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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입소문으로 팔아라(엠마누엘)
[지식창고] 입소문으로 팔아라(엠마누엘)
  • 윤승일
  • 승인 2001.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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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가장 훌륭한 마케팅 도구
영동고속도로가 지나는 강원도 진부에는 비슷한 간판을 내건 식당이 두곳 있다.
한곳은 깔끔한 2층 건물에 잔디가 깔린 정원까지 갖췄고, 다른 한곳은 고개를 숙여야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낮은 대문에다 음식을 내오는 상조차 귀가 빠지고 칠이 벗겨졌을 정도로 허름하다.
두 식당 모두 상차림은 산채와 두부, 된장찌개로 비슷하다.
그러면 어느 식당이 더 손님이 많을까? 정답은 허름하기 그지없는 집이다.
진부가 처음인 이들조차 비슷한 간판에도 어김없이 허름한 식당으로 찾아든다.
왜 그럴까? “30년이 넘도록 한자리에서 똑같은 메뉴 똑같은 맛”으로 장사를 한다는 입소문 때문이다.
깔끔한 2층 건물은 30여년의 전통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돈을 벌만큼 벌었으면서도 식당을 번듯하게 꾸미지 않는 것은 허름한 식당의 훌륭한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입소문은 요행이 아니다 주변에서 입소문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대로 어처구니없는 입소문으로 시장에서 참담하게 깨져나간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팔거나 서비스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은 희망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라는 속담이 있지만 과거의 입소문은 귀에서 귀로 전달되는 것이기에 범위도 작았고 속도도 느렸다.
때문에 위력도 보잘 것 없었고, 때로는 정보의 생산자나 유통자들에 의해 조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이동통신 도구들의 눈부신 발전으로 입소문은 일대 일이 아니라 일대 백, 일대 천, 일대 만으로 전달된다.
과거의 그것과는 비교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빨라진 정보교환과 의사소통의 속도는 입소문의 막강한 위력을 부추긴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팔아야 하고 퍼뜨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만큼 입소문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말이다.
미국의 나일스소프트웨어에서 마케팅담당 이사를 지낸 엠마뉴엘 로젠은 마케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유용한 전략이지만 요행쯤으로 여겨지던 입소문에 과학의 잣대를 들이밀어 체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로젠은 저서 <입소문으로 팔아라>(the anatomy of buzz)에서 자신이 마케팅 담당자로서 경험했거나 수집한 여러 사례를 분석해 입소문이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방법으로 관리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로젠은 입소문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네트워크'를 따라 이동하는 흐름으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제품과 서비스를 그 특성에 맞는 네트워크 속에 침투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안에는 ‘허브’로 부르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공략해야 입소문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로젠은 허브들을 영향력의 정도와 정보의 원천에 얼마나 더 가까운가에 따라 ‘일반적인 허브’와 ‘대규모 허브’, ‘전문가 허브’와 ‘사회적인 허브’ 네가지로 나누고 각기 다른 공략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다발로 모이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로젠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흔히 놓치기 쉬운 또하나의 관계에 주목한다.
마케팅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또다른 관계들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젠은 보통사람들이 매일같이 1500여개의 광고에 노출되지만 정작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광고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사람들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데는 소문이나 충고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입소문이 형성되고 전달되며 증폭되거나 사라지는 과정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찾아내고 설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입소문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것일까? 로젠은 입소문이 사람들의 유전자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통해 위험과 비용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보를 획득하고 때로는 자신의 구매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입소문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로젠의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족시킬 수 없는 기대감”은 입소문을 관리하는 데 반드시 피해야 할 규칙이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더 강조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채워지지 않는 기대감은 부정적 요소를 더 증폭시킬 수 있다.
노트처럼 쓸 수도 있고 자판을 이용할 수도 있는 컴퓨터를 처음 선보였던 ‘모멘타’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없던 것은 자신들이 내놓은 컴퓨터 성능보다 과장된 광고 때문이라는 것이 로젠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로젠은 PDA로 성공한 팜컴퓨팅의 ‘겸손한 마케팅’을 배우라고 충고한다.
팜컴퓨팅은 자신들의 제품을 밀기보다는 네트워크 속에서 퍼지기를 기다렸고, 결국 사람들은 팜컴퓨팅의 제품을 발견하고, 그것에 흥분하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함으로써 PDA 바람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마케팅 지상주의자에게 고함 그러나 로젠은 모든 제품이 입소문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흥미롭거나 혁신적이거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제품들이 입소문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금융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것은 입소문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다.
로젠의 책은 3장으로 구분돼 있다.
각 장은 입소문의 생성과 유통과정, 입소문 마케팅 전략, 입소문 자극하기로 나뉘어 있다.
책을 읽은 독자라면 윈도우95의 출시가 왜 한밤에 이뤄졌는지, 그것이 어떠한 성공을 가져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4륜구동 자동차의 보통명사로까지 자리잡은 지프자동차의 마케팅 전략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로젠이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소개하는 수많은 사례들은 당장 마케팅 전략에 적용할 수 있을만큼 생생하다.
이 책은 “제품만 좋으면 마케팅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묻는 마케팅 무용론자나 “마케팅만 확실하면 아프리카에서 오리털 파카를 팔 수 있다”고 말하는 마케팅 지상주의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왜냐고? 답은 책 속에 있다.
Page 16 중요한 대인관계로부터의 입소문과 확인은 마케팅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도 대다수 마케팅 담당자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
Page 127 입소문의 전파과정에서 정말로 흥미로운 점은 경쟁자들로부터 제일 먼저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Page 315 아직까지 제품에 노출되지 않은 젊은 세대는 새로운 입소문의 금맥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젊은 세대들은 나름대로 좋아하고 선호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입소문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네트워크의 열가지 원칙 1. 네트워크는 보이지 않는다.
2.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된다.
3. 서로 비슷한 사람들은 다발을 구성한다.
4. 입소문은 공통의 마디들을 통해 전해진다.
5. 정보는 다발들 속에 갇히게 된다.
6. 네트워크 허브들과 ‘연결자들’은 ‘지름길’을 만들어낸다.
7. 주위 사람들과 주로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8. 약한 연결들은 놀랍도록 강하다.
9. 인터넷은 약한 연결들을 보살핀다.
10. 네트워크들은 시장을 넘나든다.
엠마뉴엘 로젠/해냄/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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