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조원의 소를 도둑 맞고도 정녕 외양간 고치기를 주저할 것인가.”(2001년 11월20일 <중앙일보> 기고) “정치인들이 경제문제를 이해할 능력도 의지도 부족해 복잡하기 짝이 없는 재벌의 문제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5월28일 <동아일보> 경제시평) 금감위 비상임위원 임기 3년 내내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았던 연세대 경영학과 박상용(52) 교수가 4월8일 한국증권연구원장으로 선임됐다.
증권산업 구조조정, 투자은행화 등 다른 어느 때보다 굵직굵직한 연구과제가 쌓여 있는 증권연구원의 수장으로 들어가면서 그는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그의 대답은 소박하다.
증권가의 도우미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는 것이다.
“증권연구원은 증권업협회, 증권예탁원,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 같은 공익적 성격의 7개 기관이 출연했습니다.
그 기관들을 서포트하는 것, 증권시장의 변화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우리 역할입니다.
” 증권시장은 그가 보기에 우리 금융분야 중 어느 곳보다 시장 경쟁 시스템이 잘 발달되어 있는 동시에 어느 곳보다 유혹의 함정이 많은 곳이다.
조금만 방심해도 내부자 거래, 주가 조작 등 갖가지 유혹이 시장 참여자들을 잡아끈다.
은행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참여는 쉬우면서 퇴출은 적어 시장 경쟁이 과도한 시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공익적 연구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박 원장은 불공정거래 규제,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시장 경쟁을 공정하게 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할 점을 우선 연구하도록 연구자들을 북돋울 생각이다.
금융기관들의 투자은행화에 대비해 은행이 회사채 인수업무를 수행할 때 채권 부실화 같은 문제가 생겨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금융 메커니즘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시장은 복잡하고 할 일은 많다.
개인적으로 그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에도 대응해야 한다.
신협은 그가 신협을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서울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로 인해 그의 급여는 1월부터 가압류되고 있다.
그럼에도 “내 월급을 가압류하는 서류에 내가 사인한다”며 껄껄 웃는 그의 얼굴에 여유가 흐르는 건 무엇의 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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