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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다우 기술 부사장 권용원
[피플] 다우 기술 부사장 권용원
  • 유춘희
  • 승인 2000.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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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엘리트 공무원의 벤처기업 실험
벤처기업 열풍이 뜨겁다.
이제 한풀 꺾였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공직사회의 침체된 분위기에 비하면 아직도 열탕처럼 끓고 있다.
벤처기업으로 옮기는 중앙부처 공직자들이 좀체 끊이지 않는 현실이 그걸 반증한다.
특히 산업자원부나 정보통신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경제부처의 핵심인력들이 ‘벤처행 엑소더스’를 주도하고 있다.
권용원(39) 부사장도 5월 초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개발과장 자리를 차고 나와 다우기술에 둥지를 틀었다.
정부의 엘리트들이 줄줄이 옷을 벗고 나오면 그곳은 누가 지킬까. “저에 대한 합리화가 될지도 모르지만, 괜찮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공직사회 질서가 흐트러질 정도는 아니니까요. 공직의 노하우를 민간의 전문성과 결합하면 결국 우리 경제·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 겁니다.
공직에 민간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 아닐까요.” 권 부사장은 정부와 민간을 나눠보는 이분법적 논리로 따지면 인력유출일 수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보면 결국 모두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기껏 키워놓았더니 기업들이 빼앗아간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단다.
공무원 조직에서 민간기업에 보낼 사람을 배출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쓴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민관의 인력교류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표를 낼 때만 해도 딱히 정처가 없었다.
다만 14년의 공직 노하우를 기업에 접목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다 뜻밖에 김익래 다우기술 회장의 전화를 받았다.
상공부 정보산업육성전략 담당 사무관 시절 만난 김 회장은 업계의 애로나 건의사항을 성심껏 들려주던 조언자였다.
김 회장은 ‘한번 일을 시작하면 확실히 끝을 보는’ 권 부사장의 추진력을 높이 샀다고 한다.
10여년간 서로를 지켜보면서 쌓은 인간적 신뢰가 마침내 그를 끌어당겼다.
권 부사장의 임무는 다우기술과 10여개 다우 관계사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일이다.
관계사를 미국에 진출시키고, 현지 기업과 제휴업무를 돕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벤처기업에 다우의 자금을 심는 투자계획을 짜는 것도 그의 몫이다.
조만간 국내 유망기업의 나스닥 상장을 돕는 컨설팅 사업도 펼칠 방침이다.
산자부 시절 한미산업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고, MIT에서 기술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서부와 동부에 인맥을 넓혀둔 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10월쯤 미주 총괄 사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권 부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86년 기술고시에 합격에 공직에 입문했다.
15년 동안 줄곧 기술정책 분야에서 일했다.
전자부품연구원과 최근 문을 연 한국기술거래소 설립을 공직생활의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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