콤, FEW 등 게임업계에서만 1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사람들로 임원진이 채워져 있어 믿음이 갑니다.”
“기술력 높이 평가했다” CDIB벤처캐피털 오승엽 팀장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세계 경쟁력이 있다. 아케이드게임이나 PC게임 시장은 이미 미국 일본업체들이 장악했지만 온라인게임은 아직 그렇지 않다. 기술도 국내 업체들이 세계 선두권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나 넥슨이 1등이지만, 해외에서도 1등을 할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다. 엔씨소프트나 넥슨은 그럴듯한 해외파트너가 없다. 기껏해야 소규모 유통업체와 제휴하는 정도다. 이소프넷은 삼성과 에이서가 선택한 파트너다. 3D온라인게임이 상용화 직전인 점에서 보듯 개발능력을 인정받았다. 자체 개발인력이 100여 명이나 된다는 점도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CDIB는 국내 10여 개 온라인게임 업체를 물색한 끝에 이소프넷을 선택했다. 한가지 생산라인이 아니라 여러가지 제품라인을 갖고 있어 위험이 적다는 점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CDIB가 투자했다는 점도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CDIB는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의 600여 개 업체에 투자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소프넷은 2002년 코스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CDIB는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코스닥 등록 뒤라도 당분간 지분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지분구성도 안정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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