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안돼, 뭉쳐서 일 한번 내보자구.”
벤처호걸 5명이 세계시장 정복의 야욕을 불태우며 도원결의를 맺었다.
프로젝트명 ‘엠피포캐스트’. 새로운 멀티미디어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4를 기반으로 한 통합 솔루션 개발이 목표다.
지난해말 버전 2.0에 대한 국제 표준화 작업이 마무리된 MPEG4는 세계적으로도 이제서야 상용 솔루션 개발이 시작된 미완의 황금시장이다.
“국내 첫 기술 컨소시엄, 세계를 겨냥” 지난 8월28일 넷앤티비 www.netntv.com, 넷코덱 www.netcodec.com, 새롬기술 www.serome.co.kr, 엠펙솔루션 www.mpegsolutions.com, 테크웨이 www.techway.co.kr 5개사는 MPEG4 기술 상용화를 위한 기술 컨소시엄 엠피포캐스트 www.mp4cast.org를 구성했다.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것이다.
이들은 MPEG4 기술표준에 기반한 차세대 인터넷 방송 솔루션을 내년 7월 정식으로 출시하겠다고 호언했다.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데 절대 유리한 일정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들이 이렇듯 큰소리를 치는 이유는 뭘까.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들의 인력 구성에서 자신감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엠피포캐스트에 참여한 기업들은 새롬기술을 제외하면 대부분 설립한지 6개월도 채 안 된다.
엠펙솔루션이 지난 3월, 넷코덱과 넷앤티비는 각각 지난 7월에 설립됐다.
그야말로 병아리 벤처기업들이지만 구성원들의 면면은 결코 그렇지 않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연구소 연구원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넷앤티비와 넷코덱에는 ETRI 연구원들이, 엠펙솔루션에는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테크웨이에도 ETRI 연구원이 가세했고, 새롬기술에는 현대전자 연구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MPEG에 관한 한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는 기술진들이 모인 셈이다.
이들은 지난 수년 동안 국제 MPEG4 표준화 작업을 주도했다는 공통점도 안고 있다.
MPEG4 표준화 작업 기간 동안 소그룹의 의장직을 수행하는 등 국내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채택시키기 위해 뛰었다.
신생 벤처기업들의 의욕에 찬 허세나 마케팅 전략쯤으로 넘기기 쉽지 않은 이유다.
이들은 수년간의 표준화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각각 벤처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 한가지. MPEG4 기반의 상용 솔루션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국책연구소는 표준으로 채택된 기술을 로열티를 주고 사는 데 만족했다.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유는 같았지만 가는 길은 달랐던 이들은 그런 상황을 공동전선을 구축해 돌파하기로 했다.
국내 벤처기업 사상 첫 시도로 평가되는 기술컨소시엄을 구성한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공동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의욕만큼이나 각오도 만만치 않다.
컨소시엄이란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깨질 수 있다.
엠팩포캐스트는 이 점을 의식해 스스로 족쇄를 만들어 채웠다.
약관은 물론 계약서를 작성해 도장을 찍은 것이다.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된 약속을 어길 경우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했다.
엠팩포캐스트의 책임간사인 테크웨이 임영권 연구원은 “이번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그동안 국제표준화 과정에 참여하면서 외국 기업들이 펼친 연합전선 전략을 많이 접했다”고 말한다.
그만큼 공감대 형성이 어렵지 않았다는 말이다.
더구나 이제는 대기업이나 연구소 소속이 아니라 벤처에 몸을 던진 상황이다.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협력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만 있다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
이들은 각자 맡아야 할 몫을 확실히 나눴다.
넷엔티비는 솔루션 개발에 필요한 요구사항 분석과 서비스 모델 정립, 넷코덱은 인터넷 방송용 MPEG4 저작도구 개발, 새롬기술은 MPEG4 스트리밍 서버 및 플레이어 개발, 엠펙솔루션은 MPEG4 오디오·비디오 압축 및 재생과 관련한 핵심기술 개발을 각각 전담하기로 했다.
테크웨이는 최종 솔루션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것으로 짐을 나눠지었다.
차세대 인터넷방송의 신기원을 연다 엠팩포캐스트가 개발 목표로 삼은 것은 인터넷 방송을 위한 종합 솔루션이다.
인터넷 방송용 솔루션은 MPEG4의 최적의 응용분야인데다 인터넷 방송 시장 자체가 엄청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터넷 미디어 전문 조사기관인 디지털브로드캐스트앤프로그래밍은 1000Kbps 이상의 초고속망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방송 시청률이 2002년에는 현재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해 연간 3억8천만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현재 인터넷 방송국 수가 700개를 넘어섰다.
대기업들도 시장을 잔뜩 노리고 있을 만큼 인터넷 방송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인터넷 방송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솔루션은 거대 미국 기업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팩포캐스트는 향후 자신들이 발표할 솔루션이 기존 인터넷 방송 솔루션의 기술적 한계를 완벽하게 극복한, 2세대 솔루션이라고 강조한다.
현재의 인터넷 방송 솔루션은 공중파 방송과 동일한 형태로 제작된 동영상 콘텐츠를 인터넷 환경으로 옮겨와 사용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전송받거나, 생방송 도중에 방송국 홈페이지에 접속한 사용자들과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채팅하는 정도의 서비스만 가능했다.
그러나 엠팩포캐스트에서 개발할 솔루션을 이용하면,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문자나 그림은 물론 컴퓨터 그래픽 영상까지 일반 동영상과 혼합해 인터넷 방송용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공중파 방송이나 인터넷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콘텐츠를 인터넷 방송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청자는 컴퓨터를 통해 시청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변형하고 조작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의 신천지가 열리는 셈이다.
안티 마이크로소프트 전략 ‘리눅스 서버’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이 시장을 노리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리얼네트워크가 역시 첫손에 꼽히는 강자다.
현재 세계의 인터넷 방송용 솔루션 시장은 윈도2000에 탑재돼 급속도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WMT’와 리얼네트워크의 ‘리얼 서버’가 양분하고 있다.
물론 제일 신경을 곤두세운 곳은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WMT의 비디오 처리 부분에 MPEG4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엠팩포캐스트는 서버 자체를 리눅스로 사용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정면으로 맞붙겠다는 전략이다.
적은 오히려 내부에 있다.
컨소시엄의 징크스, 계약서를 찍기는 했지만 벤처기업의 특성상 외부요인에 의해 흔들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할분담을 통한 공동제품 개발은 국내에서는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것이다.
정통부 산하 MPEG포럼 의장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방송시스템연구부장 안치득 박사는 “MPEG4 국제표준을 주도해온 국내 연구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이미 확보한 것”이라며 “관련 산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컨소시엄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느새 기대도 커져 버렸다.
경우에 따라선 이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전문가 그룹을 지칭하기도 한다. MPEG의 국제표준화 작업은 응용분야별, 필요기술 특성에 따라 MPEG1, MPEG2, MPEG4, MPEG7, MPEG21 등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다. CD를 포함한 저장매체의 동영상 압축 표준인 MPEG1, 고선명(HD)TV를 포함한 디지털 방송에 필요한 고화질 영상압축 표준인 MPEG2, 콘텐츠의 사물이나 사람을 각각의 객체로 분할해 이를 기반으로 압축하고 표현하는 MPEG4는 이미 국제표준이 완성됐다. 디지털 멀티미디어 데이터 검색을 위한 표준을 목표로 한 MPEG7과, 디지털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제작, 유통 그리고 소비 과정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MPEG21은 표준화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솔루션 개발경쟁이 치열한 MPEG4는 인터넷은 물론 IMT-2000에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멀티미디어 동영상 압축기술이다. 98년 말 버전 1.0의 표준화가 완료됐고 지난해 말 버전 2.0의 국제표준화 작업이 마무리됐다. MPEG4는 버전 1.0의 표준화가 완료된 98년 말부터 업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IMT-2000의 동영상 표준으로 채택될 게 확실시 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에 의해 빠른 속도로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제품들은 MPEG4 표준의 극히 일부분인 동영상 압축기술만을 구현하고 있다. MPEG4 표준 전체를 구현하는 통합 솔루션은 전세계적으로 아직 없는 상황이다. MPEG4와 MPEG7은 국제표준화 과정에서 국내 기술이 각각 8개(전체의 약 10%), 18개씩 채택되는 등 한국이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표준으로 채택된 기술 특허를 갖고 있는 국내 가전사들은 막대한 로열티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MPEG 기술진에 의해 개발된 솔루션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경우 상당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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