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주춤, 장비 신바람
휴맥스 1위로 도약, 틈새시장 공략한 중소업체 두각
통신기기 부문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부쩍 늘어났다. 삼성전자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휴맥스도 뜻밖이고 3위에 올라선 다산인터네트도 그리 낯익은 얼굴은 아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2위로 미끄러졌다. 위성방송 셋톱박스를 수출하는 휴맥스는 수익성에서는 삼성전자에 조금 뒤졌지만 성장성과 안정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라우터 시장에 뛰어든 지 1년 밖에 안되는 다산인터네트도 탄탄한 입지를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다산인터네트는 성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통신기기 부문은 크게 이동통신 단말기 부문과 네트워크 장비 부문으로 나눠볼 수 있다. 보조금 폐지 여파로 단말기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초고속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은 휘파람을 불었다. 이번 평가에서도 네트워크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통신기기 부문은 일년 사이에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LG정보통신은 LG전자와 합병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진 탓에 아예 순위에도 들지 못했고 한아시스템이나 성미전자도 일찌감치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수익성 높은 틈새시장을 파고든 중소형 업체들이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단말기 부진으로 2위로 밀려
휴맥스는 지난해 1426억원 매출에 474억원 순이익을 올려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으로 떠올랐다. 셋톱박스를 만드는 업체들이 국내에도 90개 가량 있지만 독자 상표를 붙여 수출하는 기업은 휴맥스가 유일하다. 노키아와 필립스 등 쟁쟁한 기업들이 방송사 직구매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휴맥스는 일반 유통시장을 파고들었다. 성장성은 높지만 버려지다시피 했던 시장을 끈질기게 파고든 탓에 이제는 유통점 주인이 먼저 휴맥스 제품을 추천해줄 정도라고 한다. 휴맥스는 일반 유통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휴맥스의 위세에 눌려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는 조금 억울한 느낌이 들 것이다. 반도체에 가려 크게 빛을 보지 못하지만 국내 단말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삼성전자의 통신기기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22%, 7조6천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단말기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이 부문 실적도 위축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액 증가율은 31%를 넘어섰지만 통신기기 부문만 떼놓고보면 15%에 그쳤다. 다산인터네트 웰링크 쓰리알 성장성 돋보여
종합 부문 3위, 중소기업 부문 1위를 차지한 다산인터네트는 가격은 시스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성능은 결코 뒤지지 않는 라우터를 팔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국통신의 공개 경쟁입찰에서 시스코를 제치고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다산인터네트는 성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장의 90%를 선점하고 있는 시스코의 아성을 당장 무너뜨리기는 어렵겠지만 저가형 시장에서부터 탄탄한 기반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30% 늘어난 794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웰링크(사장 ?????)는 지난해 558%의 매출액 증가율을 보였다. 초고속인터넷 전송장비를 판매하는 웰링크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면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웰링크는 루슨트테크놀러지 제품을 수입 판매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하나로통신에 대한 매출비중이 83%나 된다. 올해 성장률은 20% 안쪽에서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성이 탄탄하다고 평가됐다.
중소기업 부문 2위에 오른 쓰리알(사장 ????)은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신규 수주가 줄어들면서 올해는 매출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에서 크게 앞서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우리별텔레콤(사장 ?????)은 네트워크 전송장비를 개발 판매하는 업체로 삼성전자, 한국통신 등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 매출전망은 조금 불투명하지만 자체 개발한 제품 비중이 높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