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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주] 휴대전화는 가라, PDA가 온다
[첨단기술주] 휴대전화는 가라, PDA가 온다
  • 신동녘(사이버IT애널리스트)
  • 승인 2000.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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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9월1일부터 서울에서 2.5세대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S95C(정식 명칭은 CDMA2000-1x)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장비발주 지연으로 서비스가 늦어지고 있는 한통프리텔과 LG텔레콤도 10월 중 시범서비스를 거쳐 올해 안에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최근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증권시장에서 메시아를 기다리는 개미들에게 복음이 될 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메시아가 도래했다고 해서 모두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들은 도태당한다.


이동통신에서 IS95C나 IMT-2000을 메시아라고 할 때 도태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아마 우리 모두가 애지중지하는 휴대전화 단말기가 그 첫번째 대상이 될 것이다.
IS95C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가운데 가장 진화한 형태의 통신방식이다.
IS95는 전송속도에 따라 IS95A, IS95B, IS95C로 구분된다.
A는 전송속도가 14.4Kbps로 초당 한글 900자를 전송한다.
B는 56.7Kbps로 A의 4배, C는 144Kbps로 A의 10배 빠르기다.
현재 휴대전화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IS95의 초기단계인 IS95A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업계에서는 빠른 전송속도를 바탕으로 뮤직비디오는 물론 실시간 교통상황, 동영상, 인터넷게임, 메시징서비스 등 각종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의 속성상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정보를 쏟아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그동안 끊임없이 작고 깜찍한 모습으로 진화해 무선인터넷을 제공하기에는 너무 작은 크기가 되어버렸다.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판 셈이다.
PDA로 휴대전화의 세대교체 가속화될 듯 휴대전화 자리에는 PDA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PDA는 Personal Digital Assistant의 약자로 흔히 ‘개인휴대단말기’라 부른다.
PDA는 운영체제로 팜OS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CE를 장착하고 200MHz 이상의 CPU에 32MB의 메모리를 탑재한다.
사실상 펜티엄Ⅱ급의 컴퓨터다.
아직 하드디스크의 소형화가 어려워 보조기억장치가 미미하긴 하지만 이는 플래시메모리 가격하락으로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PDA는 기존 노트북보다 훨씬 컴팩트한 이동용 PC라고 할 수 있다.
PC가 수행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적용범위가 엄청나다.
우선 현재 시판되는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를 한대의 PDA로 통합할 수 있다.
전자수첩, 계산기, 게임기는 물론 MP3플레이어, 디지털 녹음기, 디지털 카메라, 디지털 캠코더, 휴대용 TV, 휴대용 스캐너, 휴대용 팩스 등이 몽땅 들어간다.
더욱이 현재 휴대전화로 구현하려는 무선인터넷의 기능상 제약을 일거에 해결한다.
PDA는 현재의 휴대전화보다 4∼6배 이상 큰 컬러화면과 빠른 처리속도, 풍부한 메모리로 PC상의 인터넷보다 더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
입력은 필기문자 및 음성인식과 조립식 키보드 등으로 간단히 처리한다.
무선데이터망, TRS망, 페이저(삐삐)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받을 수도 있다.
GPS(Grobal Positioning System)칩을 내장해 인공위성을 통해 자신과 원하는 상대방의 위치를 추적한다.
이는 차량의 자동항법시스템을 통해 지능교통망(ITS)과 연동될 수 있다.
PDA에 휴대전화 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미 미국 PDA 제조업체인 핸드스프링은 지난 9월19일 PDA와 이동전화 기능을 통합한 바이저폰 출시를 발표했으며 경쟁사인 일본 이동전화 제조업체 교세라도 다음날 자신의 이동전화에 PDA 기능을 갖춘 제품을 연말까지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한통프리텔이 PDA 전문 벤처기업인 세스컴과 합작으로 이동전화와 PDA를 결합한 무선단말기 ‘퍼스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Personal Mobile Communication)을 개발해 올해 하반기부터 정식으로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비등록기업 중심으로 개발중 PDA는 이메일 등 간단한 문자메시지를 제공하는 낮은 성능의 PDA와, 앞에서 말한 각종 기능이 내장된 높은 성능의 PDA로 나뉜다.
우리나라에 PDA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고성능 PDA를 생산하는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
가장 오랫동안 시장을 지켜온 기업은 제이텔이다.
아직 코스닥이나 거래소에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초창기 우리나라에 PDA를 선보인 기업이다.
세스컴, 사이버뱅크, CJ드림소프트, 이지엠닷컴, 이키온, 에이원프로 등도 고성능 PDA를 공급한다.
이 가운데 이키온과 에이원프로는 PDA를 이용한 전자책을 주 타깃으로 한다.
모두 아직 주식시장에 등록되지 않은 기업들이다.
사이버뱅크는 미래산업 계열사이고, CJ드림소프트는 제일제당 계열사이다.
주식시장에 등록된 기업으로는 M플러스텍(옛 가산전자)과 씨앤아이가 있다.
M플러스텍은 PDA보다는 PC주변기기 업체로 더 알려져 있다.
그동안 PDA 관련 기술을 계속 개발해왔으며 지난해 11월15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통신 행사인 컴덱스99에 음성인식, MP3 플레이어, 통합 리모컨 기능 등을 내장한 윈도우CE 2.11 기반의 팜사이즈 지능형 PDA ‘ZeSS Palm’을 발표했다.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는 지오인터랙티브는 PDA용 게임을 개발해 카시오, 컴팩, HP 등 대형 PDA 제조업체에 제공하고 있다.
2000년 반기 실적이 부채비율 10%, 유동비율 753%를 보일 만큼 재무구조가 양호하다.
PDA가 삐삐를 몰아낸 휴대전화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어떨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고성능 PDA 가격이 70만∼100만원대로 아직은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대전화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단말기 가격이 몇백만원대를 호가했으나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규모의 경제에 의해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는 점을 명심하자. 더욱이 서비스 업체는 어떤 수단을 쓰든지 PDA를 무상공급하려고 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가격만 맞는다면 편리하고 신기한 것을 쫓는 속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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