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쪽은 2월17일 개봉한 <천사몽>이 일주일 동안 서울 관객 5만여명, 전국 관객 10만여명을 동원했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하지만 <천사몽>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최소한 50만명 이상의 극장관객이 찾아야 한다.
개봉 첫주에 입소문을 타지 못하면 다음주부터는 관객수가 급감한다는 ‘개봉 징크스’을 감안하면 <천사몽>의 흥행성적표는 사실상 ‘참패’ 판정을 받은 셈이다.
투자사인 한스글로벌과 제작진은 해외 판권과 비디오 판권에 희망을 걸고 있다.
<용가리>처럼 국내 흥행에선 참패했지만 해외 판권과 비디오 판매로 본전을 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화전문가들은 이런 전망에 대해서조차 의문을 제기한다.
해외 마케팅을 돕기로 했던 홍콩배우 여명이 한국어 더빙 문제로 제작진과 이미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여명의 한국어 대사가 어색하다는 이유로 성우 더빙으로 처리해 극장에 올렸다.
여명의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긴 해도 연기를 소화해내기엔 역부족이었던 탓이다.
“내가 녹음한 필름으로 상영하지 않으면 홍보에 절대 협조할 수 없다”면서 강력히 항의하던 여명은 결국 한국 외의 아시아 지역에선 자신의 목소리가 들어간 영화를 배급하는 조건으로 제작진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명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영화 홍보에 나서줄 지는 미지수다.
<천사몽>의 흥행부진으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은 제작진만이 아니다.
총 3억3천만원의 거액을 투자한 네티즌들도 큰 투자손실을 안게 되었다.
투자사측은 네티즌 투자자의 손실액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하지만, 현재로선 이미 만회는 늦은 것으로 보인다.
영화 흥행의 힘으로 마케팅에서 시너지를 보려 했던 <천사몽> 게임과 음반 판매도 덩달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 영화기획자는 신예 감독, 신예 영화사에게 맡기기엔 지나치게 큰 멀티프로젝트였다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영화 투자에서는 역시 영화제작사, 시나리오를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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