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가사노동의가치인정방식을둘러싸고다양한의견들이개진되고있다.
그중가사노동의가치인정이라는명제에대한인식론적차이를분명하게보이는것이소득세법개정안이다.
개정안은거주자의배우자로서연간소득금액이없거나연간소득금액합계액이100만원이하인경우,배우자의기본공제액을현행100만원에서1200만원으로높이는것을주요골자로한다.
이런소득세법개정안은가사노동의가치를소득세제를통해인정하려는개정취지와는달리‘전업주부세대’우대정책으로성(gender)별구조를해체하려고하는여성정책의기본방향과상치되는것으로우려가적잖다.
선진외국가운데세제나사회보장제도에있어서주부의‘내조의공’을인정하고있는나라는소수이고그중대표적인나라가일본이다.
즉‘남성부양자모델’에근거한세제와사회보장에있어서전업주부우대가기본방향이었다.
하지만최근들어일본에서도전업주부우대정책은부분적으로축소되거나폐지되고있다.
일본에서대표적인전업주부우대정책은바로소득세법에의한배우자공제제도와공적연금제도중제3호피보험자에대한보험료납부면제제도다.
일본의소득세법에의하면배우자가전업주부이거나연간수입이103만엔이하또는140만엔이하인경우,남성은배우자공제와배우자특별공제를받을수있다.
배우자공제는지난1961년만들어진것으로주부의가족에대한공헌,즉남편소득에대한배우자(주부)의공헌을인정해서자녀,부모등과함께부양공제의대상이었던배우자를독립시킨것이다.
현재세대주의소득수준과관계없이배우자의연간수입이103만엔이하이면38만엔을공제받을수있다.
반면배우자특별공제는87년에도입된것으로배우자공제와달리적용자에게연간1천만엔이하라고하는소득제한이존재한다.
도입배경에는배우자의공헌인정이라는기본취지외에도다음과같은이유가있었다.
첫째는소비세도입의정치역학에의한것이다.
즉소비세의도입을실현하기위해당시의정권은배우자특별공제를신설하는것을통해소비세에대한국민의반대를완화시키고자했다.
두번째는배우자공제에따라주부파트타임노동자가증가했는데,이들의수입이조금만일정액을초과해도배우자공제의대상이되지않기때문에이를해결할필요가생겼다.
103만엔을갓넘긴주부들에게도혜택을줄필요가있었던것이다.
이것은주부파트타임노동자를우대하는것으로일본의버블경제시기저임금여성노동력의탄력적활용이라는일본정부의노동정책방향과도맥을같이하는것이다.
배우자특별공제,남성에대한의존도높여
이런배경을가지고탄생한배우자특별공제는남성의소득이1천만엔이하인전업주부세대또는주부가취업하더라도소득이103만엔이하의경우는배우자공제38만엔에더해,배우자특별공제로서38만엔이추가로공제돼총76만엔이공제되는구조다.
반면주부의소득이103만엔이상140만엔이하의경우는수입이많을수록공제액이단계적으로적어져141만엔부터는공제를받을수없다.
이와같은배우자공제및배우자특별공제에대해서는끊임없이비판이제기돼왔다.
하나는기혼여성의노동공급을왜곡시킨다는것이다.
즉여성의수입과취업의욕을억제할뿐만아니라,자립보다는남성에대한의존을높이는결과를가져와여성의위치를가족과노동시장에서의이류시민으로유지,강화시킨다는것이다.
다른하나는배우자공제제도를탄생시킨가치관은주부자신의가사노동의질과양을평가하기위해서가아니라성별분업가족의우위성에대한인정,중산층의생활유지,남성부양자세대의유지에있다는것이다.
이것은배우자공제제도의혜택이저소득층이아니라고소득층에집중되는결과를통해서도입증된다.
일본의소득세법은한국과유사하게소득이높은남성일수록공제액이많아지는구조로되어있다.
이로인해연간수입이100만엔인주부파트타임노동자라고하더라도세대수입에가져오는효과는남성의소득에따라다르게된다.
남성의소득이적으면배우자공제로부터받게되는이익은적게된다.
따라서배우자공제제도는주부자신의가사노동의질과양이평가되는것이아니라모든것이남성의수입에의해결정된다.
일본정부는지난해배우자가103만엔이하의수입이있는경우,배우자공제,배우자특별공제의대상(합계76만엔)이되었던것중배우자특별공제를폐지했다.
배우자특별공제폐지에따른재원은아동수당의기간연장을위한재원으로사용되고있다.
일본정부는앞으로배우자공제에대해서도축소또는폐지할계획을가지고있다.
그이유는가사와자녀양육등의부담은어느세대형태에서도발생하는것으로앞으로맞벌이부부의증가가예측되기때문에세제에서단독벌이세대를일방적으로우대하는조치를강구하는것은적절하지않기때문이라고한다.
세제를통한전업주부우대정책의폐지선언으로받아들여도오독은아닐것같다.
다음으로사회보장측면에서의전업주부우대정책을살펴보면,가장대표적인것이공적연금제도의제3호피보험자에대한보험료납부면제제도다.
일본의공적연금제도의피보험자는제1호,제2호,제3호로나뉘어져있다.
제1호는자유업과자영업등으로일하는모든남녀(기초연금),제2호는회사원이나공무원등으로일하는남녀(기초연금,후생연금)그리고제3호는제2호에의해부양되고있는남녀배우자다.
제1호는소득의관계없이개인단위로정액의보험료를납부한다.
이에대해제2호는기초연금과후생연금의양쪽의보험료를노사가반반씩납부하는구조로되어있다.
이와같이제1호와제2호는개인을단위로보험료를납부하는것에비해제3호는보험료를납부하지않아도납부한사람과같은기초연금을받을수있다.
그리고제3호의보험료부담은그배우자에게있는것이아니라제2호인일하는남녀모두에게있다.
제3호의대다수는전업주부(피부양자의요건인연간수입이130만엔미만의기혼여성)이기때문에전업주부우대정책이라고할수있다.
이것은‘남성단독벌이’세대의생활을서로돕자는발상이낳은역사적산물이다.
이런공적연금제도의제3호피보험자제도는취업여성이전업주부의연금비용을지불하는꼴이된다.
따라서공적연금이라는사회보장제도가여성의직업선택과삶의방식의선택에있어서중립적이지않다는문제이외에제3호‘특전’은주부파트타임노동자의수입을억제(연간수입130만엔이하)하는요인으로작용한다는비판을받고있다.
이런비판에대해일본정부는제3호피보험자본인에게‘직·간접의어떤형태로의부담’과‘후생연금의부부간연금분할’등을추진할계획을발표한바있다.
공적연금을둘러싼일본정부의방향은사회보장은남성단독벌이세대뿐만아니라맞벌이부부와단신을포함한복수의세대유형을고려해서설계되어야하고궁극적으로는개인단위로변화되어야한다는방향에의한것으로긍정적으로평가된다.
‘남성=수입원,여성=가사’표준변화시켜야
이상에서살펴본바처럼일본의전업주부우대정책은결과적으로남성부양자모델에근거한성별분업을유지,강화하는데기여했을뿐여성의가사노동의가치를제도적으로보장하는방식은아니었다.
가사노동의가치평가에대한여성계의요구는‘대가를요구하는’협의의주장으로만이해돼선안된다.
그것은경제적으로평가되지않기때문에가치가없는것으로취급되어온가사노동에대한인식변화에근거한사회의구조변화를요구하는것이다.
노동력을재생산하는가족생활과고용노동의방향에대해서는성별관계의‘표준’또는‘전형’을어떻게파악하는가에따라정책의제도설계에는차이가있다.
즉,성별관계의표준을남성은주된수입원,여성(주부)은가사,육아등을담당하는주체로볼것인지,혹은여성과남성모두가직장생활과가정,지역에서의생활을양립하는주체로볼것인지에따라달라진다.
전자를근거로한정책은남성은계속취업을전제로가족을포함한생활을보장하는처우를받고,사회보장의대상이되는여성과자녀는그부양가족으로서부수적인보장을받게된다.
반면후자를근거로한정책은남녀모두직장생활과돌봄노동을함께해야한다고보는것으로남녀각자는개인으로서일을통한처우와사회보장의대상이되고,가족책임을지원하는사회서비스의대상도되는‘양립지원’이중심방향이된다.
따라서양립지원형의사회정책시스템에서는고용평등을위한규제,아동수당,영유아기의보육서비스,고령자장기요양서비스,육아휴직의가족지원등이제도화돼야한다.
한편으로는세제와사회보험료를부담하는단위는세대가아닌개인이되고세제의가족배려는축소된다.
이런방향으로성별관계의표준을변화시키는것이가사노동의가치를사회적으로올바르게평가하는것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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