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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좌통합 솔루션 경쟁 ‘불꽃’
2. 계좌통합 솔루션 경쟁 ‘불꽃’
  • 김상범
  • 승인 2001.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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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개 업체 고객 확보 경쟁 치열… 개인자산관리 등 e파이낸스 시장 기대
금융권의 포털서비스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이 바로 솔루션 업계다.
특히 금융포털의 기본 서비스로 꼽히는 계좌통합 솔루션은 벌써부터 10여개 업체가 각축을 벌이며 뜨거운 시장 쟁탈전에 돌입했다.
대표적인 업체로 핑거 www.finger.co.kr
와 소프트그램 www.softgram.com, 기웅정보통신 www.kwic.co.kr, 오픈테크 www.otech.co.kr, 조이닷컴 www.zoi.co.kr, 넷앤미닷컴 www.netnme.com
, 이모션 www.emotion.co.kr등이 꼽힌다.

핑거는 제일은행과 손잡고 가장 먼저 자사 솔루션을 이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제일은행이 지난 4월18일부터 시작한 ‘퍼스트밸런스’ 서비스는 핑거의 계좌통합 솔루션인 ‘마이핑거’(MyFinger)를 이용한 것이다.
핑거는 제일은행 외에도 KGI증권, 삼성카드, 한미은행에도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발빠른 고객 확보에 나섰다.
금융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소프트그램도 ‘이파이낵스 크로스 어카운트’(eFinaX CrossAccount)를 한빛은행, 굿모닝증권 등에 공급하며 입지 다지기에 들어갔다.
기웅정보통신도 LG캐피탈에 ‘FASS’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시장 공략에 들어갔고 웹에이전시 이모션도 ‘e에이전트’를 내세워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픈테크의 ‘오아시스’, 넷앤미닷컴의 ‘히드라’, 조이닷컴의 ‘조이뱅크SS’ 등도 얼굴 알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식 ‘서버 기반 솔루션’은 불허 계좌통합 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금융계를 강타한 핫 이슈였다.
인터넷 뱅킹과 인터넷 증권거래 등 금융거래의 온라인화가 급진전되면서 네트워크를 파고들며 정보를 긁어오는 ‘스크린 스크래핑’(Screen Scraping) 기술이 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일종의 ‘소프트웨어 로봇’이 인터넷과 연결된 금융사의 시스템에 들어가 계좌 정보를 긁어다 보여주는 것이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이다.
에이전트 기술의 응용인 셈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솔루션이 계좌통합 솔루션이다.
사용자는 계좌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웹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자신의 PC로 내려받은 뒤 신분정보와 거래 금융기관,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등록하면 해당 금융기관의 계좌정보를 가져다 볼 수 있다.
사용자 정보는 한번만 등록하면 다음부터는 별도 입력절차 없이 통합관리가 가능하며 조회는 물론 계좌이체, 증권거래 등도 지원한다.
국내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계좌통합 솔루션도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을 이용한 제품들로 기본적으로는 대동소이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다만 미국의 솔루션과 달리 클라이언트 기반의 스크린 스크래핑 솔루션이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르다.
계좌통합 솔루션을 굳이 나눈다면 서버 기반의 솔루션과 클라이언트 기반의 솔루션으로 나눠진다.
서버 기반의 솔루션은 사용자의 금융정보를 수시로 스크래핑해 중계서버에 저장해놓고 고객이 요청했을 때 이를 서비스하는 방식이다.
클라이언트 기반의 솔루션은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자신의 PC에 내려받아 설치한 후 사용자가 요청할 때마다 스크래핑 작업을 한다.
또 스크래핑한 금융정보는 사용자의 PC에만 저장된다.
서버 방식은 클라이언트 방식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대용량의 데이터를 서비스할 수 있지만 개인정보보호와 같은 보안문제가 걸린다.
클라이언트 방식은 보안의 문제는 없앨 수 있지만 속도와 안정성면에서 서버방식에 비해 떨어진다.
미국의 경우 서버 기반의 솔루션들이 대부분이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요들리 www.yodley.com 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서버 기반 솔루션을 통한 계좌통합 서비스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전자금융 감독규정 시행세칙’, ‘전자금융 안전대책 기준’ 등을 들어 “고객과 금융기관간 모든 데이터 이동은 암복호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중계기관에서 고객에 대한 어떤 데이터도 저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클라이언트 기반의 계좌통합 솔루션만이 시장 진출에 나설 수 있다.
솔루션 업체들도 대부분 클라이언트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서버 기반 솔루션을 개발했던 업체들도 클라이언트 기반으로 대체하고 있다.
한빛은행이 미국의 서버기반 솔루션으로 서비스를 준비하다가 클라이언트 기반으로 교체했고 대우증권도 서버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다가 이 규정에 묶여 포기한 상황이다.
개인자산관리 통한 수익창출이 목표 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하지만 솔루션 업체 입장에서는 당장의 수익모델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최종 사용자인 일반 개인을 상대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B2C(기업 소비자간 전자상거래) 모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금융권을 시작으로 무료 서비스가 시작된 이상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모델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것도 만만치가 않다.
이미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초기 고객확보가 급한 시점이다.
진입장벽도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솔루션 업체들은 계좌통합 솔루션 그 자체의 판매를 통한 수익보다는 그 이후를 대비한 모델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핑거가 제일은행을 포함, 초기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솔루션으로 공급한 이유도 시장 선점과 함께 이후 모델을 고려해서다.
핑거가 밝히는 수익모델은 우선 ‘고객당 수수료’ 모델이다.
솔루션을 공급받아 서비스에 나선 업체로부터 회원 개인당 얼마씩의 수수료를 받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개인자산관리(PFM)를 통한 수익창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핑거의 전병언 대리는 “지금 제공되는 서비스는 원래 준비하고 있는 기능의 20~30% 정도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는 계좌통합 기반의 개인금융자산종합관리(PFM)가 목표다”고 말한다.
결국 당장의 수익이 아닌 미래의 수익확보를 위한 터 닦기 차원의 비즈니스가 지금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소프트그램 김현수 사장도 “스크린 스크래핑 기술 자체는 사실 완전한 기술은 아니어서 유료화가 쉽지 않다”며 “계좌통합 기술은 기본 기능이다.
하지만 새로운 솔루션이나 서비스의 시작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소프트그램이 기대하고 있는 것도 PFM이다.
“PFM의 기본기능으로서 계좌통합이 필요하다.
계좌통합 서비스가 일반화되면 결국 PFM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고 특히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 사장은 이와함께 계좌통합 서비스를 통해 확보된 개인의 거래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관리(CRM) 비즈니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점친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결국 계좌통합 솔루션 업체들의 생각은 계좌통합 서비스를 시작으로 본격화할 e파이낸스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몇몇 금융권에서 제공하는 PFM은 해당 금융기관의 계좌에만 한정된 서비스여서 활성화가 어려웠다.
계좌통합 서비스가 본격화하면 덩달아 PFM 서비스가 열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랩어카운트 같은 금융상담 업체에서도 계좌통합 및 PFM 서비스는 필수적이다.
새로운 부가서비스와 시장의 등장이 계좌통합을 통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인 것이다.
인터넷 유료화 추세에 힘입어 계좌통합 서비스 자체가 유료화 모델로 자리잡게 된다면 더 없는 즐거움이 되겠지만.
미국, 요들리와 퀵큰이 평정
해외 계좌통합 솔루션 업계 현황 지난해 중반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계좌통합 서비스 열풍은 2001년 현재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가운데 올 연말이면 5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2005년이면 9천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거대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계좌통합 솔루션 업체가 미국의 요들리 www.yodlee.com. 미국의 톱 20개의 은행중 14개, 톱 5 증권사 가운데 4개사에서 요들리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신용카드, 대형 포털 서비스 업체들 포함하면 거의 90%에 이르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올초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버티칼원을 합병함으로써 더 이상의 경쟁상대가 없을 정도다.
계좌통합 솔루션에 앞서 상용화돼 미국내에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PFM 솔루션도 계좌통합 서비스의 활성화와 함께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의 세금구조가 복잡한 미국의 세법때문에 PFM은 일찌감치 미국인의 중요한 소프트웨어로 자리잡았다.
사용자만 현재 1천4백만명을 넘어섰다.
계좌통합 서비스의 급부상은 PFM에 날개를 달아 준 격이 됐다.
계좌통합의 궁극적인 목표는 금융자산의 효율적인 관리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강자는 퀵큰 www.quicken.com으로 시장의 70%를 점하고 있다.
일본에도 올 하반기부터는 계좌통합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보다는 다소 늦었지만 NTT데이터와 노무라연구소가 계좌통합 서비스를 위한 조인트 벤처를 설립, 6월부터는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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