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란제리 업체들이 급부상하는 반면, 과거 속옷시장을 주도하던 메리야스 업체들은 지속적인 퇴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보면 이런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비비안은 1분기 동안 전년 동기보다 28% 성장한 5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던 쌍방울을 제쳤다.
침체일로에 있는 내의 업계에서 비비안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유통경로 변화에 정확히 대처한 것이고, 둘째는 내의 외에도 스타킹부문에서 큰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비비안은 97년부터 사업구조 개선에 주력해 백화점 28%, 할인점 8%이던 매출비중을 현재 40%와 30%로 늘렸고, 2천개에 이르던 매장도 280개로 줄여 매장의 고급화, 대형화를 이뤘다.
또한 2001년엔 속옷 업계 최초로 경기도 화성에 대지 7300평, 건평 3천평 규모로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첨단 물류센터를 완공해 재고관리와 유통에서 혁신적인 개선을 가져왔다.
비비안이 경쟁사인 신영와코루와 차별화되는 또하나의 강점은 스타킹이다.
비비안의 스타킹은 가치투자자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가지 요소들을 갖춘 아이템이다.
비비안의 스타킹 시장점유율은 50%이다.
브랜드 없는 군소업체들의 제품들과 일부 수입브랜드들을 제외한다면 비비안의 스타킹은 거의 독점에 가까울 정도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에는 무늬 스타킹이나 망사 스타킹이 널리 인기를 끌고 있다.
보통 스타킹의 가격은 1500~1800원이지만, 무늬 스타킹이나 망사 스타킹의 가격은 그 10배에 가까운 1만5천~1만8천원선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스타킹의 장점은 생활필수품이면서 반복구매 상품이라는 것, 양말과 달리 제품수명이 짧은 편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비비안이 다른 내의업체들과 달리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스타킹 시장 독점이라는 요소가 있었다.
스타킹의 패션화, 고가화 추세는 비비안의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비비안에도 옥의 티가 있다.
바로 자산규모에 비해 작은 현금성 자산이다.
실제로 2분기말 현재 비비안의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 등가물, 단기금융상품)은 21억원에 불과하다.
물론 매출채권의 질은 매우 우수한 편이다.
대부분의 매출처가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 같은 우량한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매출증가로 매출채권과 유동부채가 동시에 늘어나 현금성 자산이 줄어드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산규모에 비해 현금규모가 다소 작은 것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비비안은 지금까지 순익이 늘어나는 데 맞춰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배당은 양호한 현금흐름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비비안이 6월 결산이라는 사실은 배당투자에 있어 또다른 매력이다.
지난해 배당금을 감안한다면 현재 주가에서의 배당수익률은 5% 수준이고, 올해 순익증가를 감안한다면 배당금의 증가를 기대할 만하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